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더블리너 Nov 24. 2023

통계가 말해주는 대한민국 상위 1% 부자들의 특성

[통계/에세이] 모두가 부자인 세상. 나만 뒤처지고 있다고 생각이 들 때

오늘도 무료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내 휴대폰 속 유튜브 앱을 켠다.

메인화면에는 다양한 자극적인 제목들이 내 클릭을 유도한다.

'월 수입 천만 원, 이것만 따라 하세요'

'부자들의 성공방식',

'부자들이 읽는 책'.


그중 관심이 가는 하나의 콘텐츠를 클릭해서 보고 난 후론, 알고리즘이 자꾸 나를 '부자'라는 키워드에 속해있는 콘텐츠로 유혹한다.


부동산으로 부자가 된 사람부터, 스마트 스토어, 제휴마케팅과 글쓰기로 부자가 된 사람들까지, 세상에는 돈을 버는 방법은 다양하며, 부자가 참 많아 보인다. 소셜미디어 속 세상엔 이런 다양한 부자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그리고 그런 유튜브들이나 책을 보다 보면, 나도 모르게 드는 생각.


"세상에 이렇게 부자가 많다고? 나는 지금까지 뭐 했지...?"


그렇지만, 나는 결코 이렇게 유튜브 세상에서 보여주는 만큼의 다수의 부자들을 보지는 못했다. 그리고 의심이 들었다. 정말로? 이렇게 세상에 부자가 많다고?


그래서, 정말 부자가 많은지 찾아보았다.


오늘은  2022년 NH 투자증권의 <2022 대한민국 상위 1% 보고서>에 기반한 대한민국 상위 1%에 대한 이야기.


출처: Pixabay. https://pixabay.com/ko/users/geralt-9301/



1. 2022 대한민국 상위 1% 는 이러하다.

NH 투자증권의 보고서에 따르면, 사람들이 정의하는 '부자'의 기준은 절대적인 돈의 액수 개념이기보다는 상대적인 개념으로 여겨진다고 이야기한다. 예컨대 우리 주변에도, 그 사람 자산이 얼마다 이러한 숫자적 개념보다도 그 사람이 입는 옷, 타는 차, 소비습관과 주거환경을 모두 고려하여, 부자라고 정의하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액수로 굳이 나누자면, 2022년 기준 NH투자증권에는 상위 1%는 29억 원대의 자산 보유, 0.1% 는 77억의 자산보유로 정의된다고 보고 있다.


이 리포트의 가장 중요한 내용은 바로, 대한민국의 2022년 기준 상위 1%는 누구인가? 에 대한 내용이다.

놀랍게도, 우리는 영 앤 리치만을 유튜브를 통해 보아 왔지만, 사실 상위 1% 의 90% 는 50대 이상이며, 2030의 부자비율은 상위 1%의 약 1.6, 즉 전체인구의 0.00016에 지나지 않는다.


결국, 영 앤 리치로 미디어에 노출된 많은 사람들은 사실상정말 극 소수인 것이다.


또한 상위 1%의 자산형태는 실거주를 제외한 부동산자산비율이 48%로 일반 가구들 보다 높았으며,  금융자산의 경우 일반 가구들은 해당 비율이 높은 것과는 달리, 상위 1%의 경우 약 17% 만이 금융자산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일반가구들은 자신이 거주 중인 자가가 자산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그 이후로는 금융자산 (주식, 예금, 증권)인 반면, 상위 1%의 경우, 거주 중인 자가 이외의 추가적인 부동산을 통한 자산비율이 높으며, 금융자산은 17% 정도로 일반가구보다 비율이 낮았다. ( 단, 통계적으로 볼 때, 상위 1% 부자들의 17%는 최소 4억 9천3백으로 여전히 비율로 낮은 것이지 절대적으로 적은 금액은 아니다.)

출처:  NH 투자증권 '2022 대한민국 상위 1% 보고서'

2. 확증 편향의 오류 

'확증편향의 오류'란,  원래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신념을 확인하려는 경향을 말하며, 쉽게 말해 '보고 싶은 것만 본다.'라는 말로도 자주 언급되는 인지적 오류의 하나이다. 주어진 정보 자체가 편향되어 제공되거나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합리적이고 비판적으로 수용하지 않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오류이다. 예를 들어, 유튜브 콘텐츠 중 '부자'와 관련된 키워드로 계속 추천이 되어, 부자 관련 콘텐츠만 보며 세상에 부자가 대부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오류를 들 수 있다.


  특히 인공지능 (AI)을 기반으로 한 알고리즘이 내가 본 콘텐츠 영상들을 바탕으로 다음 영상을 추천하는 요즘 세상에서는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인지오류이기도 하다. 인공지능은 가치판단을 하지 않기 때문에, 내가 '부자'와 관련된 콘텐츠를 보았다면, 다음 추천영상에서도 그와 관련된 조회수가 높고, 인기가 많은 영상을 추천한다. 그렇게 몇 개 보게 된 후면, 이윽고 내 알고리즘과 영상들은 모두 의도치 않은 '부자' 관련 '성공'관련 자기 계발 콘텐츠로 뒤덮이게 된다.  그렇게, 내 알고리즘과 유튜브 조회 영상엔 너도나도 영 앤 리치고 몇 년 안에  성공한 부자들이 수두룩하게 보인다. 그리고 동시에, 이렇게 부자가 많았다고? 하고 생각하며, 스스로의 재정상태나 상황에 대해 매우 낙오됐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통계는 말하고 있다. 상위 1%, 그리고 그중 2030 세대의 부자는 전체 1 % 부자의 다시 1.6 % ( 0.01 X 0.016 = 0.00016), 즉, 십만 분의 십육, 약 만 명 중 한 명 꼴이라는 것을.


그 사람들을 보며, 영 앤 리치이지 못하는 스스로를 자책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저 알고리즘이 나에게 십만 분의 십육, 영점 영영 영일이 조금 넘는 소수를 알고리즘으로 계속 보여주고 있을 뿐. 우리는 이런 인지적 오류에 빠져 오늘 하루의 기분을 망치게 두어서는 안 된다.



3.  뒤처져 있다고 생각했다면, 그것은 '오류'이다.  

이 글은 결코, 자수성가 혹은 부유한 사람들에 대한 비난이 아니다. 그들의 노력으로 그 자리까지 갔음을 다양한 유튜브 콘텐츠와 경제/경영 자기 계발 서적들을 통해 매우 잘 알려진 일이며,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다만, 이 글은 그러한 글과 콘텐츠에 과도하게 노출되어, 스스로 뒤처졌다고 생각해 불안하거나 우울해하고 있을지 모르는 다수의 99%를 위한 이야기이다.


뒤처져 있다고 생각했다면, 그것은 당신의 알고리즘이 만들어낸 판단의 '오류'이다.

통계가 보여주듯 우리는 때때로, 실제 통계와는 다르게 내 주변(유튜브로 접하는 인플루언서 포함)을 통해 현재 내 위치나 상황을 판단하곤 하는 오류를 범한다. 특히 알고리즘이 내 다음 소비 콘텐츠를 정해 가는 시대에서는 이러한 확증편향으로 인해, 잘못된 판단을 하기 너무나도 쉬워진다.


하지만 통계는 말하고 있다. 우리는 사실,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고 있다고. 상위 1%의 자수성가형 사람들을 보며 그들을 모티브 삼아 앞으로 나아가되, 결코, 내가 뒤처져있다고 생각하여 좌절하거나 우울해하지 말자. 그런 감정은 내 마음속에서 만들어 낸 '오류'이며, 통계가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앞으로 나아가는 그 성장 원동력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못할 자기 연민과 불안을 그만두기로 한다. 그리고 내 조금은 빈약한 통장잔고를 보며, 그동안 열심히 살아온 나를 한번 쓰다듬어 주며, 어떻게 하면 행복하고 조금은 더 풍요로운 삶이 될지 고민하기로 한다.



참조자료.

 NH 투자증권 '2022 대한민국 상위 1% 보고서'  ,  

 Elliot Aronson, 《사회심리학》, 탐구당, 2002, p.161


작가의 이전글 성공의 기준, 제가 한번 정해 보겠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