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니스트플라워'의 생화 큐레이션 후기
지난 1월부터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로 꽁꽁 얼어붙은 우리 사회. 전례 없는 전파력을 가진 이 전염병 때문에 졸업식과 입학식은 물론 수많은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이러한 축하의 자리에 빠질 수 없는 것이 꽃인데, 특수 시즌을 바라보고 몇 달을 공들인 업계 관계자들에게는 이런 시국이 악몽과도 같을 터. 외출하기에도 상황이 어려운 만큼 해마다 이맘때쯤 찾아가던 꽃시장도 못 가게 생겼다.
못내 아쉬운 마음을 달래고자 온라인 꽃 주문을 도전해보기로 했고, 이를 계기로 어니스트플라워라는 화훼농가 상생기업을 알게 되었다.
판매 사이트에 들어가보니 프리지아, 장미, 거베라, 알스트로메리아 등등 화려하고 아름다운 꽃들이 많았는데, 그중에서도 단연 눈길을 끈 것은 김현진 파머님의 꽃 믹스였다. 사진으로만 보아도 수수하면서 초연한 느낌이 매력적이었다. 나의 첫 어니스트플라워는 이걸로 결정:)
주문한 지 일주일이 지나 수령 희망일인 오늘, 수요일에 드디어 꽃을 받게 되었다. 길쭉한 전용 상자에 담겨서 흠집 하나 없이 무사히 택배로 도착! 개봉하기도 전에 기대감이 대폭 상승하게 되는 배려 포인트이다.
이번에 온 꽃은 스프레이델피늄, 스카비오사, 유니폴라 이렇게 세 가지 종류라고 한다. 처음 들어보는 꽃 이름이라 낯설었지만, 전문가의 큐레이션을 믿어보기로 한만큼 설레는 마음으로 언박싱을 해보았다.
우선 다발로 묶여 오느라 고생한 꽃을 줄기대로 구분해서 펼쳐주는 작업을 진행했다. 스프레이델피늄이 가장 많았는데, 분홍색, 흰색, 파란색이 알록달록 골고루 들어가 있어 정말 예뻤다.
스카비오사는 전체 구성에 포인트를 주는 역할로, 특유의 구불구불한 꽃대가 자유분방하면서도 조화를 이루는 게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유니폴라의 경우 3대 정도 포함되었는데, 수는 적었으나 붉은색 계열의 스카비오사와 적절히 어울리며 균형을 잘 잡아주었다.
풍성하게 꽂는 것이 예쁠 것 같아 사이즈가 제법 큰 투명 화병에 두기로 했고, 꽃대를 안정적으로 고정하기 위해 도자기 침봉을 사용했다.
물에 닿는 부분의 잎사귀를 제거해준 뒤, 한대 두대 신중하게 꽂고 나니 싱그럽고 화사한 꽃병이 완성되었다.
꽃도 꽃이지만, 사실상 풀다발이라고 말해도 아깝지 않을 정도로 꽃대와 잎사귀까지 모두 아름다운 꽃이었다. 보고만 있어도 야생화가 가득한 풀밭에 누워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달까. 모네의 그림 속에 들어와있는 것 같기도 하고. 생동감 넘치는 연두색 빛깔이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이렇게 어니스트플라워 첫배송은 대성공이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 자세히 살펴보니 정기 배송을 해주는 구독 서비스도 있던데, 고품질의 꽃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는 데다가 근사한 취지를 가진 상생기업이라 그런지 더욱 관심이 간다.
부쩍 따뜻해진 날씨에도 밖으로 나갈 수 없으니, 집 안에서라도 이렇게 봄을 누리는 수밖에. 그것도 문 앞으로 배송까지 해준다는데 이보다 더 완벽할 순 없을 것이다:)
어니스트플라워
공식 홈페이지: www.honestflowe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