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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히 Apr 14. 2024

나에게 독서는 독(毒)이었다.

 - 독(毒)으로 치부된 독서

 어렸을 때 책 읽는 친구들을 보면 가슴 한 켠에 부러움이 샘솟았다. 하지만 그 부러움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풀어내지 못하고 부정적인 방식으로 표현했었다.

 

 우리 집에는 책이 별로 없었고, 나는 책을 읽을 기회가 거의 없었기에 책 읽는 친구를 보면 ‘책벌레, 공부쟁이, 재미없는 놈‘ 등으로 놀리기 일쑤였다.


 집에 있는 책들은 부모님께서 주위분들에게 얻은 중고책들 뿐이었다. 재밌는 책이라고 있었으면 좋았었겠지만 모두 위인전이고, 자서전뿐이었다. 재미있는 책들은 굳이 나누어주지 않았으리라.

 그 집에서도 안 읽는 책들이었기 때문에 우리 집까지 흘러들어왔을 것이다.


 4 식구가 사는 집에서, 그리고 내 방이 없는 곳에서 책을 읽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다시 생각해 봐도 그런 환경에서 독서란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티비 소리와 부모님의 잔소리, 게임 소리 등 온갖 소음이 집안을 활개치고 다녔기 때문이었다.


 학창 시절에 있어서 독서는 “독(毒)“으로 치부되었던 것 같다. 영어, 수학 공부할 시간도 모자란데 책을 읽는다는 것은 시간 낭비라는 인식이 꽤나 많았었던 것 같다. 무엇이 정답일까?


 대학생활도 그리 다르진 않았다. 집안 형편이 넉넉하지 않았기에 대학 교재를 사는 것조차 부담이었기 때문에 다른 책은 엄두조차 못 냈었다.


 대학 교재도 여간 비싼 게 아니었다. 동기의 새책을 빌려 제본을 하거나, 선배들께 부탁해서 적극적으로 책을 물려받았었다.


 나의 학창 시절은 그렇게 책과 거리를 둔 채 흘러가 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다행히 서울에 있는 대기업에 취직할 수 있었다. 입사 후 회사에서는 자기 계발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지원의 일환으로 “북러닝”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학창 시절의 습관이 남아있었는지 나는 그 프로그램에서도 “엑셀, 파워포인트, 외국어” 등 공부를 위한 책만을 선택하고 있었다.


  30대 중반이 된 지금, 약 70권의 책을 완독 했다.

다른 분들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권수이겠지만 나에게는 뿌듯한 숫자다.


 심경에 어떤 변화가 있었기에 책을 저렇게 읽을 수 있었을까? 그리고 책을 읽은 후 나의 삶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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