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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백만 Aug 10. 2021

직장동료는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이 아니다.

-내 맘대로고를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피곤한 월요일 아무리 커피를 마셔도 피곤이 가시지 않는다.

날씨는 또 왜 이렇게 화창한지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였다.

 “선배님. 저 진짜 퇴사할까 봐요.”

 불만이 가득한 얼굴로 후배가 다가와 투정 부리듯 말을 걸었다.

 “무슨 일이야?”

 “아니, A 씨 있잖아요. 입사한 지 2년도 더 지났는데 인터보다 일을 못해요. 이게 말이 돼요?”

 “저 진짜 같은 월급 받고 일한다는 게 자존심도 상하고 억울해 죽겠어요. 진짜 퇴사하고 싶어요.”

또 A 씨였다.

 A는 올 12월이면 입사한 지 3년이 되는 직원이다. 그녀에게 무슨 일을 시키면 한 달이 지나도 두 달이 지나도 깜깜무소식. 제대로 일을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A 씨, 저번에 마감 자료 요청한 거 왜 아직도 서류 안 올려?”

“아~, 올리겠습니다.”

올리겠다고 대답은 해놓고, 한 달이 지나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다른 직원이 대신 A의 일을 받아서 올렸다.

한 두 번이 아니다.

"정말 뇌가 반만 들어있나?" 생각이 될 정도로 비상식적으로 행동을 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제대로 한 적이 없고, 어쩌다 억지로 만들어 온 서류를 보면 서식은 다 틀려 있다.

진짜 답이 없다. 이런 인간이 왜 취직을 했나 싶을 정도로 한숨이 나온다.

A의 이상한 성격을 아는 상사는 모든 일을 A만 빼고 시켰다.

“야 A한테 아무것도 시키지 마.”

결국 A의 일은 다른 직원들이 대신해야 했다.

문제는 이런 걸 전혀 창피하다거나 미안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긴, 창피해했으면 이런 지경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다.

“차라리 그만 두면 좋을 텐데 그만두지도 않아요. 완전 월급 루팡이라니까.”

정말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A의 태도에 다른 직원들이 혀를 내둘렀다.      

모두 내 마음처럼 맡은 일 척척해내는 직원만 있으면 좋으련만, 현실은 그렇지 않으니 어쩌겠는가.

일만 하면 실수하고, 맡은 일 계속 미루고 그 어떤 것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민폐 직장인 A. A가 스스로 회사를 퇴사하지 않는 한 어쩔 방법이 없다. 그저 내가 마음을 비우는 수밖에.

그게 정신 건강에 좋을 것이다.

힘들겠지만, A 때문에 감정 소모하는 것 대신 나에게 집중하는 것으로 돌리자.

인생은 짧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많고 내 인생이 중요하니까.

부디 내가 A처럼 되지 않기를 항상 되새기며 살아갈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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