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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십육도씨 Jun 06. 2021

브리즈 히비스커스 레모네이드

21.06.05

친구가 며칠 전 개업해서 카페에 방문했다. 카페의 특징은 비건 카페다. 그래서 카페 이름도 비건의 V를 따서 Vreeze(브리즈). 계란이나 우유, 버터는 물론, 정제 밀가루, 정제 설탕 등을 사용하지 않은 디저트와 음료가 준비되어있다. 친구가 메뉴에 대한 구상이나 고민을 많이 하던 모습을 봐서 그런지 근사한 카페를 보니 나도 왠지 뿌듯하고 친구가 참 멋있었다.

  개업하기 전에도 하나씩 맛보기는 했지만 가장 추천하는 건 단호박 스모어 쿠키. 그리고 쑥 연두부 케이크. 단호박 스모어 쿠키에 들어간 마쉬멜로우도 비건용으로 만들어진 제품이라고 한다. 꾸덕하고 촉촉한 쿠키 속에 고소하게 씹히는 호두의 조화가 일품이다. 또, 쑥 연두부 케이크는 처음 먹어보았는데 떡과 케이크 중간의 쫀득한 식감이다. 쑥의 향과 너무 달지 않은 고소한 맛이 중독성을 일으킨다. 같이 간 동생도 이 케이크를 제일 좋아했다.

 또 카페에 갔으니 음료를 빼놓을 수 없다. 이건 약간 자랑이기는 한데, 친구의 특권으로 메뉴에 없는 음료를 마셨다(사실 곧 메뉴에 추가될 예정이라고 한다). 그 음료는 바로 히비스커스 레모네이드. 사실 히비스커스는 우려내면 신 맛이 나서 차갑게 해서 시럽을 넣어 마시면 정말 맛있다는 걸 알고는 있었는데, 레몬청과 섞어서 마셔본다는 생각은 한 번도 못했다. 더위를 날려주는 시원함, 빨간색과 노란색의 조화, 새콤 달콤한 맛, 산뜻한 허브의 향이 오감을 만족시켜준다.

 주변에 채식을 하는 사람들이 생기다 보니 나도 요즘 채식주의에 관심이 생겼다. 건강이나 체중 감량, 동물권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채식을 하는 건 환경에도 좋은 일이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축산업으로 인한 산림 감소, 물 부족, 온실가스 발생, 축산업으로 인한 폐기물 발생이 지구 환경에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평소에도 텀블러나 에코백을 쓰면서 플라스틱, 비닐의 사용을 줄이는 노력을 하고 있었지만, 채식 또한 환경 보호에 도움이 된다니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완전한 비건이 되는 건 어렵겠지만 식단에서도 고기를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도 우리나라는 농경사회 중심이었기 때문에 조선시대엔 육식을 금지하던 때도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나물이나 장아찌처럼 채소를 재료로 한 반찬, 음식이 생각보다 많이 존재한다. 육수 대신 채수를 사용한다거나 고기 대신 표고버섯을 사용한다거나 대체하는 방법도 있고. 식사를 하는데서는 조금만 신경 쓰면 육식을 덜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디저트는 아무래도 포기할 수 없었다. 계란이나 버터는 거의 베이킹에서 필수 불가결한 재료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친구가 만든 디저트를 덕분에 동물성 재료가 들어가지 않아도 충분히 맛있는 디저트를 만들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앞으로도 주말에 종종 놀러 가서 디저트 먹으면서 작업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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