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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기로운e우먼 Aug 03. 2020

오른손으로 쓰고 왼손으로 그리고    

미래를 끌어당기는 한 장의 노트

누구나 행복을 꿈꾸고 여유롭게 살아가길 원한다. 

고민하는 시간을 줄이고 선택의 폭은 넓어지길 바란다. 

관건은 시간과 비용, 생각과 마음 가짐의 폭이다.


똑똑한 우리 대부분은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문제는, 모두가 이것을 원한다는 것이다.


생소한 단어를 들으면 검색해서 알아보고 좀 더 알아볼 리스트에 스크랩하고 

좀 더 배워야 할 것 같은 분위기에 사로잡힌다.

잠을 쪼개 틈틈이 책도 보고 트렌드도 파악하고 다양한 강의도 보고 직접 찾아가는 강좌에 등록한다. 

며칠 후, 마음(inner peace)을 다독이는 힐링 클래스에도 등록한다.


최선을 다해 며칠을 보낸다. 


없는 시간과 돈을 쪼개 투자도 했으니 이제 성과가 기대된다. 하루 이틀, 아무 변화는 없다. 새롭게 배우는 것들은 나이가 들어서 인지, 뒤돌아서면 까먹고 쉽게 손에 익지 않는다.

좀 더 제대로 익힌다면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졸린 눈을 비비며 책상에 앉는다. SNS를 켜보니 남들은 쉽고 재미있게 즐기면서 돈도 번다. #제주도에서한달살기 #새차스타그램 #한달에500인증 #공구스타그램 #인플루언서맘의 퍼레이드를 멍하니 바라본다.

시계를 보니 벌써, 새벽 두 시다.


서른아홉, 어린이집을 다니는 딸을 키우는 워킹맘, 6개월 전 나의 하루 일과표는 이랬다.


들어가며.

분노 속에서 세상을 탓하고 다시는 망하지 않을 것을 다짐하던 때 나는 사업을 하던 날보다 더 바빴고 시간이 모자랐다. 한 분야에 오랜 경력이 라떼 스토리가 된 줄도 모르고, 전문가 바보라는 것도 인정할 수 없었다. 척척 잘 해내는 주변 사람들을 보며 자존감에 금이가고 금이 간 틈으로 39년 간 쌓아온 자존심의 성이 와르르 무너져 내리는 곳을 매일 때우고 땜질하고 양 어깨에 이고 지고 살았다. 




메타인지란, 영어로 'metacognition' 또는 '상위인지'를 뜻하며 인식에 대한 인식, 생각에 대한 생각. 다른 사람의 의식에 대해 의식, 그리고 고차원적으로 생각하는 기술(higher-order-thinking-skills)라고 한다. 단어의 어원은 메타(meta)에서 왔다.
매타란, 그리스어 (μετά:뒤, 넘어서, 와 함께, 접하여, 스스로)는 영어의 접두사로 다른 개념으로부터의 추상화를 가리켜 후자를 완성하거나 추가하는 데 쓰인다.


어려운 개념이다. 생경한 만큼 최신 분야다. 아이비리그와 IT업계, 육아와 교육학 분야에서 앞다투어 개발되고 있으니 가장 핫하게 입소문을 탈 터이다.


일상과 연애, 학업과 일을 할 때 99%의 사람들이 변화를 원하지만 하던 대로, 익숙한 생각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제자리걸음의 삶을 산다.


생각한다는 것, 상상한다는 것. 우리에게 주어진 이 특성은 축복인 동시에 헤어 나오기 힘든 저주일 수 있다. 


어쩌다 변화를 결심한 사람들은 끝이 보이는 전력질주를 하다 며칠 안되어 나가떨어지거나 본질과 상관없는 샛길로 빠져 따라잡을 수 없는 규모와 현상에 시간을 허비한다. 


메타인지로 시작한 요즘을 물어 오는 지인들과 커뮤니티 회원들에게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정답이 없지만 나는 그 질문을 통해 관리를 시작할 회원을 선별한다. 



Who are you? 

제대로 대답한 단 한 명의 회원을 만나지 못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가 누구인지 모른다. 나를 되돌아보고 들여다볼 틈 없이 살아가고 있으니 당연하다. 볼 수 없는 세상에서, 멈추어 들여다본 극소수의 사람들은 성공한 그들로 살아가거나 '유명인'이 되어 직원이나 팔로워들에게 내가 다음에 하려는 이야기를 진지하게, 재미있게, 심각하게, 활기차게, 과장되게 자신만의 스토리로 이야기한다.



한 분야의 전문가 바보, 경험 전문가, 불도저급 추친러들에게 #퓨처매핑은 처음엔 강력한 방법론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

중심을 잡아야 할 포인트는 시간의 한계를 인지하며 이론이나 현상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부담 없이 실행할 수 있는 툴로 가볍게 시작해 보는 것이다. 

'간다 마사노리'라는 생경한 이름의 일본 비즈니스 마케팅 전문가. 그는 전설적인 U이론과 천재들의 학습법 포토리딩, 변화면역, 비즈니스 마케팅과 CSR이 결합된 궁극의 툴, 퓨처매핑을 만들었다. 좌뇌와 우뇌의 균형을 통한 사고법으로 비즈니스를 완성하는 해법을 담은 <전뇌 사고>의 저자인 그는 현재 일본에서 가장 잘 나가는 비즈니스 마케터이며 실제로 알마 크리에이션이라는 회사를 운영하며 일본 최대 규모의 독서 모임인 리드포액션을 이끄는 수장이기도 하다.



FUTURE MAPPING?


처음엔 누구나 거부감이 든다.

삐뚤삐뚤 손으로 써야 한다는 깔끔 치 못한 가이드도 16년 간 비주얼 디렉터로 먹고 살아온 내 스타일과 정 반대방향, 즉 결이 맞지 않았다. 

'간다 마사노리'는 이름에서부터 사이비 종교의 교주 같은 냄새가 풍겨오고 오른손으로 적고 왼손으로 그리고, 팔도 비빔*같은 주문은 피라미드 집단의 다이아몬드 회원들을 위한 정신승리의 끝판왕처럼 여겨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노트를 펼치고 일단 적어 본 이유는 방법이 쉽고, 머릿속을 부유하는 미세먼지 같은 단어들을 마구 토해낸 후 관찰해 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운영하던 법인 사업체를 정리하던 내게 좀 쉬는 게 어떻겠냐고 했던 첫 번째 목격자, 즉 남편은 종이에 쓴 기록과 목표 워딩이 하나 둘 맞아떨어지고 이벤트 같은 일들이 하나 둘 일어나는 것을 본 후 매주 일요일 밤 나와 퓨처매핑을 함께 쓰고 그린다. 


궁금해 하는 지인들에게 알려주면 첫 번째, 한결같이 잘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최신 트렌드, 가장 값나가 보이던 것만 쏙쏙 골라 득템하고 대접받던 나에게, "연필을 쥐고 다이어리를 펼치면 꿈은 이루어 지냐?"라고 비아냥댄다던지, 이거 시크릿(SECRET) 같은 거야?"라고 반문도 한다. 

방법은 비슷하지만 원리와 작동 방식이 다르다. 미신 같은 주문서가 아니라 좌뇌와 우뇌에 효과적인 방식으로 꿈(미션)을 각인시키고 다시, 일상으로 끌어내 매일 움직이며 실현하게 하는(목적지에 닿게 하는) 담백한 주문 방식이다. 


마치, 길을 잃은 여행지에서 우연히 발길이 닿은 숨겨진 맛집을 찾아 잊지 못할 한 끼를 맛본다던지, 셰프가 특별히 마련한 서비스 메뉴를 맛보다가 절친이 되어 집에서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셀프 레시피를 전수받는 다던지 하는 즐거운 이벤트를 경험해 볼 수 있다. 그러다 그 레시피를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며 요리 실력에 콤플렉스가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맛집을 공유하고 전수받은 레시피를 알려주고 싶은 순수한 이타성으로 연결되는 툴. 내가 휴가의 마지막 날 딸을 재우고 동네 독서실에서 퓨처매핑의 리뷰를 작성하게 하는 이유이자 단 하나의 글도 쓰지 많고 브런치 작가로 첫 글을 시작할 수 있게 된 비법이다.   


내가 어려워 죽겠는데, 심지어 망한 상황에서 대체 누구를 해피하게 한 단 말인가, 그것도 120%라니! 

퓨처매핑이라는 비빔면(?)에 버무려진 설계도는 U이론과 포토리딩, 변화면역, 비즈니스 마케팅이지만 예체능과 문과형 인간인 내가 시스템적으로 이론을 이해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든다. 다만, 결 다른 내가 시도하고 즐겨 찾게 된 가장 큰 동기는 CSR, 이타성이었다. 나를 찾고, 본질을 묻게 되는 성인의 2차 성장의 시기를 예측이라도 한 듯 설계된 이 프로세스가 결정적 순간에 내가 선택한 최종 목적지를 잊지 않게 하는 기억의 도구가 되어 줄 것 같은 기대감 때문이다. 

사업 전환을 준비하며 사회와 환경, 이웃을 위한 공헌 자세가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분모임을 알게 되었다. 다시 시작하기로 결심한 순간 가장 먼저 채워야 할 비전 스토리를 작성하며 첫 마음을 잊지 않도록 하고 함께 이루며 성장한다는 의미를 언제부턴가 믿게 되었고 그 후로 화가 난다거나 흔들리는 날이 점점 줄어들게 되었다. 


오만한 외골수 성격이 무지의 겸손함으로 서서히 바뀌어 가게 된 이유 끝에는 조그만 바람에도 뿌리째 흔들리던 내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 때문이었다. 그 사이로 끊임없이 느껴지던 바람과 공허함. 

결국 퓨처매핑은 더 좋은 드릴을 만드는 장인정신만을 고집했던 나를 일으켜 세워 고객을 마주하며 실천하게 하고 해가 지기 전 일터에서 일어나 운동을 하게 만들고 생동감 있는 사진에 집착하던 우리 딸의 얼굴을 실제로 마주 하는 시간을 늘려 주었다. 일에 잠식되었던 내가 선뜻 여름휴가를 떠나 미움받을 용기를 읽고 '아님 말랑께롱'의 자세로 돌아오게 해 준 처방전이 바로 퓨처매핑이다. 

무너진 중심축을 재건하는 치유법이면서 일주일을 제대로 살게 해 줄 한 장의 유일한 인생지도가 바로 퓨처매핑이다. 

  


첫 번째 퓨처매핑 메모. 글씨도 선도, 내용도 삐뚤빼뚤. 좌뇌 우뇌의 심각한 불균형과 불투명한 미래 그 자체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매주 곡선에 힘이 생기고 내용도 구체적으로 바뀌어 가며 균형감을 되찾아 간 모습. 6개월 동안 일주일 단위로 조금씩 아주 많은 것이 자연스레 연결되고 실행되어 갔다.

"바로 지금, 떠오르는 대로 적어보세요. 예측할 수는 없지만 대비할 수는 있습니다." 내게 퓨처매핑을 알려 준 코치는 한국에서 유일하게 간다 마사노리의 오리지널 퓨처매핑을 마스터한 '서승범'소장.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유명 광고 기획사에서 십 수년을 몸담은 그는 제조업 분야로 종목을 틀어 네 명이던 스타트업을 130여 명 규모의 중소기업으로 키워낸 실전형 전문가다. 

전공 분야인 비즈니스 마케팅과 책을 통한 소셜 리딩 독서 모임 #리드포액션, 미래를 끌어당기는 #퓨처매핑을 전파하며 자기 계발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뿌리 없는 한국에 간다 마사노리 연구소를 세우고 소장을 역임하며 지금도 매주 간다 마사노리의 클래스에 참여해 그의 최신 정보를 동시통역 수준으로 번역해 모두에게 전수하고 있다. 집단 지성의 힘과 CSR의 원천이 이 바로 이 지점에서 만난다.  

그리고 매주 월요일 아침 7시, 서울과 미국, 일본과 호주에서 서른 대가 넘는 컴퓨터가 켜지고 퓨처매핑을 주제로 한 30분의 클래스가 시작된다. 함께 모여 일주일을 그리고 자신의 미래에 적극적으로 동참한다. 저녁형 인간인 나를 일으켜 세워 신새벽에 컴퓨터 앞에 앉게 하는 끌어당긴 엄청난 월요일의 힘이 여기서 나오게 된 것이다.  

감성에 호소하는 동기부여나 해답 없는 자기 개발서, 어려운 메모 법을 소화하기 어렵던 나로서는 당장 배워 아기의 걸음마처럼 실천하는 한 걸음의 힘을 믿는다. 평가하기 쉬운 세상에 길들여져 직접 시작하려고 할 때 두려움에 사로잡혀 무엇도 할 수 없던 내게 퓨처매핑은 한 장의 종이로 그 어떤 것보다 큰 위로를 준 소중한 도구였다. 



좋은 툴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디자인하고 콘텐츠로 만들어 나누게 된 퓨처매핑 자료 나눔.  

내용은 그저 한 번 쓱, 읽어만 보고 직접 그리며 참여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론적인 것은 하면서 차차 알게 된다. 


광고와 콘텐츠 기획으로 먹고살던 내게 스스로 콘텐츠를 만들어 모두와 공유하며 알리고 싶은 선한 영향력은 내게 매주 좀 더 확실한 미래를 끌어당겨 오늘을 움직이게 하는 동력을 선물해 준다. 스승과 제자 사이, 개인 코치와 고객 사이가 든든한 파트너십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 아주 놀라운 세렌디피티라는 것, 그리고 누군가에게 나도 그런 존재로 살아가게 한 퓨처매핑.  

세일즈가 아닌 선한 영향력을 목표로 하는 집단 지성의 힘. 누군가를 도우면서 '카이(kai)'를 느끼고 내 안의 현실적인 경계를 긋고,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주도적인 나로 살아가게 할 도구를 통해 한 번뿐 인 인생을 주인공으로 살아보는 것은 어떨까? 

많은 사람들이 '저 정도는 바로 할 수 있겠는데?' 하며 넘볼 수 있는 만만한 콘텐츠. 하면서 그 힘이 점점 크게 느껴지는 내공 품은 방법들을 선별해 낼 센스에 녹이 슬지 않게 하는 일을 이제는 알게 되었으니까.  


어느 날 길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가장 믿을만한 사람의 만만한 방법이자 

딸에게 자랑이 되는 커뮤니티이길, 언젠가 인생의 수렁에 빠질 우리 딸들을 건질 이모들의 모임이 되길 바라며 오늘도 나는 왼손으로 그리고 오른손 쓴 한 장의 지도를 머리와 마음에 품고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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