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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signerKang Aug 23. 2024

40대 디자이너 일기.

이번 글은 가볍게, 소소하게, 최근 소식겸 나이 먹은 디자이너의 이야기를 담아봤습니다.


자연스럽게 디자이너가 됬어요.

어릴 적부터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어요. 그래서 중학교 선생님의 조언을 따라 디자인과가 있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자연스럽게 디자인 전공으로 대학교까지 졸업했죠. 그리고 16년 동안 여섯 개의 회사를 거쳐 작년 말 퇴사를 했습니다.




퇴사

마지막 퇴사의 이유는. 1년쯤 일을 하다 보니, 의지 없이 일하는 게 너무 지치더라고요. 입사 전에 생각했던 서비스나 회사의 모습과는 다르고, 중요한 건 제가 더 이상 디자인 일을 좋아하지 않게 됐다는 거죠.
퇴사 과정에서 많은 조언과 걱정을 들었어요. 저 역시 좋은 사람들과 헤어짐에 대한 아쉬움과 내 앞날에 대한 걱정이 있었지만, 퇴사를 번복하진 않았어요. 

(속닥속닥: 사실 모든 조언이 다 좋진 않았어요. 약간 감정이 흔들리는 말도 들었죠.제가 아무것도 정해지지않은 상태에서 퇴사하는 결정이 ‘걱정 없고 간절해 보이지 않는다’ 같은? ㅎㅎ -_-)



40대 디자이너의 고민

퇴사 전, 그리고 퇴사 후에도 방향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요. 왜냐하면, 저는 이제 젊지 않거든요!ㅎ 그래서 선택이 신중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했죠. 마지막으로 회사를 한 번 더 경험할까? 아니면 작게 뭐라도 만들어서 회사와 프리랜서 형태로 일할까? 이런 고민들이 가장 컸어요.

반년 동안은 고민의 결정을 미루고, 지인이나 업체에서 주는 일을 집에서 하며 공부도 하고, 상품 개발과 캐릭터 개발도 해보고, 나라 지원 사업도 알아보고, 큰 회사 작은 회사 등등에 지원하고 떨어지고 붙고 하면서 시간을 보냈어요.


결국 저는 이 과정에서 여러가지 이유로 회사로 결정하지 않았어요.어떤 회사는 저를 선택하지 않기도 했지만요..ㅎ



파견?

지금은 파견지에서 프리랜서 형태로 일을 하고 있어요.

처음엔 마치 외딴섬에 혼자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죠. 예전엔 회사에서 동료들과 함께 커피도 마시고, 디자인도 같이 하는게 일상이었는데, 여기선 각기 다른 직종의 사람들이 모여 있어요. 모두 소속이 다른 '개인'들이 많죠.


두 번째 부정적 감정은 '부족함'이었어요. 저는 주인공 병은 아니지만, 주축이 되는 일을 했었고, 하고 싶어했는데, 여기선 그냥 주어진 일을 처리하면 되고, 그래서 가끔은 서브 역할 같기도 해요ㅎㅎ. 작업물에 대해서 좋은말도 해주시고 하지만, 일에 대한 부족함이 느껴지더라구요.
(어릴 땐 이런 게 스트레스였는데, 지금은 덜한 걸 보니 나이가 들었거나, 현실을 더 잘 받아들이게 된 거겠죠?)

현재는?!

지금은 다양한 아저씨들 사이에서 몇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혼자있고, 두세 사람과는 가볍게 목례 정도만 하는 사이를 유지하고 :있어요.

그리고 부끄럽게도, 나이에 맞지 않게 혼자 밥을 잘 못 먹었는데, 지금은 혼자 스테이크집에도 갈 수 있는 레벨 업을 했어요 ㅎㅎㅎ
요층엔 간식이 많아서 살이 조금 찌고 있기도 하고요, 파견을 보낸 회사는 한 달에 한 번씩 맛있는 점심을 사주고, 개인 소모품 지원과 명절 선물도 챙겨줘요. 이걸 보면서 회사 소속일 때 프리랜서 분들에게 잘 못 챙겨줬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너는 알고 있었잖아!

사실 알고 왔지만, 공시간이 정말 많아요! 지금도 이게 장점인지 단점인지 모르겠어요. 어떤 때는 따분하고, 어떤 때는 시간이 좋아요. 이 시간에 공부를 해야지! 라고 생각 했지만, 보안 때문에 많이 하진 못하고 있어요. (보안..이 부분은 이곳 파견을 결정할 때 생각했던 것과는 좀 다른 부분이에요.)


공시간이 길어지면 ‘나는 쓸모 없는 사람인가?’라는 생각이 들때도 있지만,.(이게 잡생각인가...즐겨 즐겨)
알고 왔기 때문에 공시간에 할수 있는 공부를 하거나, 공시간에 기록용으로 브런치 글이라도 초안 써놔야지! 하는 생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ㅎㅎ



나름의 준비!

짬짬이 퇴근 후에 다른 업무를 하거나, 연락 오는 팀장님, 이사님, 또는 제가 먼저 연락해서 사람들을 종종 만나고 있어요. 만나는 이유는 사람이 반가운 것도 있고, 또 파견이 끝나는 11월 이후를 대비하는 것도 있어요. 누가 그랬잖아요, 내 소식을 계속 알려야 한다고?

(그런 의미에서 만남 환영입니다. ㅎ)

원래도 먼가 새로 나오면 해보는 편이기도 했지만 AI 공부는 계속 하려고 하고 있어요. 특히 AI가 발전할수록 1인 기업 형태가 더 가능해지는 것 같아서, 저도 그 흐름에 나름 올라타서 대비하려고 하는 거죠.



여전히 디자인을 좋아해요.

회사에 지쳐서 또는 상황에 지쳐서 인지 모르겠지만, 내모습이 아닌 형태로 디자인을 하다가 재미를 잃었었는데, 퇴사를 하고 나니 놀랍게도 다시 디자인이 좋아졌어요 ㅎ

그럼에도 여전히 고민과 걱정이 있는데 좋아하는걸 하면서 돈도 벌어야 하니 고민은 계속되네요,

40대 디자이너가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아하는 디자인을 오랫동안 하면서 돈도 벌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요? 답은 여전히 모르겠고, 답이 있나 싶기도하고, 갑자기 또 회사에 지원하고 입사할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현재에 집중하고 미래를 천천히 준비하며 열심히 살아가려고 해요.



후기

가장 가까운 사람이, 제 브런치 글이 재미없다고 해서 자유롭게 가벼운 일기 쓰려고 했는데,
글 재주가 없다 보니 또 재미없는 글이 됐네요! ㅎㅎㅎㅎ 어쩔꺼야!!!(갑자기 버럭)



#40대디자이너 #디자이너일기 #designerkang

커피 환영해요~

https://www.instagram.com/designer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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