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연어사리 Jul 11. 2024

상즉인(商卽人), 장사는 사람을 남기는 것이다.

거상 임상옥의 어록

거상 김만덕이었나 유명한 어록이 있었는데...

확인해보니 거상 임상옥이 남긴말이었다.



상즉인(商卽人)
장사는 이문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것이다.

장사에 대해 알지도 못하고 이제 1년 남짓, 초보장사꾼으로 도약을 할까 말까.... 도약하기가 너무 힘들어 꼬꾸라지기 직전인데 며칠 전부터 거상 김만덕 드라마가 머릿속에 자꾸만 맴돌았다.


나에게는 지혜가 필요한 상황인 것 같다.

지혜란 스스로 찾는 것인가.

해답은 내 안에 있겠지.

문을 닫고 쉬기로 한 수요일, 가게를 지키고 있었다.

문을 열 생각이 없었고 다른 일을 보던 중에 주변 상인분들이 나를 보더니 그냥 문이라도 열어놓으라고 동네가 너무 어둡다고 자꾸만 옆구리를 찌른다.

그래 아직까지는 내가 제일 막내인데 언니들 말 들으면 떡이 생기겠지.

저녁 8시가 넘어서도 날이 환하다.

에어컨도 크고 가게문을 활짝 열어서 환기를 시키고 있다 보니 배가 고파졌다. 꼬르륵 소리가 나지 않아서 저녁을 안 먹은 줄 몰랐다. 영양불균형인 채로 늘 배를 채워두기에 꼬르륵 소리는 나지 않고 습관적인 허기짐에 배가 고프다는 것을 알아챈다.


냉장고를 찾아보니 얻어온 가지가 3개 보인다.

매운 고추 살짝 다져서 부침가루에 섞어 물에 개어서 걸쭉한 반죽 위에 어슷 썰어놓은 가지를 투하했다.

뒤적뒤적거려 가지를 달군 프라이팬에 노릇하게 지져 구웠다.

군침이 돈다.

맥주 한 잔 할까?

누구를 불러서 한 잔 해볼까.

머릿속에 떠올린 동생들...... 한참 가지를 구워내는데 머릿속에 떠올린 동생들 중 한 명에게 전화가 왔다.

"언니~ 가게 문 열었어요?"


손님을 보내준단다.

아... 손님 받을 생각이 없었는데 준비한 게 없는데 손님에 대한 예의가 아닌가.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주워 담기엔 늦었다.

손님 도착할 시간이다.


참 재미난 손님이었다.

타지에서 놀러 오신 친한 친구사이, 그들은 어린 시절 개구쟁이들로 돌아가 있다.

짓궂었다가 짓궂었다가 남자가 되었다가 다시 신사가 된다.

그들의 대화는 지혜와 연륜이 함께 느껴졌고 주옥같은 명대사들이 쏟아졌다.


돈은 따라가는 것이 아니고 장사는 사람이 남아야 한다.

늘 들었던 말이지만 사람은 돈을 따라가고 싶어 하고 돈은 도망간다.

장사에서 사람이 따라오지 않으면 그것은 장사가 아니게 된다.

이상한 말이지만 명언이다.


상즉인(商卽人), 거상 임상옥이 한 말이다.

'장사는 이문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것이다.'

알면서도 가장 어렵고 잘 안 되는 한 가지다.

장사를 하면 돈을 벌고 싶지 사람을 사귀고 싶은 것이 아닌데 사람이 없으면 장사는 돈을 벌 수 없다.

이상하다.

그런데 그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실천도 안되고 이해하기도 힘든데 알고 있었던 사실이다.


그분은 장사로 큰돈을 벌었단다.

장사로 이골이 난, 그는 그런 흔적들이 가득했다.

의리의 친구들이 남은 것은 그런 결과물이겠지.

부럽고 또 멋졌다.


쉬려고 했던 수요일, 쉰 것도 일한 것도 아니지만 재밌게 놀았다.

그분들이 나가실 때쯤 단골손님이 꽐라가 되어 들어왔다.

앞전에는 배움이었으니 이번엔 토론인가.

좋다.

쉬는 날 즐거운 추억이 남고 사람이 남으니 이것만큼 좋은 일도 없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