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 같은 애 낳아서 키워봐라!" 라던 엄마의 말이 생각난다 ㅋㅋㅋ
20년에 결혼해서 21년에 첫째 딸이 태어났다. 그리고 지금 2025년 첫째 딸의 첫 번째 사회생활이었던 어린이집을 졸업하게 되어, 2년 반동안 정들었던 선생님과 친구들과 헤어진다. 헤어짐을 처음 경험하는 것 일 것이다. 시간이 벌써 이렇게 지나서 유치원을 입학할 때가 되었구나~라는 만감이 교차한다.
아이가 생기고 "100일의 기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통잠' 잘 때까지 100일간 새벽 분유 주고, 기저귀 갈아주고~ 밤새 잠을 제대로 잘 수 없는 기간이 100일쯤 되면 끝난다는 기적!! 진짜 100일이 지나면 조금씩 푹 잘 수 있는 기회가 생겼던 것 같다. 아이가 없을 때는 나만의 생활 패턴이 있었는데, 아이의 건강을 위해 나의 생활 패턴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모든 생활 패턴과 우선순위가 가족, 아이에게 맞춰지기 시작하는 시기인 것 같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까지는 냉장고에 손에 잡히는 대로 때려 넣은 근본 없는 요리 만들어 먹었다. 와이프는 요리에 대한 흥미가 별로 없는 편이었다. 하지만 아이가 태어나고 '이유식'을 먹기 시작하고 '초기 유아식'을 먹기 시작하면서 더 좋은 식재료, 균일한 영양을 고려한 식단을 생각하게 되었고, 와이프의 요리실력은 날로 늘어만 갔다.
늘어가는 요리실력과는 별개로 메뉴의 종류는 한정적이었다. 새로운 메뉴 개발은 능력 밖이었고, 어느 순간 메뉴 돌려 막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너무 자주 먹어 질리는 메뉴를 피하면서, 영양성분은 다 챙길 수 있는 새로운 메뉴를 고민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내가 자라는 유년기에 부모님도 반찬 걱정 많이 하셨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00일의 기적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모든 생활 패턴과 우선순위가 가족, 아이에게 맞춰지기 시작하였다. 자연스레 나 자신을 위한 것들은 후순위로 밀려나기 시작하였다. 몸이 피곤해지면서 정신력도 약해지고, 예민함이 함께 찾아왔던 것 같다. 산후 우울증, 남편의 우울증은 예상치 못하게 문뜩 찾아오는 것 같다. 하지만 그 마저 이겨내야만 하는 것이 더 힘들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울증 증상은 쉽게 극복하였다. 우울증 정도는 아니었고, 순간적인 공허함?이지 않았을까?? 표현 방법을 몰라서 우울증이라고 표현한 것일 수도?? ㅎㅎ
결국은 아이를 너무 잘 키우겠다는 의욕과 걱정이, 필요이상으로 희생하게 만든 것 같다. 결국 내 선택 때문이었던 것 같았다. 그래서 큰 문제 될 거 아니면 그러려니 키우는 것이 맞지 않을까?? 이런 식으로 어느 정도 현실과 타협을 하면서, 아이를 키우는 데 있어 꼭 지키고자 하는 육아 가치관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 같다. 중요한 것 외에는 유연함이 생기니 여유도 생기고, 나와 와이프의 건강과 정신을 챙길 수 있는 행복감도 높아진 것 같았다.
쇼츠, 릴스와 같은 짧은 영상으로부터 발생하는 도파민.. 그 도파민 중독은 심각한 문제이다. 건강한 도파민은 시행착오를 이겨내고, 노력을 통한 성과를 달성할 때 발생되는 도파민의 맛은 더욱 짜릿하고 건강하다고 한다. 육아에서 발생하는 행복감.. 그 도파민은 그 이상의 초월영역의 행복인 것 같다.
엎드려 기어가기만 할 줄 알던 꼬물꼬물 꼬맹이가 한 걸음씩 걷기 시작할 때, 뭔가 의사 표현한답시고 단어를 하나씩 말하기 시작할 때, 이런 아이의 성장하는 모습을 볼 때면 미친듯한 행복감이 나타난다. 그렇게 성장하면서 "아빠 사랑해요, 아빠 힘내세요~"라고 말하는 소리를 듣는 날이면, 정말 행복해 미쳐버릴 거 같다 ㅎㅎ
아무리 행복해도 육아는 어렵다.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고 너무 큰 책임의 무개를 쥔다. 다시는 총각 때의 자유로움과 하고 싶은 취미생활 맘껏 할 수는 없다. 즉흥적인 해외여행도 꿈꿀 수도 없다. 하지만 아이가 없는 과거로 돌아가고 싶냐?라고 물어본다면 100% "NO". 생각도 할 수 없다. 아이가 태어난 이후에 세상에서 가장 행복했던 기억들이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 딸이 이제 어린이집을 졸업한다. 이제 유치원에 입학하여 새로운 사회생활을 시작한다. 아이 나름대로 새로 적응을 해야 하고, 사회적 규칙을 지키기 위한 많은 시행착오를 하게 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우리 부부도 아이가 올바르게, 자신감 있게 성장할 수 있도록 부모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런 책임감과 어려움이 있어도 '둘째!'까지 4 가족이 되기로 하였다. 저출산국가라 하지만 해외여행 한 두 번 안 간다면, 값비싼 좋은 집을 사겠다는 욕심만 버린다면!! 우리 네 가족 행복하게 충분히 살 수 있다! ㅎㅎ
결국 아이를 키운다는 의미는 나 혼자만의 삶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그 이상의 행복을 얻을 수 있는 인생 최고의 선물인 것 같다. 진정한 인생의 행복이지 않을까??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