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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ASY Mar 06. 2024

일기쓰기. 근데 이제 매일 써야 함

일기쓰기 챌린지 후기

얼마 전 일기 쓰기를 결심했다는 글을 썼다.

https://brunch.co.kr/@izzy0/79


혼자라면 작심삼일일 것이 예상되어 누군가 함께 할 사람을 찾고 싶었다. 문득 부캠 수료생 커뮤니티가 떠올랐다. 이곳만큼 함께 하는 것이 익숙하고 잘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이곳만큼 기록의 중요성을 아는 사람들이 있을까?


그래서 모집글을 올렸고 함께 할 동지 5명을 얻었다.


함께 써서 좋았던 점

함께 일기를 쓰고 인증하다 보니 서로의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는 재미가 있었다. 주제에 따라 민감하고나 공유하고 싶지 않은 내용을 블러처리를 해서 올렸지만 대부분 재밌는 일들은 그대로 공개해 주었다. 저분은 오늘 저런 일이 있었구나 낄낄 하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서로의 일기에 이모지로 리액션을 남기는 것도 소소한 재미였다. 짧게 공유한 내용을 읽고 거기에 해당하는 이모지를 찾곤 했는데 이모지를 다는 입장에서는 적절한 이모지를 찾는 재미를, 받는 입장에서는 내 일기의 주요 키워드를 확인하는 재미를 느꼈다. 다음에도 비슷할 챌린지를 한다면 이모지 달기를 추가 액션으로 넣어볼까 싶다. 뭔가 남의 일기를 읽은 티를 너무 내지 않으면서도, 선을 지키면서 반응하는 최적의 리액션 같다.


그리고 어쨌든 매일 일기 인증글이 올라오니 “좀 귀찮아도 써야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 쓰다 보면 본격 일기를 써야 한다는 생각에 안 하고 말았겠지만 인증을 이유로 라도 짧게 하루의 기록을 남기는 점도 좋았다.



일기를 쓰며 알게 된 점


매번 동일한 환경에서 써야 한다는 강박을 버리자.

일기를 써야겠다고 다짐했을 땐 “매일 밤” “책상에 앉아” 쓴다고 상상했다. 그러나 막상 이게 쉽지 않았다. 책상에 앉아 각 잡고 쓸만한 내용이 없을 때도 있었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매일을 기록하는 행위이고 시간과 장소가 어디인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나의 경우, 의외로 퇴근길 지하철에서 일기가 잘 써지기도 했다. 유튜브 보는 대신 일기 쓰는 나. 좀 멋지다는 기분은 덤이다.


결과보다는 과정을 쓰는 일기가 더 재밌고 나중에도 유용하다. 처음에는 “~~ 했다. 좋았다. “ 식의 결과 + 감정표현 형용사 위주의 일기를 썼는데, 일주일 정도 지난 후에 다시 읽어보면 큰 감흥이 없었다. 오히려 구구절절하더라도 낱낱의 과정과 그때마다의 느낌이나 생각을 있는 그대로 문장으로 적는 게 훨씬 쓰기도 쉽고, 나중에 읽었을 때도 생생한 느낌이었다.


매일 일기 쓰기는 어렵다. 우리 5명 중 아무도 매일 쓴 사람은 없다는 게 그 반증 아닐까? ㅋㅋㅋㅋ 매일 시간을 내어 의식적으로 나의 하루를 기록하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그래서 더 의식적으로 해야 하는 것 같다. 좋은 일이든 좋지 않은 일이든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한 번 더 생각하고 정리하는 행위가 주는 분명한 힘이 있다. ‘내가 왜 좋았지?’‘내가 왜 힘들었지?’를 다시 구조화하고 글로 남기면 내가 좋다고 생각하는 방향을 삶을 이끌어나갈 의지가 생기는 느낌이다.


그래서 벌써 3월 6일이지만( 3월에 일기 겨우 1개 썼지만) 뒤늦은 다짐을 하며 다시 일기를 써보려고 한다!


2024년을 촘촘하게 기록하는 계기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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