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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이 Nov 04. 2020

사과맛 뉴욕 VS 태양 맛 LA

나는 LA가 더 좋더라 + 넷플릭스 추천

한국에는 서울과 부산 미국에는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어느 나라이던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 소위 잘 나가는 도시들은 알게 모르게 서로 경쟁의식이 있는 경우가 많다. 물리적인 거리도 떨어져 있고 기후의 차이와 지형 특성상 도시가 하는 역할이나 지위가 달라지기 때문. 그래서인지 각 지역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이나 성향이 많이 다른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미국에서 유명한 쇼인 지미 키멜 라이브(Jimmy Kimmel Live)에는 스트릿 인터뷰 코너가 있는데 여기에 단골 소재로 등장하는 것이 LA vs NY 다. 로스앤젤레스 사람들과 뉴욕 사람들을 만나서 서로를 자극하는 질문을 날린다. 예를 들어서 'LA, NY 어디 사람이 더 똑똑한지?', 각 지역 사람들에게 서로의 모습을 흉내 내게 만든다던지 하는 인터뷰 내용이 흥미로워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게 된다.

지미 키멜 라이브(Jimmy Kimmel Live) - LA VS NY


"New York is for rich people who hate themselves and LA is for rich people who are obsessed with themselves.”
"뉴욕은 자신을 싫어하는 돈 많은 사람들을 위한 곳이고 LA는 자신에게 집착하는 돈 많은 사람들을 위한 곳이다."

미국에는 이런 농담이 존재한다.

일단 둘 다 부자고 다만 자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다르다고 보고 있는 듯.


이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을 칭하는 말도 있다.

뉴욕에 거주하는 사람은 뉴요커(New yorker)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는 사람은 엔젤리노(Angelino)


색안경 끼고 바라보면 이렇다.

워커홀릭에 비싼 스마트폰을 들고 빠른 말투로 업무 통화를 하는 뉴요커

해변에서 선탠 하며 셀카를 찍어 인스타그램에 포스팅하는 엔젤리노


이런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을 법 하지만 우리는 이미 수많은 미디어를 통해 각 도시에 대한 이미지가 스테레오 타입으로 설정되어있다. 특정 지역에 대한 성급한 일반화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꽤나 유용하게 쓰이고 있는 걸로 보인다.


회색빛 빌딩 숲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에서 벌어지는 소란, 악당의 등장에 너무 적합한 도시인 뉴욕과 또 그 반대로 릴랙스 하게 해변의 태양을 즐기며 꿈을 좇는 젊은이들이 나올 거 같은 영화는 로스앤젤레스가 너무 잘 어울린다. 이런 영화나 드라마의 정말 특이한 점은 도시명을 더 강조하는 느낌이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도시 그 자체가 주는 설정이 있기 때문. 예를 들어 뉴욕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고 하면 주로 직장이나 굉장히 발전한 대도시가 주 무대인 스토리가 나올 것이고 반대로 여기가 로스앤젤레스야!라고 하는 순간부터 보는 사람에게 아 그렇다면 이 영화는 뭔가 발랄하고 즐거운 이야기, 꿈과 희망을 이야기하는 이야기를 예상할 수 있게 한다.



왼쪽 <라라 랜드>처럼 대놓고 LA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활용하기도 한다. 이 영화는 오히려  LA 하면 라라 랜드가 떠오르게 만들었다. LA 여행에 필수 코스로 들리는 곳이 라라 랜드 촬영지이니 뭐.. 오른쪽 넷플릭스의 <오, 할리우드> 도 1940년대의 LA를 무대로 그중에서도 할리우드의 이야기를 한다. 이 두 작품 모두 꿈의 공장이라 불리는 로스앤젤레스에서 젊은 청년들이 꿈을 이뤄나가는 내용을 다루지만 라라 랜드가 "순한 맛"이라면 <오, 할리우드>는 "초강력 매운맛"이다. 성소수자, 마약, 젠더, 인종에 대해 deep 하게 다루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유교정신(?)이 뿌리 깊게 박혀있다면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꽤 이야기를 잘 풀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해피엔딩으로 끝난다고 하니 한번 도전해서 새로운 문화를 접해보는 것도 좋을 듯!


넷플릭스 오리지널 <너의 모든 것> 포스터

LA와 뉴욕의 미묘한 차이를 잘 보여주는 <너의 모든 것>이라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가 있다. '조'는 뉴욕의 서점에서 일하는 평범한 사람 같지만 사실은 사이코패스 성향을 가진 스토커다. 자기 딴에는 순수한 사랑을 하고 싶어 하지만 그 방식이 굉장히 삐뚤어진 인간이다. 장르가 범죄 스릴러 로맨스라고 하는데 정말 이 말에 딱 어울리는 그런 드라마.. 이 시리즈의 시즌1은 뉴욕에서 촬영되었고 시즌2는 로스앤젤레스에서 촬영이 되었다. 남자 주인공이 뼛속까지 뉴욕 사람인 설정으로 나오는데 로스앤젤레스라는 도시 자체를 엄청 싫어한다.

"I'm here for the moment where everyone is too into themselves to ever connect with another person. it's the worst city in the world!"
"타인과 소통하기 위해 모두가 자신에게 매몰돼 있는 도시에 왔어요. 세계 최악의 도시이자  내가 제일 싫어하는 곳!"

열심히 셀카 찍으며 SNS 포스팅을 하는 엔젤리노들 사이로 걸어오는 조의 내레이션이다. 모두가 자신에게 매몰되어있는 LA 사람들이라며 뉴요커인 자신과는 다르다는 듯이 말한다. 이후의 이야기에서도 여 주인공 러브의 전형적인 LA 상류층 면모라던가 그녀의 친구들의 지나치게 밝은 모습들이 뉴요커인 조를 불편하게 한다.  이제 곧 시즌3가 나온다는데 이번에는 어떤 변화를 줄지 너무 기대되는 시리즈!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결혼 이야기> 포스터

<너의 모든 것>이 이야기의 배경을 통해 뉴욕과 LA의 차이를 보여주는 것이 포커스를 맞췄다면 영화 <결혼 이야기>는 뉴욕 남자와 LA 여자 설정으로 부부의 이야기를 그린다. 세상에는 두 커플이 이어져 끝에는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식의 영화는 무수히 많지만 이별하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는 많지 않다. 영화는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싶은 니콜(스칼렛 요한슨)과 지금의 삶을 유지하고 싶은 찰리(아담 드라이버)가 뉴욕과 LA의 거리에 비례할 만큼 심적으로 멀어지는 과정을 그린다. 영화 제목이 <이혼 이야기> 라야 맞을 것 같지만 결국 결혼을 해야 이혼도 하는 것이니 결혼 이야기도 맞는 것 같다. 마지막에 먹먹하게 끝나는데 이 영화 정말 좋다.

 



미국에서 가장 큰 두 도시 중 어디가 더 좋냐고 물으면 나는 항상 LA를 외쳤었다. 왜인지 모르게 더 열정적이고 진취적인 느낌이랄까. 그에 반해 뉴욕을 더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겠지? 어디를 더 좋아하든 이렇게 지역 특성으로 대립 구도를 만들어서 이야기를 푸는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그걸 비교하며 보는 재미가 있다! 나는 아직 LA밖에 안 가봤지만 언젠가 뉴욕에 꼭 가봐야겠다. 그때는 또 뉴욕의 매력에 푹 빠져 있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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