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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말랭 Feb 19. 2024

#23 재기 컨설턴트에게 칭찬받다.

"어떻게 이렇게 손 새는 길만 쏙쏙 피해 가셨어요?"


컨설턴트는 현명했다며 칭찬했다. 처음부터 손님 대면 목적이 아닌 온라인 판매 중심이었기 때문에 조그마한 평수로 잡은 것, 가게 건물은 애초에 리모델링 할 것 없이 깔끔한 곳으로 골라 벽지나 시트를 뜯을 게 없었다. 철거할 게 거의 없다며 칭찬받았다.


가게는 삼 개월에서 육 개월이면 판가름 난다고 했고 우리는 그 말에 동의했다. 직접 경험해 보니 그렇다. 사업이란 게 붙잡고 있으면 될 것 같아서 계속 붙잡고 있는데 그러면 안 된다고 한다. 완전 동의. 안 되는 것 같으면 빨리 치고 빠져야 손해를 덜 본다.


그리고 가게 오픈하면 마케팅 업체에서 전화 오는데 다 사기라고. 우리 가게도 80만 원에 월 삼 천 무조건 매출 올려준다고 하고 못 올리면 전액 환불해 준다는 전화가 꽤 왔는데 그것도 사기란다. 계약서 잘 보면 "법적 처리 안 하는 조건으로"라는 문구가 명시되어 있다고. 컨설턴트는 한마디 덧붙였다. 자기들이 신이냐고. 어떻게 월 삼천을 보장하냐며. 소송에 들어가도 시간이 오래 걸리니 그걸 이용해서 사기 치는 거란다.


처음 사업 시작할 때 국가에서 무료로 상권 컨설팅도 해주고 지원 사업도 많다고 한다. 특히 만 39세 미만 청년들은 팍팍 밀어준다고 한다. 우리는 컨설턴트와 우리가 받을 수 있는 혜택에 대해 꼼꼼히 상의했다. 컨설턴트는 국가에서 지원하는 건 다 받으시라며 웃으셨다. 나도 몰랐던 지원에 대해서도 꽤 많이 들었다. 카페 접고 직장 다니다가 재창업 시 이 천만 원도 지원해 준다 하니. 앞날은 혹시 모르니 서류를 잘 챙겨두었다.


우리 가게 같은 경우는 1년 계약이 신의 한 수였고, 인테리어가 되어있다는 점, 적은 보증금으로 조그맣게 시작했다는 점을 높이 샀다. 그리고 빠른 판단력으로 국가 지원을 받아 처리한 점도 똑똑하다며 칭찬받아 기분이 좋았다. 이런 가게가 없다면서. 다른 가게들은 다 죽상이란다. 우린 처음부터 리스크가 적은 쪽을 택했으니까.

진짜 소자본이라 다른 사람한테 말하면 놀랄 정도니.


청주 지역 카페 상권에 대한 얘기도 많이 들었는데 한숨만 나왔다. 카페가 워낙 포화상태다 보니 서로 힘들다는 것. 지금은 크게 할수록, 투자를 할수록 안되는 경기라고 한다.

좋은 경험 하셨다고, 오히려 돈을 벌었다고 말해준 컨설턴트에게 감사하다. 아무튼 가게 정리는 수순을 잘 밟아가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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