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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원장 Jan 12. 2020

제 생각엔 그냥 질투인 것 같아요...

개혁을 반대하는 이들에게

"제 생각엔 그냥 질투인 것 같아요..."

제가 기자라서, 사석에서 만나는 분들... 친구들.
기업 하시는 분들, 은퇴한 관료분들. 동네 장사하는 동창.. 많은 분들이 우리 경제를 걱정합니다.

진심이 느껴지고, 어쩌면 저처럼 평생 월급쟁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현실적인 우려일 겁니다...

특히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이나, 최저임금에 대한 우려가 많으시죠 세금 이야기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어떤 분들은 제가 1년 내는 소득세의 수백 배를 내시니, 그런 불만 이야기할 만큼 충분한 자격이 있으세요!)

그런데 우리가 가야 할 방향... 근로시간을 줄이고,  일자리를 나누고,  소득격차를 줄이고, 나아가 출생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뭔가>를 하긴 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이건 분명해요...

뭔가 고쳐야 합니다. 지금부터.  그렇지 않으면 언젠가  정말 위험해질 겁니다. 이 역시 모두가 동의하는 명제입니다.

우리의 시장경제는 이 <뭔가 지금 고쳐야 한다>는 명제로 발전해왔습니다. 그때마다 강렬한 반대가 있었고 상당한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중요한 것은 고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겁니다. (막스가 그대로 두면 필연적으로 망한다고 했잖아요~)

노동자들의 파업이 합법화된 게 1842년입니다.
우리 헌종 8년에, 서구 시장경제는 노동자의 파업을 인정해 줬습니다. 당시 기업가들은 왜 이 위험한 동의를 해줬을까.

유럽에서 <누진세>가 도입된 것도 100년이 넘습니다. "돈을 더 번 사람이, 더 높은 세율로 세금을 내라"  참으로 파격적입니다. 이 발명이 아니었으면 어쩜 시장경제는 무너졌을지도 모릅니다. 이  <위험한 발상>은 어떻게 100여 년 전에 사회적 동의를 얻었을까.

멀리 갈 것도 없습니다. 흑인과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임금을 받아야 한다는 원칙은 미국에서도 1964년에 도입됐습니다.(물론 현장에서 지켜지기까지는 수십 년이 더 걸렸습니다)

당시 미국 사회는 "여성이 어떻게 남성과 동등한 임금을 받는가? 나와 저 깜둥이가 같은 임금을 받아야 한다고? "라는 충격적 질문에 빠졌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발전해 왔습니다

그러니 뭐든 지금부터 고쳐야 합니다. 물론 시행착오도 있고, 부작용도 있을 겁니다. (81년 레이건은 서민들의 보조금을 대폭 삭감하면서 이 조치가 서민들의 근로의욕을 북돋을 거라고 했다) 그래도 뭐든 하긴 해야지요.

그런데 여기저기서 온통 안된다는 말들만 나옵니다. 52시간도 안되고 최저임금도 못 올리고, 보유세도 못 올리고, 복지 확대도 어렵고 확장재정도 안된다면... 어떡하죠.

경험해봤잖아요... 이가 계속 아픈데, 시간이 지난다고 그냥 좋아지지 않습니다. 일이 커질 뿐이죠.  

2012년 공화당 후보로 대선에 나온 밋 롬니는 기자들이 소득 격차에 대해 물으니 "제 생각에는 그냥 질투심인 것 같아요"라는 유명한 답을 남깁니다. 우리가 닥친 문제를 애써 모른 척한다고, 그 문제가 해소되는 건 아닐 겁니다.

오늘도 우리는 여전히 인구 1만 명 당 자살자 비율이 세계에서 제일 높습니다. 하루 평균 36명이 자살하고(우리가 엉터리 경제라고 비웃는 그리스의 10배가 넘는다)  노동시간은 세계에서 제일 길며, 세계에서 가장 아이를 안 낳습니다.(우리  다음으로 노동시간이 긴 멕시코는 공교롭게 인구 1만 명 당 살인으로 죽는 비율이 제일 높다. 우리는 스스로 죽고 그들은 서로 죽인다)

반대하고 불평하는 분들의 목소리도 소중하지만, 이거 하나는 뚜렷해 보입니다... 그 한 가지. 이제 뭐라도 해야 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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