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이모의 별 다섯 개 남자 친구

이모의 새로운 연애

"별이 다섯 개" 

'좋다'라는 나의 판정이다.

순전히 나만의 기준으로 말하는 나름의 등급체계라고 할까? 

별 다섯 개가 최고이고

그보다 못하면 하나씩 별을 빼는 것이다.


이모는 돌싱이다.

돌싱으로 산지 한참이 되었다. 저렇게 끝까지 혼자 살 것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걱정도 되었다.

남자를 고르는 기준은 까다로운 편이라 그동안 주변 사람들을 많이 소개해주려고 했지만 

쉽지가 않았다.

이모는 그동안 가장 인기 있다는 건물주도 마다했었고 분명 좋은 조건의 남자들이 소개해 달라는 부탁을 

많이도 했지만 대략 프로필을 이야기하고 운을 떼어도 무슨 기준이었는지

만나 보기도 전에 매몰찬 거절을 하곤 했었다.

나이보다 젊고 예쁜 이모가 끝까지  돌싱으로 살기는 좀 억울할 것 같기도 했다. 

그런 이모한테서 갑자기 전화가 왔다 일요일  저녁을 같이 먹자고 한다. 자신의 남자 친구와 함께...

기대 만발이다. 

금요일 저녁, 나는 이모의 남자 친구에게 선물할 가방을 골랐다. 내가 만든 가방 중에 남자가 편하게 들만한 것을 골라 정성스레 선물 포장을 했다. 이모와 만나는 그 남자 친구를 보기도 전에 나는 너무 좋다. 너무 기쁘다.

이모의 돌싱 생활을 청산시켜줄 그 구세주 같은 남자는 누구인지 모르지만 이미 나는 그가 너무 좋아 마음으로 그를 얼싸안고 빙빙 돌리고 있다.


이모의 남자 친구를, 이모를 데려갈 백마 탄 남자로 느끼는 것은 어떠한 나만의 '촉'이기도 하다.

본능적이고도 직관적인 이 느낌, 왠지 괜찮은 남자일 것 같은 이 느낌 말이다. 


가족들이 모두 모였다. 엄마는 상다리가 부러져 나가도록 음식을 차렸다.

비싼 생낙지를 비롯해 산해진미로 가득한 저녁상은 상이 작아 올려놓지 못하는 반찬도 있었다.

집에 들어온 남자 친구는 이모와 함께 어른들께 큰절부터 올렸다.

드라마에 자주 나오는 광경이라.....ㅎ 난 괜스레 미소가 지어졌다.


첫 만남은  떨리는 순간이다. 내 남자 친구도 아닌데 왜 떨리는 걸까?

나는 잘 보이고 싶었다. 멋진 가족의 일원으로 보이고 싶었다.  나는 말을 조심하고 아꼈다.

이모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뿐이었다. 내가 혼자 신나서 하는 말들이 실례가 되지 않도록 조심했고,

이모의 남자 친구가 불편하지 않도록 최대한 배려하려고 했다.


가족관계 등 하는 일들을 물어보고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아니 이야기를 나누었다기보다, 질문과 대답이었다.


마음에 드는 점 첫 번째, 남자는 세 살 연하다.

연하남이 요즘 트렌드 인가보다. 

두 번째, 예의가 바르다.  어른들과 가족에게 인사를 먼저 드리고 싶었다고 했다. 멋지다!

세 번째, 성실하다. 대기업에 다니는 남자 친구는 시내 한복판에 있는 직장까지 매일 전철을 타고 출근한다고 한다.

차를 가지고 다니지 않는 알뜰함에 나는 점수를 왕창 줬다.

네 번째, 이모를 데려가 고생시키지  않을 만한 재정 상태를 가지고 있다.

직장 다니며 알뜰 살뜰히 돈을 모아 몇 채의 집을 소유하고 있다고 했다. 

나는 또 점수를 왕창 줘버린다. 

다섯째, 이모를 바라보는 눈이 하트 모양이다.


시간이 흘러 서로에 대해 좀 더  알게 되고 흉허물이 보일지라도 이 마음이 그대로이길,

마취제와 같다는 연애감정이 끝나고 일상의 삶 속에서도 저렇게 서로 사랑하기를

기도한다.


그렇게 가족 모임을 끝내고 집에 돌아왔다. 딸이 묻는다.


 "이모 남자 친구 어땠어?"

"응 별 다섯 개!" 

 "브라보! " 


여기서 말하는 이모는 나의 동생이다.

나는 이모의 새로운 연애를 열렬이 응원한다.





작가의 이전글 벤츠를 타는 사람이 진짜부자인가 아닌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