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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한장이야기 Aug 23. 2022

I am Iron Man

캐릭터의 시작과 끝

(영화 아이언맨 시리즈와 어벤저스 시리즈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에서 중요한 것들이 참 많겠지만 그중에서도 캐릭터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손꼽힐 겁니다. 이야기가 별로라도 캐릭터는 살아남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DC 영화의 “할리 퀸”이 대표적일 겁니다. 캐릭터가 중요한 이유는 영화의 특성 때문이겠죠. 영상, 즉 비주얼이 가장 중요한 매체에서 캐릭터성은 가장 핵심입니다.


지금까지 마블 영화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도 무엇보다도 캐릭터를 잘 다루었기 때문입니다. 그중에서도 “타노스”가 빌런으로 등장하는 시리즈까지의 마블 영화들은 최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이 캐릭터를 다루는 데 얼마나 탁월한지 보려면 “아이언맨”을 보면 단번에 알 수 있습니다. 아마도 영화 “아이언맨”의 캐릭터 구축 과정은 영화를 전문적으로 하려는 이들에게는 교과서로 사용되어도 좋을 만큼 영화사의 한 획을 그었죠.  


캐릭터의 시작과 

I am Iron Man


영화 "아이언맨" 1편 중에서 마지막 기자회견 장면

개인적으로 영화 아이언맨 1편이 그렇게 재미있지는 않았습니다. 준수한 정도? 그러나 1편의 마지막 장면을 보는 순간 “아~ 이건 다르다!”라는 감탄과 충격이었습니다.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는 기자 회견에서 미리 작성해둔 대본을 읽지 않고 마음을 바꿔 한마디 합니다. “I am Iron Man” 내가 아이언맨이야! 라며 세상에 자신의 비밀을 밝힙니다. 그것도 1편에서 말이죠. 2편, 3편에 가야 우여곡절 끝에 자신의 정체가 밝혀지는 히어로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것도 사랑하는 사람만 겨우 알게 되는 수준으로요.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는 1편에서 단 한 마디로 모든 사람이 지켜보는 카메라 앞에서 끝내버립니다.


우리가 토니 스타크에 열광했던 이유가 무엇일까요? 확실한 그의 성격, 캐릭터일 겁니다. 1편의 마지막에서 즉흥적으로 자신의 정체를 밝힌 토니 스타크는 우리에게 말합니다. “나 성격 바뀔 생각 없어! 그냥 이런 놈이야~”라고요. 아이언맨 이후 마블 영화들은 최고의 블록 버스터 흥행 영화 자리에 우뚝 섭니다. 아이언맨은 지금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초석이 된 가장 중요한 작품이죠.


마블 스튜디오는 이 엄청난 영화들을 모두 유기적으로 엮어서 관계를 형성하고, 관객이 꿈에서만 그려왔던 그것을 보여주게 됩니다. “어벤저스”라는 이름으로요. 모든 히어로가 한자리에 모이는 어벤저스의 멀고도 험난한 여정 중에 기존 캐릭터들의 퇴장이 어쩔 수 없는 수순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말도 안 되는 설정으로 캐릭터들의 생명을 연장하는 것은 지금까지의 노력에 찬 물을 끼얹는 짓이라는 것을 마블은 잘 알고 있었죠. 마블은 고마웠던 캐릭터들에게 어떻게 작별해야 하는지 그 모범도 보여줍니다.


마블의 현재를 있게 만들어준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의 마지막에 특히 신경을 씁니다. “인피니티 사가”(The Infinity Saga: 페이즈 1부터 페이즈 3까지의 시리즈)의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자리인 “엔드게임”에서 토니 스타크의 손 끝으로 직접 마무리를 짓게 하죠. 그리고 그 대사를 부여합니다. “I am Iron Man” 아이언맨의 화려한 데뷔를 알렸던 그 대사로 마지막을 고합니다.


영화 "어벤저스: 엔드게임"중에서 마지막 아이언맨 장면


토니 스타크가 활약했던 어벤저스의 감동을 다시 맛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지금 마블 스튜디오가 캐릭터를 다루는 방식도 마음에 들지 않고요. 무엇보다도 난립하는 코믹스 히어로 영화들에게 피로감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토니 스타크와 비견될 좋은 캐릭터가 나온다고 해도 피로감이 있는 지금은 감동의 수준이 다를 겁니다. 하지만 좋은 캐릭터의 등장은 언제나 저를 유혹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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