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힘을 내요, 당신
책은 또 다른 세상입니다. 책을 읽는 것은 한 사람의 세상을 들여다 보는 것과 같아요. 그안에 담긴 당신의 생각에 내 생각을 더합니다. 책을 읽으며 당신 생각을 더 할게요.
그 단어가 어떻게 변해가든,
친구가 말해준 단어를 기억하는 일이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견고한 응원이라 여긴다.
오래오래 그의 단어들이 변하는 일을 지켜보고
그때마다 소중히 발음해 보고 싶다.
어른이 슬프게 걸을 때도 있는 거지, 박선아, 책 읽는 수요일, 64쪽
매년 연말이 되면 꼭 하는 나만의 의식같은 일이 있다. 탁상달력과 형형색색 사인펜을 들고 책상에 앉는다. 올해의 달력과 새해 달력을 나란히 펼친 후 가족들과 가까운 지인들의 생일, 조부모의 제사, 기념일 등 중요한 날짜들을 옮겨 적는다. 의식이라고 하기엔 거창하지만 짐짓 경건한 마음가짐으로 그 일을 한다. 한 때는 가까웠지만 더이상 의미가 없어져 버린 사람들의 생일은 새 달력에 적지 않는다. 인연을 정리하는 것 같아 조금 씁쓸하지만, 인연을 오래 유지해 나가는 나만의 방법이기도 하다.
소중한 이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견고한 응원은 소소하게나마 그들의 생일을 기억하고 챙기는 일이다. 내 생일이 중요한 날인만큼, 소중한 사람의 생일도 내게는 무척 중요하다. 듣는 이는 어이없겠지만 '너의 생일에 내가 이렇게 기쁘니까 너는 더 행복해야 한다.'고 우기며 나만의 방식으로 응원을 건넨다.
당근과 크림치즈를 듬뿍 넣어 파운드케이크를 구워주거나, 포근포근하고 담백한 스콘과 향긋한 밀크티를 선물로 보내기도 한다. 다행히 그것들은 굽고 나서 하루가 지나면 훨씬 더 맛있어진다. 택배상자 속의 파운드케이크와 스콘이 맛있어지는 동안 내 마음도 사붓사붓 함께 따라가서 당신의 집 앞에 다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