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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크라노스 Nov 27. 2020

ask the artist: 안다영


Q&A INTERVIEW
/ ask the artist: 안다영 Ahn Dayoung


Photo by 이우재 Woojae Lee


좋아하는 뮤지션의 모든 이야기가 궁금하곤 합니다. 직접 물어볼 수도, 흘러와 들을 수도 없는 질문들을 모아보고 싶었습니다. 음악을 하는 이와 듣는 이 서로가 궁금했던 이야기를 모집했습니다. 많은 이야기가 모였고, 몇몇 질문과 답변을 모아 지면에 담았습니다. 열심히 질문을 나눠준 모든 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본 인터뷰의 모든 내용은 팬들의 질문과 뮤지션의 응답으로 구성되었습니다.



Q. 안다영 정규 1집이 발매된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무엇인가요?


A. 케이크의 초를 불고 축하 메시지에 답장을 하였습니다! 사실 평범하게 보냈어요. 그래야 마음이 더 누그러지지도 않고 차분하더라구요. 푹 자고 쉬다가 음원 사이트에서 제대로 음반을 감상한 건 발매하고 사흘 뒤쯤인 것 같네요.


Q. 앨범을 발매한 기분이 어떠세요?


A. 작업자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가 없고, 음반에 여러 얼굴이 되어준 친구들의 힘으로 잘 마쳤다는 생각도 들고 그저 감사함 뿐입니다! 야호!


Q. 이번 앨범 너무 잘 듣고 있어요. 실제로도 듣고 싶은데, 단독공연 계획이 있나요?


A. 올해는 어려운 시국인지라 모든 동료분들이 그러하듯 저 역시도 조심스럽기에 여러 상황과 적절한 시기를 고려해보는 중이에요. 저도 어서 공연하고 싶어요!


Q. CD나 LP 판매계획도 있나요?


A. 네, 조만간 소식 들려드릴게요!


Q. 밴드 멤버로서, 세션 연주자로서, 그리고 솔로 뮤지션으로까지 자신만이 추구하는 정체성이 있나요?


A. 안다영의 정체성을 특별히 정립하고 작업에 임하는 편은 아니지만, 각 역할에 있어 개별적인 태도를 갖추려고 하는 편인 것 같아요. 그리고 그것이 저에게는 어떤 방식으로, 얼마만큼의, 혹은 어떠한 결로 나를 드러내는가의 차이로 다가올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sonly


Q. 대중들에게 음악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으신가요?


A. 글쎄요, “어떤 이야기만 들려줄 거야.”하고 콕 설정해두기보다는 조금 더 다양한 이야기들을 제 화법으로 말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세상에는 무수한 일들이 많으니까요!


Q. 앨범의 곡들을 하나하나 떼어 살펴보는 것과, 첫 트랙부터 마지막 트랙까지 호흡을 끊지 않는 것 중 어떤 것을 더 선호하시나요?


A. 어릴 적 음악을 배우던 시기를 기억해보면 (지금도 그렇지만) 하나의 곡을 닳고 닳도록 듣는 것을 매우 좋아했어요. (50분 정도 걸어서 등교할 때 단 한 곡만을 들으며 갈 만큼!) 시간이 흐르고 요즘은, 앨범 단위로 발매된 음악을 들을 때 트랙 순서에 흐름을 맡기는 편이에요. 비단 음반의 길이를 떠나서 음반이 선사하는 서사가 어떤 질감으로 내게 흥미를 주고, 궁금증을 유발하는지에 훨씬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 같아요. 트랙 배치에 연결 고리가 없더라도 서사에 개연성이 있는 음반들도 있으니까요. 뭐 사실 서사가 없어도 좋고요.



Q. 요즘 빠진 음식이 있나요?


A. 얼마 전 와인을 선물 받아서 어떻게 즐겁게 마셔볼까 하다가 뱅쇼를 만들어볼까 궁리 중이에요. 맥주는 여전히 맛있습니다!


Q. 팥 붕어빵 vs 슈크림 붕어빵


A. 슈붕!


Q. 당장 아무 곳이나 떠날 수 있다면 제일 가고 싶은 곳이 어디인가요?


A. 제가 준비한 공연이 열리는 공연장이요!


Q. 평소 좋아하는 단어가 있나요?


A. 평정심 (좋아하면서도 싫어합니다)


Q. 요즘은 어떤 취미를 갖고 계세요?


A. 매일 아침마다 30~40분씩 걷곤 하는데, 올해는 밤보다 아침이 주는 기운이 참 좋더라구요.


Q. 요새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키워드는 무엇인가요?


A. 선택과 삶의 중심


Q. 다영님이 생각하는 아름다운 것은 무엇인가요?


A. 천진난만함 그리고 그 미지의 것을 파고들지 않는 마음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보았답니다.




Q. 앨범 아트워크의 이야기가 궁금해요. 내포된 의미를 직접 들어볼 수 있을까요?


A. 아트워크 작업에서는 입체성을 띤 형체를 만드는 데에 집중하였어요. 실재하지 않는 것을 실재하듯 만드는 것과, 스테레오 타입을 벗어나 양가적인 물성을 갖추는 것이 중요했어요. 그래서 3D 작업 방식을 선택했고, 정규앨범의 얼굴이 될 아트워크이기에 이전 발매작보다 더 적극적으로 하나의 씬이 연출되었으면 하는 의도로 만들었어요. 디지털 발매를 우선으로 둔 이미지이기보다는 피지컬 제작을 염두에 둔 작업물이었기 때문에, CD를 구매하신다면 더 시원한 양가성을 여실히 느끼시리라 생각되어요. 하하하하하


-nsy, 이안


Q. 손톱, 지문, 엄지 등 다영님의 가사에서는 손과 관련된 소재가 많이 보여요. 시간의 흐름을 확인하거나 마음을 은유적으로 전달할 때 등등, 많은 감정을 손을 통해 전달하시는 것 같아요. 다영님에게 손은 어떤 의미인가요?


A. 손은 나를 어디로든 가게 할 수 있고, 무엇이든 될 수 있게 돕고, 말하고자 하는 것을 전달할 수 있는 여러 수단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연주를 하거나, 음악을 만들거나, 이렇게 인터뷰에 답변하는 등, 제가 하는 대부분의 행위는 손을 거쳐야만 여러분들께 보여질 수 있는 일이기도 하거든요. 예전에는 제 손이 꽤 크고 투박하다는 이유로 썩 좋아하는 마음이 없었는데 지금은 무척이나 좋답니다!


Q. “인간은 입체적입니다.”라는 메시지의 배경이 된 실제 경험이나 책, 영화 등의 사례가 있나요?


A. 안티히어로는 지난 몇 년간 던져온 질문의 도착지예요. ‘절대적인 무언가로 위치하는 것’ ‘모든 행위에 있어 열리지 않은 완전한 해석이 무조건적으로 존재해야 한다는 것’ ‘오롯이 한 가지만을 취해야 하는 흐름’이 저에겐 부자연스러운 질문들이었어요. (저는 항상 한 가지를 잘 못 고르거든요.) 그래서 인간의 자연스러운 입체적인 모습들을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더 나아가서, 훨씬 다양한 이야기가 세상에 존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구요.


Q. 안다영에게 있어서 ‘ANTIHERO’는 긍정적인 의미인가요, 부정적인 의미인가요?


A. 안티히어로를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키워드가 ‘고립’이에요. 고립으로부터 써 내려가고 만든 음악이었거든요. 처음 음반을 내려고 마음먹었던 시작점을 상기해보면, 지금 더 많은 작업자들과 친구들이 함께 안티히어로를 완성해주었어요. 많은 동료들이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었구요. 그렇기에 안티히어로는 긍정과 부정으로 이탈된 수많은 의미로 남아있지 않을까 싶어요.


Q. ‘ANTIHERO’ 영상에 대한 해석이 궁금해요.


A. 안티히어로에는 뮤직필름과 뮤직비디오가 포함되어 있어요. 뮤직필름에는 저의 지인들이, 뮤직비디오에는 ‘모어’ 님을 비롯해 제가 개인적으로 흠모하던, 흥미로운 위치에서 활동하는 출연진분들께서 출연에 응해주셨구요. 이 두 편의 비디오는 안티히어로를 만들게 된 제 이야기를 들은 영상작업자 ‘이은호’, ‘가수연’ 님이 자신들의 화법으로 안티히어로를 표현해낸 것이랍니다. 저는 저의 해석으로 다른 협업자들과 함께한 작업물의 의도가 변형되거나 단정 지어지는 것을 소망하지 않아요. 두 편의 영상과 관련된 이야기들은 조금 더 여유롭게 풀어나갈게요!


[Music Film] 안다영 (Ahn Dayoung) - 파노라마 Panorama / Official Music Film


Q. ‘원래 그런 사람’ 뮤직비디오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알고 싶어요.


A. 그래도 궁금함이 가득하실 분들께 가벼이, 제가 되던져 보아요. “나가는 사람, 머무르는 사람, 지키는 사람, 정리하는 사람은 어떻게 되었을까?”


-안다영 짱입니다영


[MV] 안다영 (Ahn Dayoung) - 원래 그런 사람 (Usual Person) / Official Music Video



Q. ‘원래 그런 사람’의 가사에서 “미안해 넌 좀 병신 같아”라는 가사는 어떤 의미인가요?


A. ‘원래 그런 사람’은 3년 전에 만든 노래예요. 햇수를 거치면서 ‘병신’이라는 단어를 사용함에 있어 오랜 시간을 고민하고 수정의 시간을 거쳤어요. 사전적 의미를 차용했다 하더라도, 시대와 시선의 변화에 따라 말하는 사람이 자신을 돌아보고 목소리를 갖추는 것 역시 요긴하니까요. 이 한 문장에 힘이 실리는 것보다 곡의 전체적인 흐름이 저에게 훨씬 중요했지만, 그만큼 ‘솔직함’을 온전히 보존하는 것 역시 저라는 사람에게 중요했던 것 같아요. 미성숙함으로 남아 있는 제 모습일 테지만, 이제 한 장의 음반을 발매했고, 앞으로 더욱 견고한 중심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겠다는 다짐이 생겨요. 음악을 들으시는 분들께 더 배워 나가겠다는 약속을 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Q. ‘7,3,2,1’에서 결국 한 글자가 된다는 건 부정일까요, 긍정일까요?


A. 다시 일곱으로 돌아갈 수도 있겠죠! 그러니 부정도 긍정도 저보다는 들으시는 분들에 의한 투영이 될 것 같아요. 저는 열린 결말을 즐기니까요!


-이안


Q. ‘이끼’ 녹음은 몇 번 만에 끝내셨어요? 왠지 한껏 끌어올린 가장 처음의 느낌일 것 같아요.


A. ‘이끼’의 보컬은 데모로 보내두었던 보컬 트랙이었어요. 음반에서 데모 소스가 사용된 트랙이 종종 있는데, ‘이끼’는 데모에서 녹음된 첫 테이크를 사용하였답니다. 자랑은 아니고 그냥 제가 그 소스가 마음에 들었어요..


-이안


Q. ‘Intro’가 마지막 트랙에 오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Intro는 사실 1번 트랙인 ‘램프의 요정’의 전주였지만, 가장 뒤에 두는 것이 음반의 흐름에 적합할 것 같아 마지막 트랙에 배치했어요. 단순히 제가 더 재밌고 흥미롭게 느끼기도 했고요. Intro는 4번 트랙 ‘지문’의 간주 화성 진행과 같기도 해요. 4번 트랙에 대한 복기 혹은 복선으로 만든 건 아니었지만 다른 이미지를 그려낼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덧붙여 12번 트랙에 이어 1번 트랙을 감상해보신다면 그것 또한 흥미로울 것입니다!




Q. 다영님 앨범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으면, 맑지만 추운 날 광활한 자연이 펼쳐진 곳의 절벽에서 바다로 뛰어드는 기분이 들어요. 끝맺음을 위해 뛰어내리는 건 절대 아니구요. 얽매여있는, 보이지 않는 어떤 것으로부터 탈출하는 다이빙이에요. 힘차게 뛰어서 심장이 폭발하듯 고조되지만 고요함이 찾아오고, 물에 잠겨 천천히 눈을 감고 떠내려온 뒤 다시 한 걸음 두 걸음 수영해 내려오는 장면이 그려지네요. 조금 장황했지만, 다영님이 앨범을 만들거나 들으면서 상상하고 그렸던 장면들엔 어떤 것들이 있나요?


A. 저는 보통 장면에 대한 서사보다는 느끼는 바에 대한 표현을 더 강하게 앞세울 때가 많아요. 이번 정규 음반의 경우, 저의 집인 ‘끝없는잔향속에서우리는’보다는 좀 더 닫혀진 가사가 많았다고 사료돼요. 작년 중순쯤, 꽤 오랫동안 음악을 못 만들던 시기가 있었거든요. 그러다 정규 음반을 만들겠다고 마음먹은 후 완성한 노래가 8번 트랙 ‘깊고 맑게!’였어요. 그때 제 모습이 계속 가라앉는 것만 같았고 저는 수영도 할 줄 몰랐기에, 그저 나 자신에게 “너 수영 할 줄 모르잖아! 그러니까 얼른 세상으로 나와!”하고 사뿐히 던져본 내용이었어요. 여담으로는, 발매를 얼마 안 남겨두고까지 제목을 고민한 노래였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제 이름의 한자가 깊을 ‘다’에 물 맑을 ‘영’이더라구요. “이 노래는 오롯이 날 위한 노래였으니까.”하는 마음으로 이름을 제목으로 삼아 ‘깊고 맑게!’가 되었어요. 그래서인지 이 노래를 들으면 오랫동안 잠수를 하다 어푸! 하고 뛰쳐나오는 장면들이 종종 떠올라요.


Q. 다영님이 생각하는 ‘ANTIHERO’란 무엇인가요?


A. 당신과 나 우리 모두!






*모든 질문은 뮤지션에게 전달되었습니다. 질문을 보내주신 모든 분께 감사합니다 :)



글: 이지영
사진: 이우재 Woojae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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