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일기 #4
벚꽃이 한창이다. 사람들이 보내준 사진들이 온통 꽃 사진이다.
꽃구경은 이제 봄이면 해야 하는 것이 되었다.
막내에게 꽃 보러 가지고 했더니 돌아오는 대답은 ‘왜’’이다.
뭐라고 설명해야 하나.
‘예쁘니까~ 꽃도 보고 바람도 쏘이고 그러는 거지 뭐’ 라고 대답했다.
‘그럼 아무것도 안 하는 거네’ 한다.
꽃구경의 필요성이 없는 나이다.
꽃구경의 이유를 납득시킬 수 없는 나이다.
꽃구경을 해야 하는 이유는 꽃을 보면 즐겁다.
입고리가 올라간다.
봄을 볼 수 있다면 꽃을 통해서다.
날씨, 온도, 풀냄새로도 봄을 느낄 수 있지만 누가 뭐래도 꽃이 으뜸이다.
동네 벚꽃길을 어젯밤에 잠깐 걸었다.
떨어진 벚꽃잎으로 바닥이 촘촘히 박혀있었다.
순식간에 폈다가 찬란하게 사라지는 꽃이다.
바람에 날리는 벚꽃눈은 우리네 짧은 인생을 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