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작년쯤일 것이다. 결혼을 결심한 친구와의 모임이 있었다. 그날 나는 친구에게 어떻게 결혼을 결심하게 되었는지 물어보았다. 친구는 한참을 고민한 후, 그 사람을 생각하면 '둥근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평소 자신의 뾰족하고 모난 마음이 웬걸, 그 사람 앞이면 모두 깎여 둥글둥글 해진다고. 무지 화가 나고 속이 상한 날, 날이 잔뜩 서있다가도 이상하게 그 사람과 함께면 모든 게 보드라워졌다고 했다. 심지어 별로 노력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그 둥근마음이 얼마나 대단하냐면, 예비신랑의 모나고 뾰족한 부족한 부분도
둥글게 모두 감싸 안고 싶어 진다고 했다.
그런 모습이 스스로도 마음에 든다고,
둥근 미소를 머금는 그 친구의 모습이 참 예뻐보였다.
2024.07.26
한 여름 밤,
친구의 청첩장을 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