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쓸데있는 뷰티업계 JOB이야기
Prologue. 이과생 클대리가 화장품 회사 취뽀한 썰
벌써 햇수로 7년 차
나 클대리는 화장품 홍보 담당자이자 이 시대의 흔한 일개미이다.
홍보팀이니까 문과생이겠네요?
라고 물어본다면 나의 대답은 Nope
모태 공대생인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DNA로 고등학교부터 대학교 전공까지 살면서 한 번도 문과라고 생각해본 적 없는 이과 사람이다. 그런 내가 전공을 살리지 않겠다 다짐한 계기가 있다.
생명공학 전공자의 한계
우리나라에서 기초 과학을 한다는 것은 금전적으로나 명예적으로나 정말 쉽지 않은 길이다. 대학교 4년을 열심히 공부하면서 교수님 실험실에 들어가 학부 때부터 열심히 실험을 배우고 대학원 2년을 또 열심히 공부하면서 실험 과제를 수행하고 매주 랩 미팅을 하고 논문을 쓴다. 만약 박사 과정까지 들어가게 되면 아주 빨라도 30대 초반은 되어야 1차 공부가 끝난다. 물론 이후 포닥을 간다거나, 회사에 들어가는 건 자유 의지에 달린 일.
이 과정에서 소속된 랩실이 있다면 교수님이 학비를 지원해주시지만 아니라면 학자금 대출도 피해 갈 수 없는 문제이다. 나의 전공인 생명공학에서 다루는 실험들은 동물 세포를 다루는 실험이 많고, 너무나도 많은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내가 열심히 한다고 해서 결과가 잘 나오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전공 수업에서 여러 실험을 경험하고 고독하게 석박사 과정을 헤쳐나가는 친구들을 보면서
아, 난 저렇게 연구하는 일을 평생 업으로 삼기는 힘들겠구나
나에겐 관계를 통해 함께 좋은 결과를 만드는 일이 더 잘 맞겠구나 느꼈고 대학교 3학년 들어서서 흔히들 말하는 진로 탐색을 시작했다.
내가 평생 일할 업계와 직무를 정해보자
기본적으로 나는 책보다는 신문과 잡지를 좋아하고 자주 구매하는 것이 바로 화장품이었다. 10년 전, 처음 떠났던 유럽 배낭여행에서도 화장품만 한 바가지 쟁여온 나. 그리고 주변인들에게 좋았던 제품을 소개하고 구매로 이어졌을 때 희열감을 느끼곤 했다. 이러한 나의 특성과 잘 맞을만한 업종과 직무로 화장품 회사 마케팅 부서에 입사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순탄치 않았던 취업 준비 기간
흔히들 화장품 회사 취업 준비를 시작한다면 기본적으로 준비하는 것들이 있다
- 토익 850 이상
- 토익 스피킹 Level 6 이상
- 브랜드 서포터즈 활동
- 각종 공모전
- 각종 자격증 등등
하지만 그 어떤 것보다 높았던 전공의 벽과 3점 초반대의 학점 극복을 위해 나는 '실무' 경험을 먼저 쌓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그 무렵, 모 브랜드에서 뷰티 클래스 3일간 행사 지원 아르바이트를 했고 이때 맺어진 인연으로 마케팅팀과 수입팀에서 토탈 1년을 파트타이머로 근무할 수 있었다. 여러 부서의 업무 프로세스를 직접 경험하고, 가까이서 바라보면서 내가 꿈꿔왔던 브랜드를 대중들에게 널리 알리는 일은 사실 홍보팀에서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때 처음 해봤던 홍보팀의 루틴 업무
매거진 협찬
각종 행사 준비
보도자료 작성
브랜드 서포터즈 관리
업무 경험이 돋보일 수 있도록 이력서를 조금씩 고쳐나갔고 취준 약 2년 만에 취뽀에 성공했다.
이런 이야기를 브런치에 왜?
화장품 회사에 입사하고는 싶은데 전공이 마케팅이나 홍보가 아니라서, 서포터즈나 관련 경험이 없어서 혹은 처음부터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몰라서 고민하는 취준생들이 많을 것이다. (실제로 나도 그랬다) 비록 회사에서는 아무런 결정권이 없는 대리 나부랭이이지만 7년간의 회사 생활을 통해 느낀 바가 많다. 이 자격증은 업무에 도움이 안 된다던지, 후임자는 이런 경험까지는 하고 왔으면 좋겠다던지, 업무 하기에 적합한 성격 등등 진짜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사람이 화장품 업계를 목표로 하는 취준생들에게 공유해준다면 이 글을 읽은 누군가는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리즈 이름은 알아두면 쓸모 있는 뷰티업계 JOB이야기
알쓸뷰JOB
꾸준히 업로드할 나의 글들이 화장품 업계 혹은 홍보팀 입사를 꿈꾸는 모든 분들에게 많은 도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