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한지 3달이 흘렀다. 남들에 비하면 매우 짧은 시간이지만 나는 이 기간이 결코 짧게 느껴지지가 않다. 3달 동안 처음 해보는 일들을 많이 경험하였고 이전에는 느끼기 어려운 감정, 어려움, 불안함, 기대, 희망 등이 엄습했기 때문이다. 제품을 빠르게 만들어서 시장에 내놓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당연하지만 주말 평일 가리지 않고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일하여 제품을 만들었다. 사업 시작하기 전에는 리프레쉬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생각하여 토요일 저녁과 일요일 오전정도에는 쉬려고 했으나, 몸이 허락하는 한에서는 무조건 일을 했다. 계속해서 몰입해 있다가 쉬게 되는 것이 어색한 것도 있고, 사실 중간중간 딴짓도 했기 때문에 쉬는 시간과 일하는 시간을 크게 구분하지는 않았다.
어쨌든 제품이 나왔고 베타테스터 명목으로 초기 고객을 확보하려 했다. 먼저 크리에이터가 모여 있는 카톡방에 들어가 단톡방에 제품 베타테스터에 참여해 주시는 분들께는 많은 리워드를 준다는 명목으로 글을 남겼다. 당연하게도 내 제품에는 사람들의 관심이 별로 없다. 이런 접근 방식에는 크게 기대가 없긴 했다. 먼저 알고 있던 사람 몇명과 협업을 제안한 마케팅 에이전시 회사 정도가 모집되었다. 사실 나도 단톡방에 올라오는 글들을 거의 읽지 않는데 남들이 읽어주길 바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다. 고객 1명, 1명 찾아뵙고 내 제품에 대한 설명을 할 필요성을 느끼고 카카오톡에 있는 지식 크리에이터와 인스타그램에서 #강의, #전자책 등으로 검색하여 나온 타겟 고객군에게 DM을 보냈다. 또 공유오피스에서 일 하고 있는데 주변에서 강의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있길래 강사인 것 같아 가서 말 걸었다. 나는 디지털 컨텐츠를 팔 수 있는 웹 사이트 빌더 만드는 사람인데 내꺼 좀 써주지 않겠냐고. 그쪽에서는 다소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아 인스타 아이디를 주고받는 선에서 마무리 했다. 그리고 다음날 베타테스터로 참여해 달라고 했는데 지금은 바쁘니 1달 후에 다시 연락하자고 하였다. 명백한 거절로 보였다.
이렇게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이유는 표면적인 이유와 본질적인 이유로 나눠 볼 수 있다. 표면적으로는 크리에이터와의 신뢰관계가 형성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기존 포트폴리오사가 없고, 이들이 제대로된 회사 페이지도 없는 신생회사에게 리스크 ( 회사가 없어질 것 이라는 혹은 기술적으로 완벽하지 못할 것 이라는 등등 ) 를 갖고 본인의 웹 사이트를 제작할 이유는 전혀 없다. 그리고 본질적으로는 국내, 해외 가릴 것 없이 존재하는 많은 웹 사이트 빌더와의 차별성이 없다는 것이다. 이 부분이 현재 사업을 계속 이어 나가야 하는 가장 큰 고민이 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고객을 너무 믿었던 것 같다. 내 제품이 나오면 바로 써주겠다는 고객들도 막상 제품이 나오니 크게 반응이 없다. 그들이 원하는 수준에 도달 못하였는지는 잘 모르겠다. 물론 그들을 너무 믿은 것도 내 잘못이고 그들이 쓰지 않는 것도 내 잘못이다. 역시나 사람을 너무 믿지 말고 50%만 믿자는 나의 철칙은 어느 상황에서나 적용된다.
아직 실패했다고 보기에는 너무 이르다. 망하더라도 잘 망하여야 된다고 생각했고 할 것들이 남아 있다. 또한 기존 플레이어의 제품을 사용하시던 고객이 수수료나, 편의성 등으로 내 제품을 사용해 주고 있다. 현재 외주 디자이너 1분을 섭외하여 6주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제대로된 회사 랜딩 페이지 갖추는 것과 크리에이터 페이지 디자인 보완, 그리고 차별점을 가질 수 있는 기능 1가지의 탑재이다. 절대 이렇게 무너질 수는 없다. 더 해보고 시도해 볼 것이다. 이는 모두 성공으로 가기 위한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