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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메빛찬 Jan 02. 2020

새로운 한식, 뚱카롱

뚱카롱은 마카롱보다 떡에 가깝다.

파리의 Pierre Herme. 한국에선 성공하기 힘든 두께와 비주얼.

파리에서 마카롱을 맛보고 충격받았다. 한국에 들어오면 금방 망하겠다는 인상을 받았다. 한국 뚱카롱은 프랑스 마카롱과 다른 음식이다.

'Sadaharu Aoki'. 일본인 파티시에지만 파리로 넘어온지 벌써 30년.

우리는(나를 포함한 한국인은) 떡과 쫄깃함을 좋아한다. 서양은 애피타이저부터 디저트까지 부드러워야 한다. 쫄깃한 건 간식인 젤리 정도. 서양인들은 보통 떡을 안 좋아한다. 두꺼운 껌을 잘근잘근 씹어 넘기는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프랑스 마카롱은 바닥에 내려놓다가 꼬끄가 깨질 정도로 약하다. 풍미는 좋으나 식감은 살짝 파삭한 뒤 금방 사라진다. 식재료의 특징적인 맛을 간편하게, 재밌는 식감으로 즐기고 싶은 욕구를 충족해준다. 가령 패션후르츠 마카롱이라면 패션후르츠를 손질하고, 처리하는 과정을 생략하고 맛만 즐길 수 있다. 말차 마카롱은 말차를 우리는 과정을 생략할 수 있다.


그에 반해 한국의 뚱까롱은 꼬끄가 매우 쫀득해서 떡을 먹는 듯한, 떡카롱이다.

마카롱이 인기를 끌면서 우리 입맛에 맞게 꼬끄가 쫀득해진 것이다. 원래 메종드루즈처럼 얇고 파삭하다가, 리틀빅토리에서 얇지만 꼬끄가 쫀득해졌고 2018년 본격적으로 뚱카롱이 핫해지면서 꼬끄가 떡처럼 커졌다.

송리단길의 '레어 마카롱'. 이 정도 뚱카롱은 큰 변칙은 아니다.

아, '본토에서는 안 이러는데~' 라면서 까려는 게 아니다. '반미'도 프랑스 영향을 받았지만 베트남 음식이고, '돈까스'도 일식이다. 둘 다 역사가 100년 내외다. 뚱카롱도 몇십 년 뒤에 한식이 될지 모르는 일.

아쉬운 것 2가지는, '꼬끄는 쫀득하게, 필링은 더 많이'를 추구하다 보니 꼬끄에 이가 들어가기도 전에 필링이 밖으로 다 나와버리는 음식 자체의 단점이 큰 것, '(프랑스식) 얇은 마카롱은 맛없는 마카롱'이라는 인식 때문에 다양성이 사라지는 것이다.

뚱카롱 유행의 피해자, 성신여대의 '메종드루즈'. 프랑스 마카롱처럼 얉디 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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