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수 두히그 - 대화의 힘 읽고
우리는 일상의 모든 순간에서 갈등과 협상의 테이블에 놓이게 됩니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친구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화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주는 중요한 수단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대화로 인해 관계가 끊어지기도 합니다. 대화의 끝이 갈등으로 이어지고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대화의 힘'이라는 책을 통해 더 나은 인간관계와 의사결정을 위한 통찰을 얻고자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능력 있는 협상가, 설득력 있는 정치가, 영향력 있는 경영인 등 뛰어난 소통 능력을 가진 사람들은 몇 가지 공통점을 보입니다. 그들은 단순히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상대방이 원하는 유형의 대화를 알아내는 데 깊은 관심을 보입니다. 타인의 감정과 배경에 관해 더 많은 질문을 던지며 진정한 '알아가는 대화'를 시도합니다.
이러한 알아가는 대화란 상대의 머릿속에서 오가는 생각들을 이해하고 내 생각을 공유하는 쌍방향 소통입니다. 이를 통해 서로에게 상대를 순수하게 이해하고 싶다는 확신을 주고, 서로 연결되는 방법을 드러냄으로써 일치감을 이끌어 냅니다.
대화할 때 우리의 뇌에서는 다양한 작용이 일어납니다. 저자는 대화를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합니다:
의사 결정을 위한 대화: "무엇을 말하고 싶은가?"
감정을 나누는 대화: "어떤 기분인가?"
사회적 정체성에 대한 대화: "우리는 누구인가?"
진정한 슈퍼 커뮤니케이터는 각 대화 유형에 맞게 적절히 격려함으로써 상대방과의 동기화를 유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의사 결정을 위한 대화는 본질적으로 협상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협상을 제로섬 게임, 즉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 구조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잘못된 인식입니다. 최고의 협상가들은 파이를 누가 더 많이 가져가는지에 집중하기보다는 파이 자체를 키우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협상은 전투가 아닌 창의적인 행위입니다. 이것은 '이해에 기초한 교섭'이라고도 불립니다. 이 접근법의 핵심 원칙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상대방이 당신의 관심사를 이해해주길 원한다면, 먼저 그들의 관심사를 인정하고 이해하려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단순한 설전에서 벗어나 각자가 추구하는 것과 모두가 공유하는 목적 및 가치관을 파악하려는 협업으로 대화를 전환할 때 성공적인 협상이 이루어집니다.
원하는 바가 명확해지고 모두가 합의하는 규칙이 확립될 때까지 개방형 질문을 던지거나 협상 테이블에 새로운 거래 항목을 추가하는 등의 방법으로 대화를 계속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중요한 점은 의사 결정을 위한 대화, 즉 협상의 목표가 단순히 이기는 것이 아니라 서로 논의할 주제를 합의하고 함께 결정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의사 결정을 위한 대화에는 두 가지 주요 경향이 있습니다:
비용과 편익의 논리: 이 접근법에서는 데이터와 이성적 판단에 의존합니다.
유사성의 논리: 이 방식에서는 스토리텔링과 공감에 기반을 둡니다.
성공적인 의사 결정 대화를 위해서는 먼저 사람들이 대화에서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합니다. 그리고 어떻게 함께 선택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는데, 이는 분석과 이성에 따를 것인지, 아니면 공감과 서사에 따라 결정할 것인지를 의미합니다.
낯선 사람과 친해지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지속적이고 확장적이며 상호적이고 사적인 자기 폭로입니다. 이 과정에서 '감정 전염'이라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는 자신의 감정을 주변 사람이 표현한 감정과 일치시키려는 자연스러운 경향을 말합니다.
감정이 중요한 이유는 우리가 어떤 유형의 대화를 나누고 있는지 파악하고, 대화의 시작 단계에서 기본적인 규칙을 세우며 함께 선택할 논리를 결정하는 데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효과적인 대화를 위해서는 상대의 감정을 묻고 자신의 감정을 공유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한 방법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심도 있는 질문을 통해 단순한 사실적 정보가 아닌 상대의 가치, 신념, 판단, 경험을 알아봅니다.
상대에게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는지를 직접적으로 물어봅니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진솔하게 공유함으로써 상대방도 마찬가지로 할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을 조성합니다.
상대의 감정을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인간은 가짜 웃음을 단 1초 만에 알아차릴 만큼 감정 인식에 민감하며, 이때 감정의 종류뿐만 아니라 그 강도까지 중요한 정보가 됩니다.
갈등을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갈등이 왜 발생했는지 이해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협업하여 가능한 합의 영역을 찾아내고, 해당 분쟁이 왜 중요하며 종식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한 상호 이해에 도달해야 합니다.
상호 이해에 도달하기 위한 핵심은 표면적인 갈등 이유 아래에는 보이지 않는 정서적 갈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입니다. 많은 경우, 사람들은 서로 틀어진 진짜 이유를 생각하기보다는 복수 계획이나 자신의 승리를 통해 정당성을 입증하려는 욕구에 사로잡힙니다.
이러한 열망은 문제를 생산적으로 논의하는 것을 방해합니다. 중요한 점은 "그 감정을 인정하지 않으면 자신이 왜 싸우고 있는지 끝내 알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분석적이고 이성적인 존재로 여기지만, 실제로는 감정이 다른 방식으로 표출될 뿐입니다.
갈등이 지속되는 근본적인 이유는 타협을 꺼리거나 해결책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이 왜 싸우고 있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더 깊은 감정적 문제를 논의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회적 정체성으로 인한 갈등은 인간의 본성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습니다. 인간은 소속감과 유대감을 통해 종족을 유지해왔기 때문에 이러한 성향이 우리 안에 여전히 강하게 남아있습니다. 대화에서 상대를 설득하고자 할 때는 정체성의 경계를 넘어 공통된 정체성을 발견하고 이해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신을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방법을 찾는 것은 중요하지만, 이 과정에서 상대방은 자신의 정체성이 공격받고 있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정체성 위협'입니다. 이러한 방어적 태도는 대화를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으므로, 상대방의 정체성을 존중하면서도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사람은 집단 안에 종속되길 바라며 그 집단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존재이면서, 동시에 서로 연결되길 바라는 존재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역설적인 사람의 본질을 이해한 대화와 협상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이 드는데요.
결국 대화는 더 많이 듣고, 반응하고, 이해하는 과정입니다. 누군가와 대화할 때 상대방을 얼마나 알려고 노력했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얼마나 이해하려고 했는가? 이 책은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매번 대화 속에서 갈등을 겪고, 때로는 관계가 끊어지기도 하지만, 결국 우리는 대화를 통해 다시 연결됩니다. 이것이 대화의 힘이라고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