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매트리스 하나로 시작된 여행 산업의 혁신
필자는 개인적으로 에어비앤비의 창업 사례가 가장 마음에 든다. 그 이유는 비개발자도 충분히 문제를 발견하여 단계별로 성장하면서 충분한 파급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또한 초기에 서비스에 대한 완벽함을 추구하지 않고 다소 엉성하더라도 실행력을 통해 충분히 서비스를 발전시킬 수 있고 투자유치도 할 수 있는 점을 보여준다. 지금은 전세계적으로 에어비앤비를 인지하고 있지만, 사람들은 초기에 어떻게 에어비앤비가 창업을하였고 초기 성장 과정을 잘 알지 못한다. 금일은 에어비앤비의 초창기 창업 이야기를 통해 창업을 생각하거나 이미 창업중인 초창기 팀에게 참고가 되었으면 한다.
2007년 가을, 브라이언 체스키와 조 게비아는 샌프란시스코에서 함께 살며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들이 살던 아파트의 렌트비를 내기조차 빠듯했던 어느 날, 도시 전체가 한창 북적이는 디자인 컨퍼런스(Industrial Designers Society of America)가 열렸다. 이 행사로 인해 시내 호텔 객실은 모두 예약 완료 상태였다.
이 두 청년은 이 기회를 비즈니스로 바꿨다. 거실에 에어매트리스를 3개 깔고, 아침 식사와 함께 1박 숙소를 제공한 것이다. 단순한 공간 대여를 넘어서, '진짜 사람의 집에서 하룻밤'이라는 경험을 판다는 컨셉이었다. 그들이 붙인 이름은 AirBed & Breakfast. 이후 이 이름은 전 세계인이 아는 브랜드로 진화하게 된다.
이듬해인 2008년, 하버드 출신 엔지니어 네이선 블레차르지크가 팀에 합류하며 ‘Airbedandbreakfast.com’이라는 도메인을 열고 첫 웹사이트를 오픈한다. MVP(Minimum Viable Product) 수준의 사이트였지만, 기본적인 숙박 등록, 사용자 프로필, 예약 기능은 갖추고 있었다. 당시만 해도 숙박 공유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했고, 많은 사람들은 낯선 이의 집에 묵는다는 것에 거부감을 가졌다. 하지만, 이들은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며 서비스를 확장해 나갔다. 숙소는 더 이상 에어매트리스가 아니었다. 개인 방, 아파트 전체 등으로 점차 확대되며 새로운 숙박 모델의 가능성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문제는 ‘돈’이었다. 서비스를 키우기 위해 자금이 필요했지만, 투자자들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이때 그들이 생각해낸 건 놀랍게도 ‘시리얼박스 판매’였다. 2008년 미국 대선 기간, ‘오바마 O’s’와 ‘캡틴 맥케인’이라는 테마 시리얼을 만들어 40달러에 판매한 것이다. 이 캠페인은 단순한 수익 이상의 효과를 가져왔다. 언론의 관심과 Y Combinator의 눈길을 끌게 되었고, 이들이 2009년 1월 Y Combinator 겨울 배치에 참가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폴 그레이엄의 Y Combinator는 단순히 자금을 제공한 것이 아니라, 이들의 사업을 ‘스타트업답게’ 탈바꿈시켜줬다. 당시 Airbnb 팀은 뉴욕으로 직접 날아가 숙소를 등록한 호스트들의 집을 하나하나 방문하며 직접 사진을 찍고 등록 도와주는 영업을 벌였다. 이 ‘수작업’은 단순하지만 강력한 성장을 만들어냈다. 좋은 사진 하나가 더 많은 예약을 불러왔고, 실제 사용자 경험이 개선되면서 예약률은 눈에 띄게 상승했다. 이 작은 시도는 Airbnb만의 핵심 성장 공식이 되었다.
2009년 3월, 서비스명은 ‘Airbnb.com’으로 짧고 기억하기 쉬운 이름으로 바뀌었다. 이는 단순한 리브랜딩이 아니라, '침대+조식'을 넘어서는 숙박 경험 플랫폼으로 확장하겠다는 선언이기도 했다. 같은 해 세쿼이아 캐피털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했고, 2010년에는 그레이록 파트너스와 세쿼이아로부터 72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확보했다. 이들은 2011년부터 유럽으로의 확장도 본격화하며, 런던, 파리, 함부르크 등에 해외 지사를 설립하기 시작했다.
2012년에는 'Neighborhoods'라는 새로운 기능을 선보였다. 단순히 집을 빌려주는 서비스에서, 그 동네의 분위기와 특징까지 소개하는 '여행 가이드 플랫폼'으로 진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단순한 위치 기반 정보 제공이 아닌, 사용자 경험의 확장이었다. 숙박 장소를 고르는 기준이 더 이상 가격과 사진뿐만이 아니라, 그 지역의 분위기, 문화, 분위기에 따라 달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에어비앤비의 시작은 거창하지 않았다. 렌트비를 감당하기 위한 생활형 실험이었고, MVP는 에어매트리스와 아침 식사였다. 하지만 이들의 집요함과 창의성, 그리고 사용자를 위한 집착에 가까운 경험 개선은 결국 세계 여행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았다. 그리고 지금도, 그들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고 있다.
창업 초기 5년 주요 활동 리스트
아이디어 탄생 (10월): 브라이언 체스키(Brian Chesky)와 조 게비아(Joe Gebbia)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디자인 컨퍼런스 기간 동안 호텔이 모두 예약된 상황을 보고, 자신의 아파트 거실에 에어매트리스를 놓고 숙박과 아침 식사를 제공하는 'AirBed & Breakfast' 아이디어 구상
공동 창업자 합류 (2월): 하버드 대학교를 졸업한 네이선 블레차르지크(Nathan Blecharczyk)가 기술 책임자로 합류하여, 세 명의 공동 창업자 완성
웹사이트 공식 출시 (8월 11일): 'Airbedandbreakfast.com' 도메인으로 웹사이트를 공식 런칭하여, 단기 숙박과 아침 식사를 제공하는 서비스 시작
시리얼 박스 판매를 통한 자금 조달 (8~11월): 2008년 미국 대선 기간 동안 '오바마 O's'와 '캡틴 맥케인' 시리얼을 제작하여 개당 40달러에 판매하였고, 이를 통해 약 3만 달러의 자금 마련
Y 컴비네이터 참여 (1월):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인 Y 컴비네이터의 겨울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2만 달러의 초기 투자 획득
브랜드명 변경 및 서비스 확장 (3월): 회사명을 'Airbedandbreakfast.com'에서 'Airbnb.com'으로 변경하고, 숙박 옵션을 에어매트리스에서 개인 방, 아파트 전체 등으로 확대
시드투자유치(3월) 세쿼이아 캐피털로부터 58만 5천 달러의 시드 투자 획득
CEO의 '에어비앤비 체험' (6월 21일): CEO인 브라이언 체스키는 자신의 아파트를 떠나 몇 달 동안 에어비앤비 숙소에서 생활하며 서비스 직접 체험
시리즈 A 투자 유치 (11월): 그레이록 파트너스(Greylock Partners)와 세쿼이아 캐피털로부터 720만 달러의 시리즈 A 투자 획득
100만 번째 예약 달성 (2월): 에어비앤비는 누적 100만 건의 예약 달성
SXSW '앱' 부문 수상 (3월):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XSW) 컨퍼런스에서 '앱(App)' 부문 상을 수상 독일 지사 설립 및 국제 확장 (5월): 독일 함부르크에 첫 해외 지사를 설립하고, 이후 런던, 파리 등 주요 도시에 지사를 추가로 개설
'Neighborhoods' 서비스 출시 (11월): 여행자들에게 23개 도시의 지역 정보를 제공하는 'Neighborhoods'라는 여행 가이드를 출시하여, 서비스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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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시가총액 720억불 달성, 매출액 33억달러, 자산총액 104억 달러, 직원 6,800명
"창업은 아이디어가 아니라, 실행이 만든다." – Airbnb 공동 창업자, 브라이언 체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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