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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짓는 사진장이 Oct 03. 2024

백종원 송해도 다녀간 영광굴비 찐맛집, 풍성한집




영광 법성포 풍성한집은 백종원과 송해 선생이 다녀가 특히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보리굴비 찐맛집이다. '굴비' 하면 대다수 사람들 머리 속에 자동으로 떠오르는 전남 영광엔 '굴비거리'라는 게 따로 있을 만큼 이를 주재료로 삼는 맛집들이 수두룩빽빽한데, 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맛집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곳이란 얘기되시겠다.


곁눈질로 간판들만 대충 훑어봐도 서너 집 걸러 한 집쯤은 방송에 소개된 이력이 있지 싶은 느낌이 들 만큼 맛집이 넘쳐나는 이곳에서 백종원과 송해 선생쯤이 한 다리 더 걸쳤기로서니 뭐 대수냐며 입을 삐죽이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거다. 한편으론 일리가 있는 태클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뒷다리 잘린 개구리식 엉터리 삼단논법 같은 얼토당토 않은 태클이기도 하다.


참고로 독자님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뒷다리 잘린 개구리식 삼단논법이란 걸 소개해 보자면 이런 거다. 개구리에게 "뛰엇!" 하고 명령하자 개구리가 뛰었다. 그 다음 뒷다리를 잘라낸 뒤 다시 개구리에게 "뛰엇!" 하고 명령하자 뛰지 않았다. 그러자 실험자는 '개구리는 뒷다리를 자르면 귀가 먹는닷!' 하고 결론을 내렸다는 얘기다. 아주 매우 많이 논리적인 듯하지만, 사실은 비논리의 극치를 보여주는 엉터리 삼단논법인 셈.


백종원이나 송해 선생이 다녀간 맛집과 다른 방송인들이 다녀간 맛집 비교 역시 마찬가지다. 같은 국가대표 축구선수들이라 하더라도 손흥민과 다른 선수들 간에는 이름값 차이가 있는 거다. 특히나 홍보비 몇 푼에 팔려 맛없는 걸 맛있다 말하는 거에 전혀 거리낌이 없는 일부 사람들과는 달리 사업가로서의 이미지 때문이 됐건 뭐가 됐건 백종원 같은 이는 부수입 몇 푼보단 명예를 우선시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니까.


故 송해 선생은 좀 다른 이유로 맛집에 아주 매우 많이 진심일 수밖에 없는 사람이다. 방송인이긴 하되 맛집 소개 같은 거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사람이다 보니 이해 관계 얽힐 소지가 전혀 없어 솔직할 수 있고, 전국노래자랑이라는 인기프로그램을 수십 년 간 이끌다 보니 그가 방문하는 동네에선 지역민들이 앞장서서 그 지역 특색이 잘 드러나는 최고의 맛집으로 모셔가거나 최소 소개라도 하는 게 국룰쯤 될 거란 건 불문가지의 일이어서다.







그런 만큼 이 두 사람이 공통적으로 방문한 음식점이라면 일단 믿고 방문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게 맛집 좀 찾아다녀본 내 나름의 판단이다. 최근 불갑사 꽃무릇을 보러 가기 위해 여행 계획을 세우면서 어디 가서 뭘 먹을까 고민하던 중 우연찮게 '백종원 송해도 방문한 집'이라는 소개글을 보게 됐는데, 그 즉시 '바로 이 집이닷!!!' 하는 생각이 내 뇌리를 강타했던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나같은 생각을 한 여행객들이 꽤 많았던 듯 영광 법성포 풍성한집은 입구부터 웨이팅 행렬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내 딴엔 제법 잔머리를 굴린답시고 피크시간을 살짝 피해 오후 1시쯤 방문을 했음에도 불갑사 꽃무릇 시즌인 데다가 토요일이라는 요일적 특수까지 겹쳐 2층까지 있는 음식점 테이블이 꽉 찬 것은 본이요, 출입문 안팎에 수십 명이나 되는 손님들이 줄을 늘어서 있었다.


덕분에 한 30~40분 여를 기다린 끝에 어렵사리 2층 구석에 한 자리를 차지하고 앉을 수 있었는데, 그러고 나서도 이번엔 주문이 너무 많이 밀려있는 바람에 다시 한 30분여를 옆 테이블 맛나게 식사하는 걸 곁눈질로 지켜보며 배가 등짝에 달라붙는 느낌 속에 극기체험 아닌 극기체험을 감내해야만 했다.


그리고 마침내, 드디어, 이윽고 우리가 주문한 보리굴비정식이 짜잔하고 그 영롱한 자태를 드러냈을 땐 너무나 배가 고팠던 나머지 간장게장으로 나온 게 껍질까지 아그작아그작 씹어먹어 버리고도 남을 만큼 전투력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었다. 어지간하면 맛이 없기도 정말 힘든 상황이었는데, 그래서 더 그랬는진 몰라도 풍성한집 보리굴비백반은 기대 이상의 '대존맛'을 내게 선사했다.


2인 상차림 기준으로 노릇노릇 잘 구워진 보리굴비와 굴비구이 4마리, 조기매운탕, 간장게장을 주연 삼아 가마솥밥과 맛깔난 밑반찬들이 한 상 가득 차려져 나왔는데, 남도 특유의 좀 세다면 센 간이 음식들 전반에 골고루 배어있어 씹을수록 깊은 맛이 우러나는 느낌이었다.


간장게장을 아주 매우 많이 좋아하는 내 아내 경우도 그렇고 다른 후기들을 찾아봐도 풍성한집을 찾은 손님들 중엔 시그니처메뉴인 보리굴비나 굴비구이보다 이 간장게장 맛에 반하는 이들도 꽤 많았다. 간장게장 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내 입맛에도 속이 꽉 찬 데다가 간이 적당히 잘 밴 게 밥 한 술 넣어 비벼먹는 순간 '존맛이넷!' 하는 느낌이 들 정도였으니 가능하면 꼭 한 번씩 맛을 보라고 권하고 싶다.






모든 게 다 좋았지만 풍성한집에서 다만 한 가지 아쉬웠던 건 손님들에 대한 배려 부족이었다. 상사화축제 시즌인데다가 주말까지 겹쳐 안팎으로 손님들이 넘쳐났는데, 그런 일이 한두 번도 아니었을 게 분명함에도 대기번호표라든가 웨이팅콜 같은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작해야 카운터에 놓인 장부책 같은 데다 손님 이름과 인원수를 적어놓고 기다리게 만드는 게 다였고, 이 때문에 웨이팅 손님들은 자기 이름 부를 때를 기다리느라 그 주변에 둘러서서 밥먹는 다른 손님들을 포함한 식당 안을 기웃거릴 수밖에 없었으니 서로 참 민망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조금만 신경쓰면 얼마든지 개선이 가능하지 싶다.


이날 풍성한집 방문과 관련해 한 가지 재밌는 에피소드도 있었다. 내 SNS 절친이자 오프라인에서도 오랜 세월 친하게 지내온 지인 한 분이 있는데, 앞서 소개한 내 불갑사 상사화축제 포스팅을 보고는 10월1일 국군의날 임시공휴일을 활용해 냉큼 다녀오셨단다.


거기까진 그냥 뭐 그럴 수도 있지 싶었지만, 그 뒤 그가 찾은 음식점이 정말 우연히도 바로 오늘 소개하는 풍성한집이었다는 얘길 듣고는 세상 참 넓고도 좁구나 하는 생각을 했더랬다. 굴비거리라는 테마거리까지 있을 만큼 수많은 굴비맛집들이 즐비한 영광 법성포라는 동네에서 이렇게 동선이 겹칠 수도 있구나 하는 신기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영광 법성포 풍성한집은 매일 오전 11시(토~일은 10시30분)부터 저녁 8시까지 영업을 한다. 오후 3시부터 5시까지는 브레이크타임이며, 주차는 시골 작은 동네 특성상 차량 통행이 많진 않은 편이라 식당 앞 도로변에 적당히 주차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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