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티어의 삶 1편
무려 13년 전이다.
(정확한 기록을 보려고 출입국에 관한 사실 증명 보고 내적으로 놀람)
나는 지금까지 태국을 10번을 다녀왔으며
태국에서 1달 살기, 발렌티어, 3년 살기,
여행자 생활 등을 합하면
대략 5년 정도의 시간을 보냈다.
나의 인생 3N 년차에서 5년이라는 시간은
결코 작지도 크지도 않은 시간이지만,
타 문화권에서 5년이라는 시간을
건강히 보낼 수 있었다는 것은
너무나도 감사한 일 중에 하나.
1달 동안 각 대학교에서 모인 사람들과
태국 Khonkaen 이라는 지역에서
그 지역 대학생들에게 한국 문화를
전하는 일을 했었는데
그때만 해도,
한국 사람이라고 하면 남한 사람이니?
북한 사람이니?
이 말을 서슴없이 질문을 받을 때였다.
그냥, 동아리의 스케줄에 따라서 1달을 살다 보니
정말 재미있었고,
아무 생각 없이 1달이 지나갔었다.
처음 느껴보는 한 여름의 크리스마스도
너무 좋았다.
그렇게 태국에 잠깐 스며들었다.
그렇게 대학 졸업을 하고 석사 생활을 시작하면서
태국에서 보냈던 생활은 마치
꿈에서 지나간 세월처럼 아득해졌다.
석사 생활이 익숙해졌을 겨울방학,
나는 외동딸이고,
대학 시절에도 알바 한 번 안했을 정도로
나름 유복한?가정에서 자랐다.
근데 마음 한구석에서는
아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다.
한국을 떠나고 싶다.
모험하고 싶다.
이런 생각들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마음을 먹고,
부모님께 선언하고
(후에 들은 이야기이지만 허락하기 쉽지 않으셨다고 한다)
태국 가는 준비를 하게 되었다.
그때는,
1달 살았던 경험이 끝이라
그냥 행복한 여행을 준비하는 것 같이
태국살이를 준비했다.
11년 전에는
지금처럼 트래블월렛이나,
큐알코드 결제 시스템이 없을 때라
유일하게 있는 우리은행 카드를 발급받고
태국살이에 제일 중요한 전기장판을 챙기고
28인치 케리어 하나로 태국으로 향했다.
(태국의 첫날이 크리스마스 날 이더니 태국으로 일년살이 떠난 날도 12월말 감성 넘친다.)
지금 생각하면
20대의 내가, 한 번의 직항으로 도착하는 방콕도 아닌
Khonkaen을 경유해서 간다는 결정을
어떻게 했는지 모른다.
그렇게 난 12월의 마지막 날에 태국에 도착하게 되었다.
한국에서 떠나올 때는 아무 생각도 없고
준비의 여파로 정신이 없었는데
방콕에 도착하고 Khonkaen에 가는 비행기를 기다리는
그 작은 시간에 많은 감정이 오갔고
방콕 공항에서 참 많이 울었었다.
슬픈 것도 아니고 복잡 미묘한 감정들이
오갔었던 것 같다.
내가 발렌티어로 생활할 단체에서 마중을 나와주셨고
내가 살 집에 저녁때 도착하게 되었다.
태국어도 할 줄 몰라서(+영어도)
모든 의사소통을 못 했을 때
정말 우당탕탕한 태국 생활이 시작된 것이다.
나의 1년 동안의 숙소는 태국 대학생과 함께 센터 생활을 하였고
3층 건물의 3층에서 3인 숙소에서 생활이 시작되었다.
잊을 수 없었던 대나무 침대
그날의 더위 그리고 그날의 습도
그렇게 나의 태국 첫날이 지고 있었다.
말하는 것, 빨래 하는 것, 밥 먹는 것,
친구와 시간을 보내는 것, 나가는 것,
모든 것을 처음부터 배우는 생활이 시작된 것이다.
나는 20살이 넘었지만
태국 친구들의 도움의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7살의 삶으로 돌아가 있었고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2살 정도의 수준이 되는 말들도 가득 채워진 삶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