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명상가족

엄마는 새벽에 명상을 합니다.

5시30분 벗들과 명상을 합니다.

아빠는 낚시가서 명상합니다.

어둔 밤 호수 위로 올라온 찌를 바라보고 있으면

아무 생각도 안나고 마음이 평안해진다 합니다.

강아지 장군이는 방석 명상을 합니다.

매일 저녁 잠들기 전 방석을 말아 명상합니다.

지금은 명상 중입니다.

이 방석은 장군이가 집에 올 때 같이 가져온 거에요.

아가때부터 방석을 좋아했습니다.

방석에 앉고 눕고 물면서 갖고 놀았어요.

그러더니
4개월이 지나면서 방석을 말기 시작했습니다.

이때부터 시작된 방석멍

주둥이와 앞발을 이용해

돌돌 말기도 하고 접기도 합니다.

얼마나 잘하는지 신기하더라구요.

방석은 반으로 접어 쓰세요.

물론 방석을 말기만 하진 않았죠.

터그놀이도 하고

가끔은

이러기 있기 없기

거친 누나에게 푸학~~!!

장난치며 놀다 얻어맞기도 하구요.(학대아님 주의)

내사랑 방석

그러더니 6개월이 되자 저녁마다 방석명상을 합니다.

방석을 접은 채 엎드려 20분 정도 가만히 있습니다.

고요하고 편안한 상태로 머물다

명상을 마치면 방에 자러 들어옵니다.

제 방석 주세효.

이갈이할 땐 이가 아프고 간지러우니 방석을 물고 엎드려 있나보다 했거든요.

물고 있을 때도 있고 아닐때도 있지만

놀라운건 집중력과 꾸준함입니다.

무아상태인가

20분 30분 가량 한 자세로 고요히 머무릅니다.

8시30분쯤 지나 옆에 누워있거나 앉아있던 애가 안보이면 아, 명상시간이구나 합니다.

그래서 그시간엔 거실 불을 꺼주고

장군이를 부르지 않습니다.

장군이가 명상하고 일찍 잠들어 우리도 덩달아

소등을 빨리하고 9시30분이면 잠자리에 듭니다.

명상하는 거 처음 봐?

대부분 문 앞에서 하지만 거실 어딘가에서 할 때도 있습니다.

명상할 땐 방해하지 않으려 하는데

글을 써볼까 싶어 어제는 사진이랑 영상을 찍었죠.

방해하지 말아줄래요?

방해했더니 자리를 옮겼어요.

이번엔 비어있는 큰방에 들어가 혼자 조용히 명상합니다.

미안미안 방해하지 않을게

해놓고 또 영상을 찍었죠^^;;;;

미안, 이젠 진짜 방해하지 않을게.

엄마는 새벽명상

아빠는 낚시명상

장군이는 방석명상

우리는 명상가족입니다^^

방석 명상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