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외에도 야외물놀이, 산 안팎 쓰레기줍기, 각종 생물키우기 등 이쯤되니, 이 곳에 보내면서 진심으로 선생님들께 존경심 이란게 들었다.
이런곳에서 3년 가까이 시간을 보낸 아이가,
학교생활의 적응이 더딘건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어쩌면 당연한 모습이였다.
원래 둘째는숲이아닌 일반유치원에 다녔었다. 교실안에서 선생님 말씀을 들으며 규칙에 맞게 하루를 지냈던게 자유롭지 않았는지 집에오면 불만들을 조목조목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점점 아이의 스트레스가눈에 보였고, 여기서 계속 지낼수 없겠구나 싶어 이러한 이유로 원장님께 숲 유치원으로 옮기고 싶다고하니,
"여자아이라 꽤 힘들텐데 괜찮겠어요?
안그래도 남자아이들도 옮겼다가 체력적으로 적응을 못하거나 감기같은 잔병이 오래가서 다시 되돌아오는 친구도 간혹 있거든요."
원장님의 이야기를 듣고, '정말 그런거 아냐?'
걱정이 잠시 스쳐갔지만
왠지 잘 적응 할 수 있을것 같았다. 막상가면 적응해 버리는게 아이인데, 그냥 아이를 믿었다. 그렇게 보내기 시작한 결과 아이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엄마 왜 이제 보내주었냐고. ㅎㅎ
그렇게 유치원을 옮길적 자유영혼인 둘째에 대해 새삼스레 더 자세히 알게 되었다.
이렇게 지난3년동안 추억들을 만든 곳을
오랜만에 스승의 날이라 학교가 끝나자마자
아이와 함께 숲을 찾아갔다.
아이가 주말에 쓴 편지와 음료수 세트를 가지고서.
그런데, 아뿔사
특별히 월요일마다 다른장소에서 수업을 하는데, 한동안 안 왔다고 그새 잊어먹고 말았다.
마당에는 차도, 아이들소리도 울리지 않아 텅빈 유치원을 보고있자니 정말 적막하고 어색했다.
그리고는 금새 '아, 오늘 월요일 이구나..' 란생각이 스쳤다.
아이는 너무 아쉬워 했고, 다행히 식자재납품 사장님이 방문하셔서 그틈에 교실로 들어가 편지와 음료수를 두고왔다.
이 꽃은 둘째가 먹을수 있다고 말해준 꽃인데, 선생님이 그렇게 말씀 해 주셨다고 한다, 큼직큼직한 잎에 색깔도 너무고운 꽃이였다.
곳곳에 익숙한 곳들을 한바퀴 돌고나니 선생님께 보냈던 메세지에 답장이 왔다.
오늘은 교사연수가 있어 일찍 퇴근하셨다며 못 봐서 너무 아쉽다고, 졸업생들을 위한 자리를 마련하는 중이라는 반가운 메세지였다.
취학 전 유치원이란,
어쩌면 아이에게 일상을 집보다 더 오랫동안 머물며 생활하는 곳이다.
아이에게 그런곳은 앞으로 경험하지 못할 공간에서 좋은 선생님들과 뜻깊은 생활을 하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숲 유치원, 둘째에겐 한편의 동화같은, 그 곳에서의 이야기보따리를 언제 언디서나 풀어 볼 수 있는 특별한곳이 되었다. 아이가 이곳에서 생활해보지 못했다면 어땠을까? 상상하니 너무나 아쉬운 전개다. 숲에는 아이를 보냈지만, 나역시도 자연스레 자연이 주는 기쁨을 알게됐고, 숲에 오면 마음이 편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