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실험미술 1960-70년대 展
한때 미친놈 취급을 받던 젊은 예술가들의 전위적 실험미술 작품이 50년만에 국립미술관을 점령했다. 국립현대미술관 + 구겐하임미술관 공동기획 《한국 실험미술 1960-70년대》展. 강국진, 김구림, 김영진, 성능경, 이강소, 이건용, 이승택, 최병소 등 작가 26명의 대표작 99점과 아카이브 자료 31점을 선보인다.
국제적으로 6.8혁명, 반전운동, 페미니즘, 제3세계 문제 등으로 전환기를 맞은 가운데, 국내에서는 6.25전쟁 이후 압축적 근대화와 산업화가 추진되던 시대. 4.19혁명 세대로서 예술과 사회의 소통을 강조하고, 보수화된 기성세대 미술에 반발하며 도발적인 예술 실천을 감행했던 청년들. 이들은 서구 이론과 방법을 수용하면서도 한국적 미술의 정체성을 고민했고, 매체와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다양한 창작방법을 실험했다.
1970년대 너무나 전위적이어서 유신정권으로부터 ‘불온한 퇴폐 미술‘로 지목당해 탄압받았던 이들의 작품과 퍼포먼스는 2020년대 울트라 영 컨템퍼러리 아티스트의 것이라 해도 어색함이 없는 50년 먼저 온 미래.
이번 전시는 2023.5.26(금) 오늘부터 7.16(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9.1(금)부터 2024.1.7(일)까지 뉴욕 구겐하임에서, 2024.2.11(일)부터 5.11(토)까지 LA 해머미술관에서 진행된다. 우리 미술을 소개하는 기획조차도 해외 순회전을 먼저 하고 돌아와 결과보고 형식의 국내전을 했던 과거와 달리, 이제 우리가 콘텐츠의 표준을 만들고 세계로 전파하는 시대가 되었다.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사조로 글로벌 미술시장에서 인기를 끈 단색화(1970년대 유행한 추상미술, 영문도 Dansaekhwa라는 고유명사로 표기) 이후, 세계에 소개할 또 하나의 K-art 브랜드를 선보이는 기획이란 점에서 전시 자체의 의미도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