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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우레오 배 Nov 30. 2022

외국어를 배우면 달라지는 것들

One of the first images from NASA’s James Webb Space Telescope showing galaxy cluster. NASA





If you don't get out of the box you've been raised in, you won't understand how much bigger the world is.

당신이 자란 우물을 벗어나지 않으면, 이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 알 수 없을 것이다.

《영어책》 아우레오 배




우리 대부분은 한국어와 한국 문화라는 우물에 갇혀 있습니다.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친들, 그 영어는 외국에 가면 아무 쓸모없는 영어이니 자원낭비에 불과합니다. 외국에 살러 가서 충격을 받은 한국인이 얼마나 많은가요. 저도 그랬어요. 스타강사의 인강을 열심히 들었었는데, 호주에 살러 가니 그렇게 열심히 공부한 영어는 "영어"가 아니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죽은 영어를 가르치는 한국 영어교육은 바뀔 수 있을까요?


월 수 금 오후 2시는 마음이 움직이는 시간입니다. 가슴이 동하는 시간, 감동의 시간이지요. '감동적인'은 영어로 moving입니다. OREX에서 영어에 대해 가장 많이 아시는 멤버님과, 외국계 회사도 아닌 아예 외국 회사에 계신 멤버님, 그리고 평생 영어와는 담을 쌓고 살아왔지만 지금은 저의 수제자인 멤버가 있는 반입니다. 영어를 가장 많이 아시는 멤버님께서 그러셨어요. 토익 공부를 20년을 했는데 여전히 영어로 말을 제대로 못 하신다고요. 가끔이라고 하기엔 너무 자주 문법 질문을 하십니다. 영어로 말은 무엇이든 할 수 있지만, 영어 문법은 그렇게까지 잘 모르는 저도 덕분에 문법을 공부하게 됩니다. 바로 여기에 진실이 있습니다. 

우리는 한국어로 무엇이든 말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외국인에게 한국어 문법을 가르쳐보려고 하면, 어떨 때 '의'를 쓰고 어떤 때는 '을'이라고 쓰는지 설명할 수 없습니다. 우린 이를 문법적으로 공부해서 아는 게 아니라, 그냥 써서, 체득해서 아는 것이기 때문이에요. 이를 정확히 말하면, 언어의 본질은 직관이기 때문입니다. 


그 멤버님께서는 이런 이야기도 해주셨어요. 아드님께서 서울대학교에 다니시는데, 서울대에서 개발한 영어시험 TEPS를 옥스퍼드 대학교에 다니는 영국인들이 쳐보고는 멘붕이 왔대요. 점수가 형편없게 나왔기 때문이지요. 그 영국인들이 '대체 이 시험을 왜 보는 건지 모르겠다'고 했답니다. 


저도 그래요. 호주에서 성공적인 사업가로 살다가 군대에 가기 위해 귀국했을 때, 통역병에 지원하려고 토익 시험을 봤습니다. 토익이 몇 문항이나 되고, 기출문제도 전혀 보지 않고 그냥 시험을 치러 갔어요. 전 영어나 사고방식이나 문화나 호주 현지인이라고 제 스스로도 여기기 때문이죠. 정말 재밌게 토익 시험을 봤습니다. 그런데 문제 수가 너무 많아 놀랐어요. 그리고 결과가 나오고는 또 놀랐습니다. 만점이 아니어서 놀랐지요. 몇 가지 문제는 토익을 공부해야만 맞출 수 있는, '시험을 위한 문제'였다는 것을 시험을 치르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시험을 위한 영어, 그게 토익 영어의 본질이었어요. 실제로 쓸 수 있는, 생활을 위한 영어는 아닙니다. 


수십 년 동안 시중의 거의 모든 영어 교육서를 모두 읽으시며 영어를 공부하는 게 취미라 하시는 우리 멤버님은 매번 OREX 수업에서 새로운 영어를 배우고 계십니다. 지금까지 영어를 접근하는 방식을 리부팅하고 계신 것 같아요. 일단 언어는 '공부'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지요. 접근 방향이 전혀 다릅니다. 분석하는 이성이 아니라, 그저 익숙해지는 직관이에요.


저는 이 진리를 호주에 가 살면서 깨달았습니다. 한국에서만 살았다면, 저도 이 글을 읽으시는 당신처럼, 영어에 수십 년의 시간과 굉장한 돈을 들이고도 영어로 소통할 줄 몰랐을 것입니다. 내가 자란 우물을 벗어나지 않으면, 이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 알 수 없습니다. 





Beware of those who do not speak any foreign languages.

외국어를 하나도 못하는 사람을 조심하라.




영어권에 살며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외국어를 하나도 못하는 사람을 조심하라는 말을요. 그래서 일부 미국인을 조심해야 합니다. 세계에 미국이라는 나라 하나밖에 없는 줄 아는 무지한 사람들이 많이 사는 나라니까요. 인도, 러시아, 중국도 그런 편입니다. 그래서 그렇게 살인사건이 빈번한 것 같습니다. 우리가 인식하는 '미국'은 미국의 가장 멋진 일부에 불과할 겁니다. 그러나 미국의 '다수'는 전혀 성숙하지 않습니다. 우리보다 크기가 큰 나라를 무조건 섬기는 태도는 이제는 버렸으면 합니다. 사람이 성숙해지면, '양'이 많다고 내가 행복하지 않음을 깨닫게 됩니다. 밥을 먹더라도 그 밥이 맛있어야 행복하지, 맛은 없고 양만 많으면 그리 먹고 싶지도, 먹고 나서 만족감도 없으니까요.


외국어를 하나도 할 줄 모르는 사람이 위험한 이유는, 세상에 본인과 본인이 익숙한 것만이 존재하고 그게 맞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본인과 다른 것을 마주하면 그 다름을 포용하지 못합니다. (물론 무지하다고 모두가 포용력이 없진 않지요.) 히틀러의 명령으로 동족 학살을 자행한 사람들을 연구한 한나 아렌트는 그렇게 극악무도한 행동의 원인을 이렇게 밝혔습니다. 악한 행동의 원인은 멍청함stupidity이 아니라 생각이 없음thoughtlessness이다. 


언어는 그 문화를 보여줍니다. 그래서 한국어 표현이 영어에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 언어는 우리 문화를 보여주니까요. 마찬가지로, 영어 표현이 한국어로는 없기도 합니다. 전 수업을 많이 하다 보니 그것들을 거의 다 파악했고, 그를 알려드릴 수 있을 정도로 이해한 것 같아 책 출간, 유튜브, 그리고 인스타그램을 통해 대중교육을 시작했습니다. 대중교육은 '맥락'으로 설명하기 쉽지가 않아, 문화적으로 이해가 되는 교육은 OREX 수업으로 하고 있습니다. 수업에 참여한 모든 멤버가 본인의 생각을 말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수업의 규모는 작게 하고 있어요. 언어는 익숙해지는 것이므로, 너무 오래간만에 보면 잊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짧게 자주 보며 영어에 익숙해지게 해드리고 있지요. 영어를 습득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드리니, 진짜로 그렇게 되어 전 늘 신기해합니다.


그렇게 영어라는 언어를 습득하게 되면, 그 영어를 쓰는 문화를 이해하게 됩니다. 쉬운 말로, 영어를 쓰는 사람들의 생각하는 방식을 알게 돼요. 이는 세상을 보는 창입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한국어와 한국 문화뿐만이 아니라, 영어와 영문화로도 볼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영어는 세계 인구의 1/7이 모국어로 사용하는 세계 공통어죠. 따라서 영어를 하면 세계를 훤히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영어를 하여 세계를 세계 그 자체로 바라볼 수 있게 되면, 내가 어떤 인생을 살아야 만족스럽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지도 절로 깨닫게 됩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 반찬이 김치와 된장만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래서 '밥'이라는 것이 쌀에 김치와 된장만 먹는 건 줄 알고는 '나는 밥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구나'라고 판단합니다. 그런데 영어권에 갔더니 주식이 파스타와 토마토와 빵입니다. 이건 사실 제 얘기예요. 제게 파스타와 토마토와 빵이 그렇게나 잘 맞는지, 현지에 가서 살면서 깨달았습니다. 어머니는 '그런 걸 먹고 어떻게 사냐'고 당신의 좁은 인식으로 저를 판단하시지만, 저는 제 전생이 영어권에 살았던 것처럼 이게 저에게 맞습니다. 먹는 것을 즐길 수 있음을 영어권에 가서 깨달았어요. 언어를 하나 더 한다는 것은, 내 영적 만족을 위해 선택지가 늘어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불행하다면, 외국어를 배우고 외국에 가 살아보세요. 행복한 삶을 사실 수 있을 겁니다. 제가 증인이에요.


덧붙여, 저는 소주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술'이 나랑 안 맞는구나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영어권에 가니 식사할 때 와인 한 잔을 곁들입니다. 와인은 제 몸에 정말 잘 맞습니다. 외국어를 한다는 건 이런 거예요. 세상을 제대로 보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우선 나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그 옛날 현자가 '너 자신을 알라'라고 그랬듯, 나를 알면 나의 인생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됩니다. 이것이 외국어, 특히 영어를 배우면 크게 달라지는 것이며, 이게 영어를 배우면 얻는 가장 커다란 가치입니다.



제 취미는 맑은 밤하늘의 별을 보기입니다. 아, 물론 현존하는 가장 빠른 바이크를 타고 달리는 모험을 즐기기도 합니다. '리스크'는 행복과 건강에 필수인 요소니까요. 안전과 안정이라는 울타리에 갇히면 인간이라는 동물은 결코 행복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결혼한 사람이 그렇게 외도를 하는지도 모르겠어요?) 아아,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별을 보면 깨닫는 게 있습니다. (생각이 없는 사람은 아무리 별을 보아도 '점이 보인다'고 해요. 그런 사람은 피하셔야 합니다. 당신에게 해를 끼칠 거예요.) 별을 보면 우주가 보입니다. 별을 보면 이 넓은 우주에 우리만이 있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돼요. 이렇게까지 생각하는 사람이 인간으로서 닿을 수 있는 가장 높은 경지의 지성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런 사람은 지금까지 제가 경험해 본 바로는 타인의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고, 그래서 타인을 위해 배려할 수 있는 사람이니까요. OREX는 제가 저의 영혼의 목적을 다하는 곳입니다. 이곳에는 그런 분만이 모였으면 합니다. 우주에 나 혼자라면 그것은 뼈가 사무치게 외로울 테니까요. 


아우레오 배


《영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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