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와 경쟁해야 하는 시대 당신은 '창의적 인재' 입니까?
창의성(Creativity)의 어원은 라틴어 Creo(만들다)를 어근으로 하는 Creatio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이 단어는 과거 "신이 세상을 창조하기 했다."라는 문장과 함께 성경 앞장에 사용되어 왔습니다. 그래서인지 아직까지도 우리에게 '창의성'이라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은 새로운 무언가를 만드는 것, 동시에 매우 신성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여전히 크리에이터 Creator라는 직업이 '대단한 것'으로 여겨지는 이유는 어쩌면 이런 관습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아주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 되었습니다. '창의성'의 본질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보면 크리에이터가 되기 위한 조건들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많은 창의성 이론 학자들은 예술과 과학에는 닮은 부분이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것은 바로 그간 쌓인 전문화된 지식과 이론을 습득하고, 그 안에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바로크-고전주의-낭만주의 혹은 -ism과 같이 전혀 다른 것 같이 느껴지는 새로운 예술의 흐름 역시 이전 시대의 답습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창의적인 무언가를 하고 싶다면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습득하고, 내 것으로 소화할 수 있는 훈련을 반복적으로 해야 합니다.
앤더스 에릭슨 (K.Anders Ericsson)은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 '일만 시간의 법칙'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는 연습 시간이 문제가 아닌, 의도적인 연습과 전문적인 피드백을 줄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일각에서는 '일만 시간의 법칙'에는 오류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모두의 노력보다는 타고난 천재성이 성공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이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에게는 경험 축적의 시간과 그것을 꾸준히 쌓아 올리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지금 이렇게 해봐야 궁둥이 오래 버티고 앉아있는 놈이 이름 한 줄 남기는 것이여-" 한국음악을 오랫동안 전공한 제가 어렸을 때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 말 입니다. 전국의 난다 긴다한 천재들이 모이는 예술고등학교에 다녔었습니다. 우리들의 일년 연습량은 정말 어마어마 했지요.
천재성과 노력을 갖춘 친구들 모두가 이 분야에서 성공했냐고요? 아니요. 정말 아직까지 그 씬 scene에서 버티고 있는 몇몇 친구들만이 ‘예술가’라는 타이틀을 얻었습니다. 그 친구들 다수는 과거 아주 빼어났던 이들 보다, 진정으로 음악을 좋아했던 친구들 입니다. 결국 ‘전문가'로 역사속에 인정받는 크리에이터는 경험의 축적을 토대로 끝까지 해내는 사람들 입니다.
결국 축적된 경험의 시간이 창의성으로 발현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경험을 연결해 낼 것인가의 문제가 중요합니다. 미하이 칙센트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는 몰입의 순간이 개인의 창의성이 발현에 중요한 요인이 된다고 하였습니다. 몰입이란?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깊이 빠져서 하는 순간을 이야기합니다.
몰입하는 사람들의 특징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자기 동기화에 기반한 강력한 주의 집중 (2) 어려운 도전과제를 스스로 선택하고, 그 일을 해내는 과정을 즐김 (3) 강력한 몰입의 상태에서 행위와 인식의 융합. 이들이 창조적인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동력은 매우 파급력이 있습니다.
몰입하는 동안 사람들은 '통찰력'과, '창의성을 발현' 할 수 있는 순간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를 바로 아하 모먼트(aha-moment)와 유레카 모먼트(Eureka moment)라고 부릅니다. 창의성은 한 부분에서 작용하는 것이 아닙니다. 몰입의 순간 자신이 경험했던 다양한 이유들이 함께 융합되어 시작되는 것입니다.
결국 창의성의 특별함(Extraordinary)은 평범함(Ordinary)에서 부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몰입할 수 있는 것을 찾아 집요하게 파고드는 것, 그리고 그것으로부터의 통찰과 새로움을 발견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안전지대(Comfort Zone)에 머무르기를 원합니다. 위험과 불안, 고난과 역경보다는 지금 내가 마련해둔 안전지대에 머무르고 싶은 것이 우리의 본성입니다. 그러나 성장을 위해서는 기꺼이 실패에 도전할 수 있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개인의 창의성으로 경제적 우위를 얻게 된 사람들을 살펴보면 모두가 자신의 신념에 따라 기꺼이 어려운 일을 해낸 사람들인 것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최근 월드클래스 작가로 등극한 김은희 작가 역시 긴 무명의 시간을 버텨왔다고 합니다. 해리포터로 유명한 J.K 롤링 역시 매번 출판사에게 거절받기만 했던 시절을 이야기합니다. 만약 그때의 실패에 좌절했다면 지금의 두 작가의 성공은 없었을 것입니다.
결국 안전한 것을 추구하는 우리의 뇌를 거스르는 일을, 실패에도 굴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도전하는 정신이 필요합니다. 뇌의 작용을 이용하여 창의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다음과 같은 체크 리스트들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기꺼이 실패에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위한 체크리스트
(1) 가장 저항이 적은 경로는 피해 본다.
(2) 편안한 것으로부터 벗어나 본다.
(3) 새로운 것을 배우려고 노력한다.
(4) 기존의 본질을 남기고 처음부터 다른 시각으로 생각해 본다.
(5) 기꺼이 잘못된 길을 선택해 본다.
(6) 가능성을 믿고 경계를 허물어 본다.
(7) 실패의 위험성을 감소할 수 있는 방법과 장치를 마련한다.
실패에 도전한다는 것은 계속해서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아이디어가 샘솟는 사람들이 대체적으로 그 그룹에 창의적인 사람이라는 생각이라고 여겨집니다. 그러나 이렇게 발산형 사고(Divergent Thinking)만 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그룹들을 보면 언제나 같은자리에서 맴도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수렴적 사고(Convergent Thinking)를 통해서 결과물로 세상에 보입니다. 우리에게는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마음껏 발산할 시간과 아이디어를 정리하고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시간이 꼭 필요합니다. 이 능력을 동시에 겸하고 있는 사람들은 드뭅니다. 따라서 성향이 다른 사람들끼리 한 그룹에 모여 있는 것, 그리고 그들의 협업하여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이 때문입니다.
외향적(E)으로 감각(S)과 감정(F)이 뛰어난 사람들과 내향적(I)이지만 직관(N)과 판단(J)이 뛰어난 사람들이 함께 일할 때 감각적인, 설득력 있는, 마감과 이음새가 좋은 결과물들이 탄생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룹 내에 같은 유형의 사람들만 있다면, 매니저는 다른 유형의 역할과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것이 중요한 역할입니다. 개인 크리에이터 역시 작업의 시간에 있어서 본인의 유형을 파악하고 어떤 부분의 시간이 필요한지를 배분하는 것, 혹은 강제적으로 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린하게 도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개인 스스로 완벽을 추구하고, 스트레스를 받고, 결과물을 못 만들어내는 저에게 하루는 친구가 와서 정말 중요한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시현! 완벽주의 보다 완성 주의자가 되려고 노력해봐." 머리를 한대 쿵하고 맞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 어느 때 보다 빠르게 세상이 변하는 요즘, 고민의 시간이 길어지면 시의성 떨어진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켓의 흐름을 빠르게 읽고 자신의 가치에 부합한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는 속도전을 펼치수 있는 능력 또한 중요해진 요즘입니다.
오늘은 창의성에 대한 오해와 본질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읽는 사람들에게 재미있고 유익한 글이기를 바라며 쓰고 있는데요. 과연 잘하고 있는지에 대해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글을 쓰기에 다소 오래된 자료와 머릿속의 생각들을 끄집어내며 스스로 잘하고 있다고, 그리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글을 쌓아가고 있다고 믿어봅니다.
언제나 글에 대한 피드백과 코멘트는 환영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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