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없는 위스키 책

위스키, 스틸영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책 내용과 재미를 떠나 너무 간결하고 쉽게 읽히는 글쓴이의 솜씨가 매우 부럽다. 입과 귀, 머릿속에 익숙하지 않은 위스키 이름과 지명, 글쓴이가 여행하며 만난 사람들의 이름을 제외하면 마치 알고 있는 내용을, 몇 번 읽을 책을 다시 읽는 것처럼 쉽게 읽히는 글 솜씨가 참 좋다. 신문사에 고정 칼럼을 쓰고 출판사 대표를 비롯한 여러 N잡을 가지고 열성적으로 살만큼의 내공이 느껴지는 솜씨라는 점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제목을 보며 '여전히 독주를 즐길 만큼 젊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그래서인지 잘 읽지 않는 프롤로그부터 찬찬히 읽기 시작했다. 책을 다 읽고 나면 프롤로그가 글의 전체를, 글쓴이가 이 책을 통해 하고자 하는 말이 잘 드러나 있음을 알 수 있다.



미국과 영국산의 술병의 크기, 양이 차이에 대한 내용만 알아도 '교양인들 사이의 대화'에 도움이 될만한다. "뭐, 굳이 이런 것까지 알 필요는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를 문화에 뿌리내린 다른 여러 가지 이야기들과 마찬가지로, 이런 배경을 이해하고 그들과 대화를 나누면 얻는 것이 훨씬 많아질 것이다."라고 말한 작가의 말(조언)에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작가의 말처럼 음슴 한 지하에서 혹은 술이 떡이 되어서야 위스키를 마시고, 그나마 폭탄주로 '말아서' 무슨 맛인지도 알지도 못한 채 다음 날 지독한 숙취에 시달리며 '양주는 독해'라든지 '조선 놈한테 양주는 안 맞아'라는 무용담 아닌 무용담을 늘어놓던 세대다. 양주는 면세점에서 '폼'으로 사거나 '업무상 필요'에 의해 미리 챙겨놔야 하는 '물건'에 불과했다. 그러니 아는 것이라곤 밸런타인과 로열 살루트, 조니 워커뿐이다. 그것도 뒤에 붙은 숫자 30, 32,38에 집착하고 기억도 나지 않는 블루 라벨에 열광했다.



술 이야기가 아니라면 기행문이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다. 처음에 이야기한 것처럼 간결하고 쉽게 읽히고 중간중간 들어간 누가 봐도 선수가 찍은 사진이 아닌 사진이 작가의 여행과정을 충실하게 몰입해서 따라가게 해 준다. 특히, 4부에 적힌 일본 위스키에 대한 내용은 최근에 재미를 붙인 일본 위스키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데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



읽고 보니 작가의 글 솜씨보다, 작가의 술에 대한 해박한 지식보다... 저리 다닐 수 있는 여유가 더 부러워지는 건 나이가 들어서일까? 아니면 그저 배아픔일까?








매거진의 이전글정말로 공감되게 읽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