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8주기를 대하며
한 때 잊지 않겠다 하는 게시글이 유행처럼 올라오던 때가 있었다. 난 그런 흐름에 비판/비관적이었다.
이 일은 정상적 민주주의 사회에서라면 모두가 영원히 기억해야만 하는 사건이지만 그것이 개인의 영역에서 국한돼, 트렌드화 되어 소비되는 느낌이 싫었다. 물론 그렇게라도 기억될 수 있다면 의미가 있었겠으나 현실은 다르다
8년이 흐른 오늘, 내 타임라인에 관련된 피드는 3개 그것도 2개는 대통령과 공공기관의 것. 그 많던 기억을 다짐하던 목소리들은 어디에 있을까?
이 사건은 시작부터 여러 색이 입혀졌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 색들만 남았을까? 이런 사건에 색을 들이는 사람들과 세력의 비인간성과 별개로 본인들의 신념 - 기억하겠다는 말을 색으로 물들어 변화된 ‘것처럼’ 보이는 ‘조작된’ 현실 인식에 의거해 숨기고 철회하는 인간성의 비루함은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모르겠다. 이것도 생각의 다름으로 사바사로 용인하고 한쪽으로 미뤄둬야 할까?
정권이 바뀌었고 아직도 마무리되지 않은 이 사건이 어떻게 다뤄질지가 걱정이다. 올해 개장될 추모 공원 역시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오 나여 오 삶이여…
… 신념 없는 자들의 끊임없는 행렬의, 멍청한 자들로 가득 찬 도시의 …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는 야비한 군중들의…
… 이 중에서 어떤 선함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오 나여 오 삶이여 …
오 나여 오 삶이여 - 월트 휘트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