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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히 Jun 14. 2024

회사에서 이어폰 껴도 되나요?

 - 이어폰 껴도 된다 vs 안된다

 우리의 학창 시절을 한 번 생각해 보자. 내 경험상 공부하면서 이어폰을 안 끼는 친구들은 정말 드물었다. 비율로 치면 5% 정도 내외이지 않을까 싶다. 대부분은 하기 싫은 공부를 할 때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억지로나마 공부를 했던 걸로 기억한다.


 이제는 학교라는 공간이 아니라 회사라는 공간에 적응할 때가 왔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종종 “회사에서 이어폰 껴도 되나요?”라는 질문이 등장하곤 하는데 이에 대한 답변은 천차만별이다.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정해진 정답은 없다고 생각한다. 수학처럼 1+1=2라는 명확한 답이 없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회사에서 이어폰을 껴도 되는지에 대한 의문은 언제나 논쟁거리로 등장할 것이고 너 나 할 것 없이 자신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펼칠 것이다.


 나 또한 회사생활을 하면서 일이 잘 안 되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 이어폰을 끼고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하곤 했었다. 하지만 나는 이어폰을 끼지 않았다.


 이어폰을 껴도 되는지에 대해 나의 생각과 기준을 말해보고자 한다.




1. 이어폰을 껴도 될 때_근무시간이 아닐 때

 - 첫 번째로는 근무시간이 아닐 때이다. 아침 근무시간 전에 이어폰을 끼고 노래 듣는 것에 대해서 지적을 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일을 시작하기 위해 자리를 정리하고 생각을 정리하면서 노래를 들을 수도 있는 것이다.


 또한 요즘 주 52시간 제도로 인해 근로시간이라는 것은 아주 민감한 사항인 것이다. 근로시간 전에 근무태도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은 그 사람이 “나 꼰대요”라고 말하는 꼴인 것이다.


 마찬가지로 가뜩이나 일이 많아서 야근을 하는 경우를 가정해 보자. 9-6라는 정규 근로시간은 끝이 났다. 퇴근할 사람들은 퇴근하고 나는 일이 많아서 야근을 해야만 한다. 이런 경우에는 노래를 들어도 되지 않을까?


 내가 생각한 첫 번째 이어폰을 껴도 되는 상황에 대한 기준은 “근로 시간(=근무 시간)”인 것이다.




2. 이어폰을 껴도 될 때_업무상 필요한 경우

 - 두 번째는 업무상 필요한 경우이다. 이 부분은 정말 코에 걸면 코걸이고 귀에 걸면 귀걸이일 수밖에 없다.


 요즘은 직업 특성상 IT개발자들이 많다. 이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일을 하는 데 있어서 다른 사람들과의 협업이라든지 소통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수정하는 일은 사람과 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프로그래밍 언어를 통해 컴퓨터와 대화하는 작업인 것이다. 다른 사람들과 대화가 별로 없는 직무는 이어폰을 껴도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여러 가지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말이다.


 우리 회사에서도 이어폰을 끼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나는 이 부분에 대해서 십분 이해한다.


 우리 회사는 가맹점이 많다. 동종업계에 비해서 상당히 많은 편이다. 그러다 보니 담당자에게도 연락이 아주 많이 온다.


 한 예로, 회사 전산망을 통해 물류센터 재고를 확인해 달라는 일이 있다. 한 손으로 전화를 받고 나머지 손으로 일을 해보면 알겠지만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니다. 차라리 이어폰을 끼고 통화를 하면서 양손으로 컴퓨터를 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다.


 문득 든 생각인데, 콜센터에서 일하시는 분들과 비슷한 느낌일 것 같다. 전화를 받으면서 일을 처리해야 할 경우에는 이어폰을 껴도 누구 하나 뭐라 할 사람이 없을 것이다.


 업무상 필요한 경우, 이것이 이어폰 사용 가능한 두 번째 이유이다.




 이렇게 나의 결론은 근무시간 외에는 자유를 보장해 주고, 근무시간일 때에도 일의 효율성을 위해서는, 전화통화를 위한 목적이라면 이어폰을 껴도 된다고 생각한다.


 번거롭겠지만 전화통화가 끝나면 이어폰은 반드시 빼길 바란다. 요즘은 선배들이 후배눈치를 많이 좀 보는 것 같다. 그만큼 조심스럽기도 하고, 예의를 갖추려고 하기 때문이다.


 후배가 이어폰을 끼고 있어서 선배가 말을 거는데 눈치를 보는 상황을 몇 번 본 적이 있다. 하지만 결코 그 모습이 좋아 보이진 않았다.


 이어폰을 껴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업무상 필요하다면 껴도 좋다. 하지만 그 외의 상황에서는 이어폰은 끼지 말았으면 한다. 회사는 학교처럼 모두가 동등한 사회가 아니다.


 회사라는 조직에 들어왔으면 눈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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