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클대리 May 02. 2022

Day4. 늦가을 센트럴파크

푸른 하늘과 단풍이 아름다운 뉴요커의 휴식처

베이글과 아침을

11월의 뉴욕은 원래 겨울에 가까운 편인데 운 좋게도 약간 쌀쌀하지만 청명한 늦가을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오늘 오후면 보스턴으로 돌아가야 하는 H양과 어디를 가면 좋을까? 단풍이 너무너무 예뻤던 센트럴 파크로 가보기로 결정하고 오늘의 일정을 시작한다. 아침은 오래전부터 뉴욕 3 베이글로 불리며 유명한 에싸 베이글. 미드타운과는 다르게 깨끗하고 한산한 어퍼 이스트 사이드에서 제일 붐볐던  같다.


 30 간의 웨이팅 끝에 드디어 다가온  차례. 에브리띵 베이글 with 블루베리 크림치즈와 플레인 베이글 with 스트로베리 크림치즈, 그리고 Healthy Salad 주문했는데 웬걸. 주문받던 직원이 헬씨 샐러드를  알아듣고 WHAT??  반복하는 것이다. 영어 발음이 그렇게 구렸나 싶었지만 굴하지 않고 메뉴판 샐러드 메뉴 라스트 원을 달라고 에둘러 말해봤지만 자기는 그게 뭔지 모른단다. (직원이 모르면 누가 아나요) 티카 티카가 길어지니  남자분이 네이티브 발음으로 도움을 주었지만 여전히 직원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결국 자기 마음대로 헬씨 샐러드 대신 마요네즈 없는 코울슬로를 담아주었다. (지금 돌아보니 인종차별이었나 싶기도 )


친구가 주문한 블루베리 크림치즈 베이글
내가 주문한 스트로베리 크림치즈 베이글

실랑이 끝에 픽업한 베이글을 들고 공원 입구에서 커피  잔을 사서 햇살이  드는 벤치에 앉았다. 에싸 베이글은 워낙 맛있었던 기억이 있기에 너무너무 기대하는 마음으로 포장지를 벗겼는데  웬걸. H 것과  것의 베이글과 크림치즈 옵션을 크로스로 받았다...^^ 제대로 주문을 받은 게 하나도 없어서 헛웃음이 나왔다. 그래도 고소하고 쫀득한 베이글과 크림치즈 조합이 참 맛있었으니 관광객인 내가 이해하기로.


모닝 산책 in Central Park

센트럴 파크는 정말 정말 넓고  다양한 모습이 있어 공원이라기보다는 거대한 테마파크 같다. 울긋불긋 물든 나무 사이를 걸으며 산책나온 가족, 거대한 바위를 맨손으로 오르는 클라이머 등 뉴요커들의 주말 생활을 엿보는 다른 재미가 있었다.



자동으로 셔터를 누르게 되는 아름다운 풍경들. H양과 함께  덕분에 혼행러에게 소중한 남이 찍어주는 내 사진도 많이 남길  있었다.



곳곳에서 들려오는 노랫소리  음색이 깡패인 한 아티스트라 우리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통기타 반주에 얹어진 감미로운 목소리. 비긴어게인 실사판을 보는 기분이었다.

걷다 걷다 센트럴 파크의 배꼽쯤 위치한 베네스다 테라스에 도착하며 오늘의 센트럴파크 탐험을 종료했다.


센트럴파크에서 버스킹하던 아티스트 @JULESAVALON


See you in Boston

 보스턴으로 돌아갈 H양의 워너비 플레이스. 파리에서도 유명한 Angelina Paris 몽블랑을 사러 6번가로 향했다. 명성만큼이나 사람이 많았던 이곳의 몽블랑의 맛은 아쉽게도 soso. 대신   쇼콜라무지 맛있었고 틴케이스가 기념품으로 소장하고 싶을 만큼 예뻤다.



사실 친구는 연구 특성상 매일 실험실을 나가야 한다. 그럼에도 나 때문에 시간을 내어 2 3일이나 일정을 함께해준 것이  고마웠다. 하지만 오랜 친구에게  입으로 얘기하긴 낯간지러우니까  보스턴에서 다시 보자며 쿨한 척 배웅을 했다.


명암이 공존하는 맨해튼의 일요일 밤

친구를 보내고 시차에 못이겨 호텔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그러다 그간 제대로 쇼핑을 못한 것이 생각나 상점가로 향했다. 추수감사절도 아직인데 타겟에는 홀리데이 디저트가 매대에 쫙 깔려있고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1층도 트리와 반짝이는 장식으로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모습이었다.



반면 타임스퀘어 길거리 분위기의 실상은 역시 좋지 않았다. 뉴욕에서 기호용 마리화나가 합법화된 이후로 관광객을 대상으로 엄청나게 호객행위를 하고 있었고, 뭔가 눈이 풀린 듯한 사람도 많이 보였다. 길에서는 특유의 기분 나쁜 냄새가 싫어서 너무 늦기  호텔로 복귀해 우버 이츠로 저녁을 주문했다. 자주 시청하는 브이로거가 좋아하는 판다 익스프레스의 플래터와 무려 700ml짜리 캔맥주. 오늘도 2  넘게 걸었으니 이 정도는 먹어도 괜찮겠지.





매거진의 이전글 Day3. 맨해튼 웨스트 사이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