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챕터에서 전체 디자인 과정을 살펴보았다. 이번 챕터부터는 각 단계별로 디자인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조금 더 자세히 풀어보려고 한다.
프로젝트의 시작 1단계는 광고주, 클라이언트, 발주처라고 불리는 곳으로부터 오리엔테이션 자료를 받는 것부터 시작된다.
민간기업 제안요청서는 브랜드마다 양식과 내용이 다른 점이 많아 G2B 제안요청서 문서를 기준으로 설명을 하려 한다. 그래도 주요 내용은 민간기업 제안요청서와 G2B 제안요청서 자료는 비슷하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그 제안요청서 자료 안에서 어떤 니즈를 파악하는지가 중요하다.
제안요청서
1. 사업개요
-사업명, 사업 배경, 사업목적, 사업위치, 사업범위, 사업기간, 예산
2. 제안요청 내용
-사업 추진 방향, 기존 현장 공간 내용, 공간별 추진 내용
3. 제안서 작성 지침
-제안서 규격, 작성방법 등
제안요청서에는 많은 내용들이 담겨있다. 사실 위에 작성된 인덱스 내용보다 더 많은 내용들이 있지만 여기서는 클라이언트의 니즈를 파악하는 것을 기준으로 추려보았다.
먼저 1. 사업개요에서는 프로젝트의 전반적인 내용을 알 수 있다. 클라이언트의 니즈를 파악하기 위한 첫 번째 스텝을 밟는 과정인 만큼 완벽히 이해해야 한다. 주어진 문서 자료에서 사업 개요 내용을 이해한 후 그들이 왜 이 사업을 하는지 근본적인 이유를 좀 더 알아봐야 한다. 클라이언트 집단 내부에 지인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럴 확률은 낮으니 인터넷에 그 프로젝트에 관련된 각종 자료, 해당 프로젝트와 비슷한 사례 등을 살펴보면서 요청한 프로젝트가 어떻게 해서 나오게 되었는지 한 층 더 깊게 알 수 있다면 이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상당히 도움이 된다. 필자 생각에는 처음에 깊이 이해를 해야 다음 스텝의 내용들이 더 뇌에 와닿는 느낌이 든다고 생각한다.
2. 제안요청 내용에는 실질적으로 디자인을 해야 할 내용들이 나온다. 클라이언트 쪽에서 내부적으로 회의를 거친 후 사업 추진 방향이 도출된다. 그만큼 그들도 고민해서 작성한 요청서라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이전 단계에서 말했듯이 깊은 이해가 있으면 왜 이런 사업 방향이 도출되었는지 추측할 수 있다. 사업 추진 방향은 디자인 실무작업하기에 앞서 상당히 중요하다. 필자가 지속적으로 언급할 텐데 기획 방향에 맞는 콘셉트 도출은 프로젝트에서 가이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제일 중요하다. 가이드를 만드는 것은 앞으로의 일 진행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작업이다. 그러므로 사업 추진 방향은 명확하게 이해를 해야 한다. 클라이언트 쪽에서 도출한 사업방향 틀 안에서 그 방향을 의뢰받은 기획자, 디자이너가 더 좋은 방향으로 수정을 하거나 첨가해도 큰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너무 제안요청서 틀 안에만 갇혀서 생각하는 건 안 좋다. 그렇다고 해서 전체 틀이 뒤집는 방향은 좋지 않다. 필자 생각에 디자인 실무에서 창의적이란 것은 무엇인가를 뒤집거나 깨트려서 나오는 것보다 제한된 틀 안에서 다른 생각, 통찰, 관점을 제안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으로는 기존 현장에 대한 정보를 파악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기존 공간에서 어떤 문제가 있어서 개선을 하려고 하는지를 생각하면서 봐야 한다. 기존 공간 콘셉트가 트렌드에 뒤떨어지는지, 마감재가 노후화되었는지, 동선이 비효율적인지, 공간 기능적(설비, 냉난방, 배수 등)으로 문제가 되는지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여기서도 앞서 첫 단계에서 사업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보면 문제점을 파악하기 더 수월할 것이다.
기존 현장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클라이언트 쪽에서 원하는 공간별 추진내용을 이해한다. 공간별로 어떠한 문제점을 개선해서 디자인하고 싶은지 파악할 수 있다면 어떻게 디자인으로 풀어야 하는지 어느 정도 방향이 잡힐 것이다. 여기서는 구체적으로 디자인을 어떻게 하겠다라기 보다는 대략적인 방향 정도만 생각하고 추후 제안서 작업을 할 때 설정한 콘셉트에 맞춰 실무 공간 디자인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만약 이 단계에서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생겼다면 잘 기록한 후 기획 방향, 콘셉트 도출하는 프로젝트 초반 단계에서 회의를 통해 구체화하면 좋을 것 같다.
3. 제안서 작성 지침에는 제안서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이 있다. 사기업 제안서는 자유양식도 꽤 많아서 G2B 제안요청서에 지침 내용으로 설명하겠다. 제안서 용지 크기(A4, A3, B4 등), 폰트 크기, 폰트 스타일, 제안서 필수 작성 내용 등 주어진 가이드에 맞춰 제안서를 작성하면 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간혹 작성 지침에 어긋나는 제안서를 제출해서 큰 낭패를 보는 경우가 있다. 지침을 인지하고 있지만 대충 해서 제출하고 나중에 담당자에게 양해를 구하면 되겠지 하는 생각은 되도록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클라이언트 입장에서는 '기본적인 사항을 지키지 못했다'라는 생각이 들 수 있어 회사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아 질 것이고 담당자에게 양해를 구한다고 해도 향후 평가점수에서 좋지 못한 점수를 받을 확률이 있다.
제안서 작성 지침을 포함한 다른 기본적인 내용은 꼭 지켜서 피해가 가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1단계 오리엔테이션(OT)에서는 클라이언트의 니즈를 깊게 이해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앞으로의 프로젝트를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방향이 여기에 담겨있으니 꼭 이해하고 다음 스텝으로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