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기보다 덜어내기
잘 살아 보고자 열심히 살면서
얼마나 많은 것들을 쌓아 놓았던지
인연으로 얽힌 사람들,
끊임없이 일어나는 생각들,
꿈이라고 포장된 욕망들,
각종 물건과 돈을 향한 욕구들,
사람과 삶에 대한 기대와 실망,
보다 더 잘 살고 싶은 욕심과
자신을 향한 채찍등...
무수히 많은 것들을 쌓기만 했지
정작 잘 덜어내고 비워내는
시간을 그만큼 쓰기는
참 어려워한다.
우리는
사실.. 그러기를
두려워한다.
그 시련을 통해
내가 가졌다 생각했던 수많은
그것들은
그 어떤 것도 내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애초부터
나의 것은 없는
삶의 본질을
마주하였고
더불어 내가
움켜쥐고 있던 소유물들이
혹은 생각이나 사고들이...
전부 없어져도
본연의 '나'를
불행하게
할 수 없다는 것도
배우게 되었다.
하나하나 비우고
버리면서
가벼워져도
아무것도
아쉽지 않았다.
그것을 내 것이라고
쥐고 있는
그 생각과 마음을
알아차리고
한낮의 꿈에서 깨듯
바로 깨어나는 것이
'깨달음'이라는
이름을 통해
나에게 왔다.
그러기 위해
먼저 온 것이
그 '시련'이라는
아픔과 충격이었다.
성공과 행복을 향해
꿈으로 포장된 채
빼곡하게 채우려고만 했던
집착하던 모든 것에서
하나도 빠짐없이
덜어내는 시간을 맞게 되면서
가벼워지고
자유해졌다.
그러나
추구하던 모든 것에서
그 집착을 내려놓는
경이로운 시간들이
결코 만만하진 않았다.
그만큼 쌓고 쥐면서
살아온 것들로
간결한 삶의 진리를
역행했던 것이겠다.
사람에 대여도 보고
돈도 잃어보고
사람의 마음에 배신도 겪어보았다.
그럼에도 나는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내 삶을 설계했고
더욱 열심을 다했기에
가장 큰 시련인
건강에 타격을 받고서야
온전히 멈추어
그 명료한 삶의 진리 앞에
설 수 있었다.
그러니
시련은 나쁜 것이 아니다.
채우기에 급급한 삶을
되짚어 보고
덜어내어 가벼워질 수 있게
기회를 주며
내 삶과 화해할 시간을 주는
경이로운 순간을
선물 받는 것이다.
모든 삶의 순간이
참으로
있는 그대로 감사하다.
무엇도 좋고 나쁨으로
이분할 수 없고
어떤 것도 옳고 그름으로만
분별할 수 없이
주어진 삶의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려는
계기가 되었다.
그때
깨어나
그저 있는 그대로
어떠한 다른 생각과 망상으로
덧대어 흩트리지 않는다면
그 시련 안에는
새 삶을 살 기회도 있고
성찰의 시간을 통해
진리에 가까워지는
쉼의 기회도 있다.
마음을 공부하고
챙길 수 있는
축복된 시간.. 말이다.
덜어낸 후의
가벼움으로
맞이하는 삶도
전과 다르지 않다.
열심을 다하고
최선을 찾아 충실하게
살아간다.
다만,
아상의 집착에서
벗어나
본질의 나로
깨어 있고자 노력하며
일어나는 모든 것을 허용하는
삶의 진리에 내맡긴다.
두려움과 조급함을 다스리며
살아갈 수 있도록
마음 챙김 공부를 병행하며
해 나가는 것이다.
집착 없이
사랑하고
집착 없이
최선을 다하는
자유한 열심으로
범사에 감사한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