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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씀씀 Mar 24. 2024

회사생활은 말에서 시작해 말로 끝나더라

직장인의 잘 말하기 (1)

의사소통 능력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어떤 직종, 직급에 관계없이 기본으로 요구되는 실무능력이다. 입사초반, 상사의 지시를 잘 듣고 업무수행하는 것만으로도 벅찼다면 점차 연차가 쌓여 보고 계급이 높아질수록 '발표, 말하기' 상황에 자주 노출되기 시작하면서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겪게 된다. 모든 일은 '말'로 시작해 '말'로 끝나기 때문이다.


업무스킬과 관련된 자격증은 많지만 '말하기'에 대한 교육은 많지 않다. 직장생활에서 대화, 말하기는 상대방을 움직이는 법, 상처받지 않는 법 등 타인에 대한 심리기술 혹은 정서적인 관계 수단으로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첫 직장이 영업직군이었고 상품을 고객에게 설명하고, 사게 만드는 기술의 말을 항상 고민하다 보니 고객이 물건을 구매한다는 것은 내가 말을 잘했구나라는 착각을 오랫동안 했다. 


연차가 쌓이다 보니 직접적으로 내가 판매하는 역할이 아니라 팀 내부, 외부 공유도 필요하고 전달자로서 중간 매니저 역할을 하다 보니 또 다른 소통 방식이 필요했다. 혼자 일하는 게 아닌 이상 내가 이해한 것, 원하는 것, 전달할 것을 잘 구분해서 핵심만 말하기 혹은 상대방의 언어로 말하기 등 다양한 상황에서 말을 잘하는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수많은 말하기 관련 책을 읽어도 갈증이 해소되지 않았던 이유는 일상대화와 달리 직장생활에서 일어나는 대화는 다르다는 것을 고려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내가 어떤 상황에서 말을 하는가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어떨 때 내가 말을 잘하고 싶은 건지 구체화하다 보니, 나만의 의사소통 기준이 생겼다. 



<직장생활 의사소통 3 분류>

1. 상하위 의사소통

2. 일머리 의사소통 

3. 틈틈이 의사소통


1. 상하위 의사소통


수많은 사람들과 얽혀 하나의 목표를 이뤄내는 과정에서 '인간관계'에 대한 부딪힘과 감정소모는 일 이상으로 고통스러울 때가 많다. 내가 보기 싫든 좋든, 내가 선택할 수 없는 관계 안에서 성과도 내야 하고 주변의 긍정적인 평판을 이끌어내며 스스로 다치지 않게 보호할 줄 알아야 한다.


10년 차 정도 되다 보니 직원들과의 면담, 면접을 볼 기회가 종종 있다. 각각 개인의 성향, 가치관, 성격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순간도 많고 신중하고 무게감 있는 책임감을 느낀다. 매 순간 수직, 수평, 상하 관계의 사람들과 어떻게 소통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고 부족한 점이 많다.

   

상사와의 의사소통 : 잘 듣고 질문하기. 진행 상황 자주 전달하기.

"나도 어떻게 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거 해보고 싶어. 어떤 데이터가 필요할지는 모르겠어." 


참 난감한 지시다. 본인도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 상태에서 내가 상사의 의도를 몇 프로나 충족시켜 줄 수 있을까. 최대한 하고 싶은 일, 해야 하는 일, 필요한 일이 무엇일까 분리해서 듣는다. 듣고 질문하기를 반복한다. 보고의 목적과 상황이 무엇인지, 목표가 무엇인지, 이전에 했던 프로젝트와 비슷한 결인지, 이런 전개 방식은 어떤지, 데이터 취합 방식 등 내가 모호하다고 생각한 영역을 구체화하기 위해 꼬리에 무는 질문을 이어간다.


완성되지 않은 보고서를 중간에 상사의 의도와 맞춘다. 어차피 완성은 상사의 손에 달렸다. 완벽하게 만들어가기보다 즉각적으로 현장에서 수정해 가면서 두리뭉실했던 의도를 껴맞추고, 어느 정도 그림이 그려진 상태에서 지시한 사람도 구체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덧붙인다.


뒤돌아서 혼자 고민하며 완성본을 고민하기보다 중간중간 진행 상황을 알람 한다. 2차, 3차 중간 공유 시점을 미팅으로 잡고 최종 보고 날짜를 정한다. 나를 찾을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내가 먼저 찾아가는 '알람' 의사소통이 상대방의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동료와의 의사소통 : 잘 듣기. 함께 움직여주기.

나의 고충을 가장 잘 이해해 주는 사람이다. 서로 불만, 고충, 고민을 나누며 가장 돈독해지는 관계다. 하지만 나는 고충을 들어주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같이 덜어줄 수 있는 실행력 있는 동료가 되고 싶었다. 회사에서 만난 우리는 친구가 아니기 때문에 공감 그 이상의 액션이 필요하다. 내가 무엇을 도와줄 수 있는지 생각하고 제안하며, 함께 나아간다.


후배와의 의사소통 : 잘 듣기. 격려하기.

반대로 내가 업무를 맡기고 보고를 받을 때가 있다. 첨언병(뭐라도 보고서에 한마디 얹어 라떼 교훈을 주려는 불필요한 상사의 피드백)을 조심하려 한다. 내가 뭔가 하나라도 더 알고 있어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나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듣고 질문한다.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그 외에 감정적인 표현은 하지 않는다. 끝으로 인정하는 격려를 덧붙인다. 과거에 나는 칭찬에 인색한 사람이었다. 나조차도 인정욕구가 강한 사람임에도 내리사랑으로 칭찬에 익숙하지 못했다. 더 잘할 수 있고, 그럴 만한 능력을 가진 좋은 후배들이기에 지금보다 더! 더! 더! 재촉하기만 했다. 열정적인 밀어붙임에 잘 따라오고 좋아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당근을 원했던 벅참을 호소하기도 했다.


어느 한쪽 관계에 치우치지 않고 다각도로 나의 위치를 잡아가는 균형적인 소통이 필요하다. 나의 최종 평가자는 상사, 리더지만 나의 일을 같이 만들어가는 동료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없다면 오래가지 못한다.


<다음 매거진에서 이어집니다>

2. 일머리 의사소통 

3. 틈날 때 의사소통




'말하기' 관련 콘텐츠


[클래스 101]

문성후 박사의 회사에서 살아남는 직장인의 ‘말하기’

- 씀씀리뷰: 출근길에 10분 정도 가볍게 듣는 콘텐츠로 적합. 커리큘럼 제목만 봐도 누구나 회사에서 한쯤 고민해 본 상황이다. 특별한 기술을 알려준다는 거창하게 설명이 아닌, 말하기로 어떻게 직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 대처할 것인가 정석을 요약한 내용. (입사 초반의 1년~2년 차 추천)


[책]

말을 잘한다는 것, 정연주

- 씀씀리뷰: 줌, 화상회의가 많다 보니 비대면 만남에서 '전달력'을 어떻게 높일 수 있을까 고민했다. 내용이 가장 중요하긴 하지만 PPT, 발표 상황에서 유난히 긴장하고 말을 못 하게 될 때가 많다. 내용과 표현력,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다면 추천!


대화의 정석, 정흥수

- 씀씀리뷰: 말하는 것과 대화하는 것은 다르다. 말하기가 이루어지려면 듣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여러 상황에서 우리는 듣는 사람, 상대방을 고려하지 않을 때가 많다. 단순히 말하기에 그치지 않고 좋은 대화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고 타인에 대한 관심, 공감이 대화의 시작이라는 기본을 마음에 새겼다. 


강원국 x 김민식 말하기의 태도, 강원국, 김민식

- 씀씀리뷰: 말과 글의 고수 2명이 집필한 책이라 보자마자 구입했다. 그들이 말을 잘하고 글을 잘 쓸 수 있던 비결은 잘 듣는 성격, 습관 때문이라고 고백한다. 말을 안 해도 말을 잘할 수 있는 '듣기'의 힘 비결이 궁금하다면 추천! 


일머리 문해력, 송숙희

- 씀씀리뷰 : 글의 맥락을 읽고 상대방의 의도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파악할 수 있는 일머리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수많은 정보들 속에서 내가 해석해야 할 핵심 논의 사항을 파악하고 결정이 필요한 읽을거리 많은 leader들에게 좋은 Reader가 되는 문해력이란 무엇인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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