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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르 Jan 02. 2020

전기차가 한국의 미래 모빌리티로 적합하지 않다면?

한국에서의 미래 모빌리티 - 1

~3

 테슬라의 성장은 내연기관 퇴출을 가속시키는 원인을 제공했고, 전기차 시장은 날로 증가하고 있다. 전기차가 미래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으로 보이지만 실제로 가능할까?

출처: https://www.ev.or.kr/portal/chargerkind?pMENUMST_ID=21629

 전기차는 필연적으로 충전기를 사용하며 적게는 20분, 많게는 9시간까지 소모한다.

배터리가 발전하고 더 많은 용량을 제공한다면 동일하게 더 높은 출력의 충전기를 사용하게 될 테니 충전시간에 대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 합리적이다.(스마트폰의 배터리 용량이 커지고 있지만, 성능도 그에 맞춰 향상되고 결과적으로 예나 지금이나 충전시간은 1시간 30분~2시간 안팎인 이치와 같다.) 주유소가 보통 6~8개 정도의 주유기가 있고 주유시간은 대략 2~3분이다. 회전율이 높은 주유소의 경우 지금도 교통량이 많을 땐 주유를 대기하는 차가 즐비한 만큼 만약 전기차 점유율이 높아진다면, 20분~9시간이나 걸리는 전기차를 위해 주유소들은 주차타워로 바뀌고 상층에는 카페가 위치하여 음료를 구입했을 시 주차요금을 면해주는 형태의 충전소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렇지 못한 현재, 명절에 고속도로 휴계소에는 전기차 충전소 앞에서 줄지어 기다리는 차주들을 볼 수 있다. 그들은 도대체 몇 시간을 기다려야할까..... 전기차 제조사들은 20분 충전으로 최대 50% 충전이 가능하다 주장하지만, 이는 '자사'충전소에서 충전했을 때를 의미하기에 범용 충전기를 사용해야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의미 없는 소리다. 때문에 원래라면 집에서 쉬어야 하지만 충전을 위해 밖에 나가 시간을 때워야 한다는 점은 생각보다 번거로울 것이다.


 가정에서 휴식을 취하는 동안 아파트 주차장과 같은 부지에서 충전하는 게 가장 이상적인 형태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한국의 경우 전기차 충전기 설치를 국가가 지원해주는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단독주택이 아니고서야 여러 애로사항이 있는데, 충전기는 국가가 지원했기 때문에 철거, 이동 시 서류 절차가 복잡한 점만 해도 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를 주차장으로 바꾸거나 유지보수 과정에서 주차라인이 다시 그어지는 등의 활동이 제한되는 문제가 발생하여 처음부터 전기차 충전 주차장이 대부분으로 설계된 아파트가 아닌 이상 전기차 보급에 큰 장애물이 될 것이다. 당장에 차를 바꿀 때 전기차를 고려한다 해도 '충전이 가능한가?'를 스스로에게 질의하고 안된다면 편의를 위해 내연기관차를 구매할 것임이 확실한데, '전기차가 많아지면~'이라는 전제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최근 테슬라 모델3를 계약했다가 아파트 입주자회의에서 안된다는 결론을 받고 취소한 사례가 주변에서도 4건이나 발생하여 의도치 않게 현실성이 없음이 나 스스로에게 확신을 가져다주었다.


 법으로 설치를 강제한다면, 앞서 서술했듯 충전기는 국가재산이기에 함부로 하지 못한다는 점이 아파트의 경우 공용부지를, 다세대주택 같은 경우 사유지를 국가가 취하는 모양새가 나오기에 자유를 과하게 침해한다는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이 모든 걸 뒤로하고도 한국의 경우 주차공간 부족으로 아파트 단지 내에서도 2중 주차를 쉽게 목격할 수 있고 골목의 거주자 우선 주차공간, 빌라의 여유부지에 쑤셔 넣은 형태의 주차 풍습으로는 집 앞에서 충전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만약 모든 난관을 극복하고 설치를 완료했다 하더라도 전기 인프라의 증축비용도 무시하지 못할 것이다. 일반 가정이 5KW의 전력이 들어오는데, 주차칸 하나당 가정 하나에 맞먹거나 최대 70배(일반충전기는 5KW, 급속충전기는 350KW의 전력을 소모한다.)에 달하는 인프라를 추가 구축해야 하며, 성능이 올라가고 충전 속도가 올라감에 따라 더 큰 전력을 요구하게 될 것은 확실하다.


추가) 단적으로 원전 1기는 1000MW의 출력이고 이는 300kW 급속충전 3333대, 완속충전은 약 33만대 가능하다 생각하면 된다. 대한민국 자동차 등록 대수는 26.1백만대이며 이들이 모두 '완속충전'을 진행한다면 (완속충전은 완전방전에서 약 24시간 정도 걸림에 따라 보수적으로 모두 동시 진행한다고 봄이 올바르다.) 78300MW가 필요하다. 실시간 전력수급현황을 확인해보면 얼마나 말이 안되는 수치인지 확인해볼 수 있다.

https://new.kpx.or.kr/powerinfoSubmain.es?mid=a10606030000

추가 끝)


 충전시간, 충전기 보급 다음으로 충전기 자체의 문제도 있다. 배터리가 발전하고 용량이 커짐에 따라 충전시간을 줄이기 위해 더 높은 출력의 충전기가 개발된다는 그 자체가 문제다.

 현재 세계의 충전기는 간략하게 이러하다. 아직까지 충전기의 표준화가 이루어지지도 않았지만 표준화가 되었다고 가정해보았다. (사실 표준화 그 자체로도 엄청난 난관입니다.)


 표준화가 비교적 잘 되어있는 스마트폰으로 풀어보자면, 갤럭시 S가 처음 등장한 시점부터 USB-microB로 약 7년간 5W~18W까지 충전 출력이 높아졌다. 연결단자가 버틸 수 있는 출력이 정해져 있기에 배터리 용량이 늘어나고 기존의 표준 단자 규격으로는 높아진 충전 속도를 감당할 수 없기에 어느 순간 Type-C로 바뀌게 되어 노트10의 25W 충전기는 TypeC-TypeC 케이블을 사용하게 되었다. 휴대폰 배터리가 없을 때, 충전기를 빌려 사용하는 상황을 생각해보면 커넥터가 바뀌는 과도기에 서로 충전기가 맞지 않아 충전을 못하는 때나 젠더를 통해 이전의 저속 충전기로 충전하는 일이 생겼을 것이다.

 전기차로 바꾸어 말하면, 차를 2~3년에 한 번씩 바꾸는 것도 아닌데 전자기기가 발전하는 속도로 어느 순간 표준화 규격이 바뀌고 충전소에 따라 가능한 곳과 불가능한 곳이 생길 것이며 신형 충전기가 보급이 되면 될수록 충전할 수 있는 지역이 줄어들 것이다.

 지금만 해도 한국에 사용하는 커넥터가 4가지인데 모든 차량을 호환해주기 위해 충전기에 케이블이 6개 10개 달린 상태로 모든 주차칸에 있는 모습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용량이 커진 차를 이전의 충전기로 충전하자니 충전시간이 배로 들고(하루 이상일지도...), 스마트폰도 그러하듯 용량이 늘어난 만큼 성능도 높아져 실 사용시간에 큰 변화가 없듯 자동차 배터리의 용량이 늘었지만 성능이 그대로라 모든 차종의 주행거리와 용량이 비례한 게 아닌 이상 적은 양만 충전하고 다니는 건 어려울 것이다. 점점 충전할 수 있는 곳이 줄어드는 차량은 중고차 시장에서도 찬밥신세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다.

 그렇게 새로운 규격이 나와도 큰일이다. 스마트폰 충전기와 같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액세서리가 아닌 전기차 충전시설은 인프라인 점을 생각해봤을 때, 전국의 인프라를 교체하며 사용되는 자본은 결코 무시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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