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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소양 Jul 01. 2024

불행은 갑자기 찾아오는 법

30대의 마지막

만 나이로 바뀌었다지만 딱히 달갑지 않은 나는 한 살 많은 나이가 편하고 익숙하다. 게다가 빠른 년생이라 친구들과 똑같이 마지막 30대라고 생각하며 올해를 보내고 있었다.


"올해는 운동도 하고 정말 바쁘고 재미있게 지내야지"라며 다짐한 것과 달리 운동을 할수록 체력은 바닥이 나고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고작 주 3일하는 요가 때문일까 싶어 더 열심히 했던 게 화근이었을까


몇 달 전부터 아랫배가 딱딱한 게 이상한 느낌이 들었지만 평소에 소화가 잘 안 되고 가스가 잘 차는 편이라 그러려니 하며 지나쳤다. 원래 똥배가 심한 편이라 남편에게 이상하게 딱딱하다며 만져보라고 했더니 "운동 많이 해서 복근 아냐?"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방광염이 재발해 산부인과에 가서 약을 먹으며 치료를 하다가 마지막진료로 질초음파를 하자고 해서 했더니 의사 선생님이"난소에 혹 있는 거 아시죠?"라며 기암 할 소리를 하시는 게 아닌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난소 혹이라니.. 오만가지 생각이 스쳤고 눈물이 왈칵 터졌다. 난임시절부터 뻔질나게 산부인과를 다녔고 추적관찰을 하면서 끊임없이 자궁검사를 해왔는데 난소에 혹이라니 내 인생은 왜 이럴까


원인불명의 난임을 겪은 나에게 자궁 질환이 하나 더 추가된 것은 단순한 질병이 아닌 사형선고였다.


그렇게 불행은 갑자기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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