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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겨울나무 May 15. 2023

알쏭달쏭 우리말(69)

[혼동하기 쉬운 맞춤법]

  중복(겹말)된 말의 남용     


중복(겹말)된 말 중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사용하는 말은 한자어에 뜻이 이미 들어가 있음에도 우리말을 겹쳐 쓰는 일이라 하겠다. 그럼에도 아무렇지도 않게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중복된 말을 피하기 위해서는 '~하다'를 붙여 쓰거나, 우리말로 바꿔 쓰면 된다’.      


    

 ♣ '판이(判異)하게 다르다'     


    * 같은 배에서 나온 형제이지만 성격은 ’판이하게 다르다‘.


    이때 ’판이하게 다르다‘란 말은 뜻이 중복된 말이다. 그러므로 ’판이하다‘ 또는 ’아주 다르다‘로 고쳐 써야 한다.      


     ’판이‘라는 한자어 하나가 이미 '비교 대상의 성질이나 모양, 상태 따위가 아주 다르다'란 뜻이므로 '다르 다'를 굳이 덧붙일 필요가 없는 것이다.     


 남은 여생(()‘      


    * 여기서 ’남은‘이란 말은 사족이다. 그러므로 ’여생‘, 또는 ’남은 생애‘로 바꿔 써야 한다.      

    

 피해를 입다    

 

    * ‘피해를 보다’, '피해를 당하다‘, '해를 입다’ 등으로 바로 잡아 쓰도록 노력해야 한다.     

 

 과반수(過半數)를 넘는     


    * 과반수(過半數)’란 말에 이미 반(半)이 넘다(過)란 뜻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므로 '넘는'을 삐고 '과반수'만 써야 한다.      


 결실을 맺다     


    땀흘려 가며 열심히 일한 결과 ‘풍성한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결실을 거두다, 결실을 보다, 열매를 맺다‘로 바로 잡아야 한다.     


 ♣ ’말로 형언할 수 없다‘     


   그 영화 장면은 차마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처절한 장면이 많았다'‘형언할 수 없다’ ‘말로 다 할 수 없 다’로 고쳐 써야 한다.  


 ‘형언(形)하다’에 이미 '형용해 말하다‘란 뜻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 ’피랍되다‘     


 ’피랍된 여객기가 인천공항에 비상착륙했다‘는 ’납치된‘으로 바꿔 써야 한다. 피랍(被拉)이란 말에 이미 '납치를 당함'이런 뜻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피살되다' '피습당하다' 등도 마찬가지 경우라 하겠다.     


 ♣ ’부상당하다‘     

   ’부상당하다‘ 대신 ’부상을 입다‘로 고쳐 써야 한다.     

 

   ’부상(負傷)‘이란 단어에 이미 ’몸에 상처를 입다' 뜻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다     


  위에서 ‘수상’‘노벨 문학상을 받았다’로 써야 한다. ‘수상(受賞)’이 란 말 속에 이미 '상을 받음' 의 뜻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옥상 위에     


  ‘고층 빌딩의 옥상 위에 거대한 광고판을 세워놓았다‘는 ’고층 빌딩의 옥상에'로 바꿔 써야 한다. ’옥상(屋上)‘이란 말이 바로 '지붕 위'라는 뜻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선취점(先取點)을 얻다     


  선취점(先取點)‘이란 '먼저 딴 점수' 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선취점을 올렸다‘ 또는 ’먼저 점수를 얻었다‘로 바꿔 쓰도록 해야 한다.     


 ♣ ’수많은 관객들‘     


   ’그 가수의 노래는 수많은 관객들을 열광시켰다‘에서 ’수많은 관객들‘ 속에는 이미 ‘수많은'에 복수 개념이 들어 있으므로 '들'은 필요 없다. 그러므로 ’수많은 관객을‘로 고쳐 써야 한다.     


 여기서 ’많은 사람들‘’여러분들‘도 마찬가지 경우라 하겠다. ’많은 사람‘ 그리고 ’여러분‘으로 써야 하겠다.


♣ ’아직 시기상조다‘     


 ’성공을 장담하기에는 아직시기상조다‘ 에서는 ’아직‘을 빼고 ’시기상조‘만 쓰든지, ’아직 때가 이르다‘로 바꿔 써야 한다.


 시기상조(時機尙早)''어떤 일을 하기에 아직 때가 이르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아직 미정(未定)'도 마찬가지 경우라 하겠다.     


간단히 요약하다     


여기서는 ’간단히‘를 빼고 ’요약하다‘만 쓰면 된다. ’요약(要約)‘이란 말에 이미 '말이나 글의 요점을 잡아서 간추린다'는 뜻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 ’사전에 예방하다‘    

 

 잘못된 생활습관 등으로 인한 성인병을 ’사전(事前)에 예방하기 위해‘에서는 ’사전‘을 빼고 그냥 ’예방하기 위해‘로 써야 한다.      


 ’예방(豫防)'이란 '질병, 재해 따위가 일어나기 전에 미리 대처하고 막는 일'이란 뜻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미리 예고(豫告)하다'’미리‘를 빼고 ’예고‘만 쓰면 된다.      


그 밖에     


  * ’역전(驛前) 앞에서‘’역 앞에서‘, 또는 ’역앞 광장에서‘로       


  * ’계약을 맺다‘ ’계약(契約)하다‘로      


  * ’그때 당시‘’당시(當時)‘, 또는 ’그때로‘


 * ’매 시간마다‘’매시간‘, ’시간마다‘로     

 

 * ’해변가‘ ’해변‘으로      


 * ’따뜻한 온정‘ '따뜻한'을 빼고 ’온정(溫情)'으로 써야 한다.     


 그러나      


 * ‘처갓집’‘처가(妻家)'로, ’고목나무‘ ’고목(枯木)'으로, '단발(斷髮)머리' 등은 분명히 겹말이긴 하지만 관용으로 허용되고 있다.     


참고로 겹말의 남용은 한자어의 정확한 뜻을 모르거나 그 뜻을 생각하지 않고 쓰는 데에서, 또는 ' 의미를 한번 더 강조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겹말을 사용하지 않고 간결하고 명료한 말과 글을 쓰는 것이 더욱 설득력이 있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는 일이라 하겠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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