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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곤 Apr 21. 2024

마음의 온도가 상승한 날

어제 비 내리는 오후 커피숍에서 커피를 마시는데 내일 만나기로 한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친구야, 내가 갑가지 일이 생겨 내일 약속을 지킬 수 없을 것 같은데 오늘 만날 수 있을까?'

친구가 말했다.

"나는 괜찮지만, 여기까지 오려면 네가 힘들지 않아?"

2시간 거리에 사는 친구를 걱정하며 내가 말했다.

"아니야, 나 지금 공덕동인데 3, 40분 후에는 너네 집 근처에 도착할 수 있어."

그가 다시 말했다.

"그래라, 그럼. 기다리고 있을게"

내가 말했다.


그리고 우리는 커피전문점에서 만났다.

도착하자마자 그는 지방에 일이 생겨 내려가야 한다면서 가방에서 책을 한 권 꺼내며 이렇게 말했다.

"서점에 가서 너에게 도움이 될만한 책이 있을까 찾다가 샀다."

"와우, 너무 고맙다"

나는 감격하며 말했다.

"네가 가는 작가라는 길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

그가 말했다.

"친구밖에 없다."

내가 다시 말했다.


짧은 시간 동안 대화를 하고 그의 아내와 만나기로 했다고 해서 우리는 헤어져야 했다. 지하철 역 구에서 헤어지며 친구에게 잘 가라는 인사를 하고 나는 그의 모습이 내 시야에서 안 보일 때까지 가지 않고 있었다. 짧은 만남 속에서도 서로의 따스한 마음을 느낄 것일까. 내가 그의 뒷모습을 보고 있는데 그가 돌아보는 것이다.

그리고 친구가 내게 이렇게 말했다.

"들어가라"

"그래, 조심히 가라"

그리고 그가 지하철 역내로 들어가는 계단을 내려가면서 다시 뒤를 돌아보자 나는 손을 들어보며 인사를 보냈다. 그리고 집으로 가는 길. 우산 위를 타며 흘러내리는 빗줄기 소리가 그날따라 따스하게 울린다.


친구의 마음에 공명이라도 느끼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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