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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번역하는 개발자 Jan 02. 2024

임대료 내지마라! 가상 오피스 무료로 이용하기

사업장이 자택인 소상공인을 위한 꿀팁


최근 출판 프로젝트 ZZOM의 사업장을 동탄에서 판교로 옮겼습니다. 무료 가상 오피스를 임대하게 된 건데요. 어떻게 임대했는지, 장단점은 무엇인지 정리해 봤습니다.


동탄러가 판교러가 된 이유

제가 운영하는 ZZOM은 1인출판 프로젝트입니다. 회사를 다니면서 취미로 하는 거라 수익화는 거리가 멀죠. 낮에는 회사를 다니고 수익도 나지 않으니 사무실을 구할 필요도 없던지라 자택을 사업장으로 이용했었습니다. 1인출판 하시는 분 중에 자택을 사업장으로 하는 분이 많은데요. 종종 유료로 가상 오피스를 임대해서 쓰는 분도 계신 모양입니다.


그러다가 우연찮게 무료로 가상 오피스를 쓸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는데요. 결과적으로 ZZOM의 사업장을 아래와 같이 옮길 수 있었습니다.


변경 전: 동탄지성로 333

변경 후: 대왕판교로 645


어쩌다보니 동탄러가 판교러가 된 셈이죠.


왠지 이곳 사람은 다 동안이고, 봇이 길거리를 활보할 것 같은 곳, 판교


가상 오피스 무료로 구하는 방법

제가 이용한 가상 오피스는 경기문화창조허브의 가상사무실인데요. 경기콘텐츠진흥원의 사업공고를 확인하면 됩니다.


경기콘텐츠진흥원 사업공고


저는 남부권역센터의 비상주 오피스를 모집할 때 신청했었습니다. 그 밖에도 동부, 서부, 북부 권역에서도 모집하는데 지원 목적에 따라 대상 업종이 다를 순 있습니다. 연 4회 정도 모집하니까 3개월 주기로 모니터링하면 될 것 같고요. 제 경우는 이 정보를 알게 된 타이밍이 잘 맞지 않아서 6개월 정도 기다린 끝에 신청할 수 있었습니다.


남부권역은 ICT가 주력이나 출판분야도 가능함


신청 절차

모집 공고를 보시면 자세한 안내를 보실 수 있는데요. 간단히 요약해 드리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온라인에서 신청서를 제출한다

심사 결과를 통보받는다

오프라인에서 계약한다

후속 행정 처리를 한다


온라인 신청 시에 필요한 서류 몇 가지가 있긴 한데 작성하는 게 어렵진 않고요. 창업 전, 후에 따라 추가 제출할 자료가 달라지긴 합니다. 오프라인 계약 시에는 도장이 필요한데 서명으로 대신할 수 있기도 합니다. 오프라인으로 방문하면 간단히 안내를 해주시고 서명을 받기까지 15분 정도 소요됩니다.


온라인으로는 진행되지 않으니 평일 일과 시간에 미리 방문 일정을 정하고 가셔야 합니다. 저 같은 직장인은 자율출퇴근 시간을 활용하여 잠깐 다녀오거나 반차 쓰고 가시는 게 안전합니다. 왜냐면 나중에 더 해줘야 할 후속 행정조치가 있거든요.


ICT의 성지지만 전자계약은 안 되는 게 함정


주의 사항

가상 오피스를 신청하는 게 어렵진 않지만 몇 가지 주의할 게 있습니다.


사업자 유형, 창업 기간

가상 오피스 사업 공고에 자격이 명시되어 있는데요. 우선 눈에 띄는 건 ‘개인 사업자’만 해당된다는 겁니다. 법인은 제외인 거죠. 예비창업자도 가능하지만 이미 창업했다면 7년 이내의 창업자만 이용할 수 있습니다.


공고 게시 위치

가상 오피스의 위치는 ‘창조경제혁신센터’인데요. 가상 오피스를 계약하는 곳은 ‘경기콘텐츠진흥원’입니다. 그래서 가상 오피스 관련 사업공고는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는 찾아보기 어렵고 ‘경기콘텐츠진흥원’의 홈페이지에서 찾아야만 정확한 정보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이미 모집 기간이 지났다면 해당 게시물의 담당자에게 공고가 언제쯤 나오는지, 어떤 제목으로 나오는지 여쭤보세요. 권역에 따라 공고 게시물 제목이 다를 수 있거든요. 참고로 서부권역은 ‘가상사무실’, 남부권역은 ‘비상주 오피스’라는 용어를 씁니다.


후속 행정처리

이왕 해당 지역에 방문을 하셨다면 남은 행정 처리도 한 번에 하는 걸 추천합니다. 저처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가는 해당 지역을 두 번 방문해야 할 수 있거든요.


계약 시에 안내를 받겠지만 가상 오피스를 계약하면 일정 기간 내에 사업자 등록증의 주소를 변경한 후 통보해줘야 합니다. 각종 변경 신고는 가상 오피스가 위치한 관공서에서 진행해야 하는데요. 저와 같은 출판사라면 아래와 같은 순서로 진행하면 되겠습니다.


출판사 변경 신청

사업자등록 변경 신청

통신판매업 변경 신청 (이전에 통신판매업 신고한 경우)


제 경우는 경기문화창조허브 남부권역센터로 옮긴 거라 성남시, 분당구 기준으로 각종 서류 절차를 진행했어야 하는데요. 제가 뭔가 착각하고 원래 사업장이 속해있던 화성시청으로 갔다가 되돌아온 적이 있습니다. 

ㅜㅜ


또 하나 실수한 건 사업자 변경을 먼저 진행했는데요. 나중에 세무서 담당자가 출판사 변경을 먼저 해야 한다고 안내해 주셨습니다. 아마도 가상 오피스 협약 시에 사업자 등록증을 갱신해야 한다는 생각만 하다 보니 순서가 꼬였던 것 같습니다. 한편 온오프라인에 책을 유통하는 것 외에도 스마트스토어 같은 플랫폼을 이용한다면 통신판매업 신고가 되어 있을 텐데요. 이것 역시 기간 내에 변경 신고를 한 후, 각 쇼핑몰 설정을 업데이트해야 합니다.


동선을 잘 짜서 한 번에 순회하는 게 요령


사업장 소재지 변경 전, 변경 후


통신판매업 신고증 갱신 후 쇼핑몰 설정도 업데이트 해야함


이러한 각종 행정처리를 하는 곳이 지역마다 다를 수 있으니 사전에 위치를 꼭 확인하고 동선을 만들어 두세요. 특히 경기도 화성은 시청과 구청, 출장소에 따라 업무가 다를 수 있고 일부 업무는 시청에서 좀 떨어진 우체국 건물에서 진행하기도 합니다.


제 경우 출판사 변경 신청은 분당구청에 직접 방문해서, 사업자등록 변경 신청은 홈택스 홈페이지에서, 통신판매업 변경 신청은 정부24 홈페이지에서 진행했었습니다.


출판사 변경 신청: 오프라인 / 구청

사업자등록 변경 신청: 온라인 / 홈택스

통신판매업 변경 신청: 온라인 / 정부24


출판사 변경 신청은 오프라인에서 진행되나 변경된 신고확인증은 우편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가상 오피스의 장단점

가상 오피스를 쓰면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을 텐데요. 제가 체감한 장단점을 정리해 봤습니다.


장점

사업장으로 쓰던 자택 주소를 노출하지 않아도 된다

가상 오피스의 주소, 건물명에 의한 간접 효과가 생긴다


먼저 사업장 주소인데요. 제 경우는 1인출판이라는 걸 어필하려고 일부터 자택을 사업장으로 썼었습니다. 출판사를 만들 때만 하더라도 ‘화성(華城)’이라는 지역명이 트렌디하다고 생각했었거든요. 아마도 일론 머스크가 가고 싶어 하는 ‘화성(火星, Mars)’과 소리가 비슷해서 상당히 미래지향적이라고 느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처음 만든 두 권의 책 ‘처음 배우는 그래픽 레코딩’과 ‘출근했더니 스크럼 마스터가 된 건에 관하여’에는 ‘화성에서 만들었다’는 언어유희로 ‘Made in Mars’라는 표기를 숨겨두었습니다.


나름 화성 특상품


관련 도서

처음 배우는 그래픽 레코딩

출근했더니 스크럼 마스터가 된 건에 관하여


현재는 가상 오피스 주소가 대왕판교로 창조경제혁신센터인데요. ‘판교’라는 지역명은 IT스러운 느낌이라 나름 괜찮다고 생각한 반면에 ‘창조경제혁신센터’라는 이름은 살짝 정치적인 냄새가 나서 살짝 꺼렸던 게 사실입니다. 다만 사업장이 ‘공인된 기관’안에 있다는 것과 ‘국가의 지원을 받는다’라는 느낌이 독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다른 의미로 너무 확대 해석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동탄지성로가 사업장일 때 생각한 이미지


대왕판교로가 사업장일 때 생각한 이미지


그리고 넓진 않지만 공용 오피스 공간을 이용할 순 있습니다. 무료 와이파이와 책상, 의자 정도는 쓸 수 있으니 주변을 오가다가 사무 공간이 필요하면 잠깐 들러보셔도 좋겠습니다. 저라면 그냥 가까운 카페를 이용하겠지만 도보로 큰길을 건너야만 그나마 집중할 수 있는 카페를 찾을 수 있을 정도로 위치가 살짝 애매하긴 합니다.


단점

한편 제가 생각한 단점은 이러합니다.


사용 기간이 한정적이다 (기본 1년, 최장 2년)

우편물, 택배 수령처로는 적합하지 않다


굳이 단점을 따지자면 사용 기간이 짧다는 건데요. 애당초 무상으로 지원되는 프로그램인 만큼 많은 이들이 혜택을 받도록 1년으로 끊은 건 합리적이라는 생각입니다. 필요하다면 재심사를 받고 1회 한정으로 연장도 할 수 있는데요. 결과적으로는 최장 2년을 이용할 수 있는 거죠. 사업의 지속성을 감안한 조치라고 생각됩니다. 이후에는 잘 돼서 졸업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는 게 좋겠죠?


가상 오피스 성격상 물리적인 공간이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우편물이나 택배가 도착하더라도 대리 수령하지 않습니다. 계약 종료 3개월 내에 찾아가지 않는 우편물은 폐기된다고 하니 우편물이 온다면 수시로 회수를 해야 합니다. 지원협약서에도 내용 증명, 등기, 택배, 퀵서비스, 화물 등은 수신 불가라고 명시되어 있기도 하죠. 이 부분이 아쉽다면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료 가상 오피스를 이용하는 게 맞습니다.


제 경우는 번역 출판사라서 원서를 종이책으로 받아보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요. 저작권 에이전시 쪽에는 주소지가 바뀐 사업자 등록증을 보내주면서 택배 발송 시에는 자택 주소로 보내달라고 부탁해 두었습니다.


향후 계획

앞서 말씀드린 대로 가상 오피스는 최장 2년 사용 가능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2년간은 경기콘텐츠진흥원의 남부권역인 판교를 거점으로 둘 예정이고요. 이후에는 다른 권역으로 옮겨갈까 하는데 그건 그때 상황을 보고 판단하려고 합니다. 참고로 북부권역의 의정부에도 출판 분야 입주가 가능하니까 경기 북부에 사업장을 두고 계신 분이라면 사업 공고 나오는 걸 잘 봐두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비록 오피스는 가상이지만 그곳엔 제가 이용할 수 있는 각종 스튜디오가 있습니다. 운영 시간이 평일 일과 중이라는 게 아쉽지만 촬영이나 녹음을 자주 하는 건 아니니까 휴가 기간이나 반차 쓰는 날에 조금씩 이용해 볼 생각입니다.


오디오북 녹음할 때 이용해 볼 예정


상품 이미지 촬영할 때 이용해 볼 예정


홍보 영상 촬영할 때 이용해 볼 예정


마무리

이제까지 자택에서 가상 오피스로 사업장을 옮긴 얘기를 해드렸는데요. 가상 오피스를 유료로 이용하려니 고정비가 부담되는 분에게 조금이나마 도움 되면 좋겠습니다.


어쨌거나 힘들게 낸 세금이 좋은 곳에 쓰이고 있다니 다행스럽고 이제는 그 덕을 조금 봐도 되지 않겠냐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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