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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류 Mar 07. 2020

새내기 학생과 새내기 학부모

사립초등학교라니 part2.

사립초등학교라니 part2.


사립초등학교 입학을 준비하다 보니, 주말마다 각 학교의 설명회를 다니게 되었다. 학교마다 내세우는 게 서로 다르다는 것은 당연하지만, 나는 좀 낯설었다. 그중 가장 낯선 장면은 연예인들이 와서 학교 자랑을 한다는 점. '내가 이 학교를 나와 보니, 동문이 많다' 또는 '내 아들이 이 학교를 나왔더니 국제중학교를 가게 됐다' 등과 같은 얘기를 했다. 응? 그게 학교의 자랑인가 싶었다. 그러나 그런 의구심은 마치 나만 드는 듯, 그 열기는 대학교 입시설명회를 방불케 했다.


사립초등학교 투어를 하기 전에는 몰랐다. 이렇게 투어를 하는 건 대학교를 사전에 방문해서 1 지망은 여기, 2 지망은 여기라는 식으로 지원하는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사립초등학교는 그런 게 없다고 해서 깜짝 놀란 게 사실이다. 사립초등학교는 모두 추첨을 하는데 그 추첨일이 모두 같은 날이라고 와이프가 설명해줬다. 아, 그럼 난 여기, 자기는 거기 가면 되는 거 아냐 싶었으나, 추첨일에는 단 하나의 준비물이 있었으니, 그게 바로 민혁이었다. 신입생으로 입학할 아이가 없으면 추첨 자격이 없다! 손오공의 분신술도 아니니, 영락없이 한 곳만 정하는 수밖에 없었다.


결국 나와 와이프와 결정한 곳은 집에서 제일 가까운 A초등학교였다. 와이프는 집에서 조금 멀더라도 학교에서 공부를 엄청 시킨다는(잦은 시험이 있어서 중학교 때 시험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고 말한 연예인의 아들이 다닌 학교) 곳을 가고 싶어 하긴 했다. 그런데 사립초를 가고자 한 애초 목적은 공부가 아니라, 아파트를 돌아가야 한다는 단순한 그 이유였음을 상기시켰다. 그렇다. 최초 목적을 잊지 않으니, 오히려 쉽게, 어쩌면 겁 없게 지원을 하게 된 것이었다. 떨어지면 어쩌냐고? 떨어지면 아파트를 돌아가면 돼 라는 심정이었다. 꼭 붙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없었다. 이런 마음을 가진 부모가 거의 없다는 것은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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