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종건 Dec 09. 2022

[취약계층고용, 자원순환, 마을만들기]

느린학습자들과 함께 나무젓가락 자원순환 우드슬랩을 만들고 마을을 만든다

   

시공컨텐츠를 만드는 사회적기업 오롯컴퍼니 스토리


차례

  1. 사회적기업이 되고자한 오롯컴퍼니

  2. 대표의 미션, 경영진의 미션, 기업의 미션

  3. 구원투수의 등장

  4. 심기일전 팀빌딩

  5. 전략과 전술, 그리고 지원

  6. 시공컨텐츠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기업

  7. 지속가능함을 위한 욕망의 기브앤테이크     




1. 사회적기업이 되고자한 오롯컴퍼니

사업 서비스가 고도화될 수록 취약계층 고용이 어렵다는 것.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진 잠재력 있는 청년들과 전문인력이 필요했다.   

뭐, 거창한 단어들 같지만 많은 사회적기업들이 목표로 삼고 있고 꽤나 많은 성과들은 내고 있다.     

오롯컴퍼니는 시공기술을 기반으로 도시재생영역에서 성장해온 회사다.

우리에게 시공기술은 스스로 공간을 만드는 자립기술이자 돈을 버는 일거리 기술이다.

이런 철학이 도시재생과 부합한다 생각하여 취약공간 리빙랩을 시작으로 주민을 대상으로한 생활건축기술교육과 커뮤니티디자인을 결합한 DIT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코로나라는 악재에도 시즌 도시재생대학 전체 예산과 맞먹는 워크숍 프로그램을 몇 개의 지자체에서 진행했으니 코로나가 풀림과 동시에 급 성장을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에 부풀었다.     

하지만 크게 오판한 부분이 있었다.     

사업 서비스가 고도화될 수록 취약계층 고용이 어렵다는 것.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진 잠재력 있는 청년들과 전문인력이 필요했다.     

기업에서 기획을 담당하는 사람이 나 하나밖에 없으므로 수주하는 사업이 커질수록 답보상태에 빠졌다.     

옥반지프로젝트로 인테리어시공팀에서 도시재생기업으로의 변화를 추구했고 나무젓가락 업사클링 시공재료 개발을 통해 ESG기반 소셜벤처로 피봇을 시도하는 중이다.          



2. 대표의 미션, 경영진의 미션, 기업의 미션

100일이 넘는 기간동안 밤새워 기획회의를 하고 많은 고민을 했지만 동료들은 지쳐갔고 안정적인 기업에서 꽤나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성실한 친구들을 데리고 그에 맞지 않는 스타트업 업무를 진행한다는 것이 나로써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사회적기업이 기본적으로 가지는 미션으로 취약계층고용이 있다.

오롯컴퍼니도 당연히 이 미션을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과제로 선정했다.     

2021년 봄, 나무젓가락으로 시공재료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DIT프로그램으로 목돈을 만들고 닥치는대로 강의를 뛰었고 그래도 비어있는 날은 노가다류의 시공을 일당으로 했다. 그 와중에 정부 사업화개발비도 따냈다.     

해가 떠있는 동안 일을하고 해가지면 나무젓가락 연구를 했다. 주로 캐나다에서 먼저 개발에 성공한 사이트를 분석해 어떤 재료와 장비를 썼는지 벤치마킹하는 것이었다.     

그 작은 연구결과들로 다음 연구비용을 마련했다.

오롯컴퍼니는 이 기획과 서류작업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나밖에 없었다. 나머지 친구들은 묵묵히 자신들의 몫을 해내는 듬직한 친구들이 었지만 나 혼자서 세사람 몫의 사회적 일거리를 만드는 것은 역부족이었다.     

내가 어느순간 깨달은 것은 지금 취약계층 한명을 고용하는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취약계층이 고용될 수 있도록 전문인력들과 구조를 먼저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2021년 7월 4년간 동거동락하던 병조와 조금 늦게 합류한 승천이는 좀 더 안정적인 월급을 받을 수 있는 중소기업으로 이직을 했다.     

100일이 넘는 기간동안 밤새워 기획회의를 하고 많은 고민을 했지만 동료들은 지쳐갔고 안정적인 기업에서 꽤나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성실한 친구들을 데리고 그에 맞지 않는 스타트업 업무를 진행한다는 것이 나로써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2021년 8월 한달은 최악이었던 것 같다. 전의를 상실했고 사회적기업을 포기하겠다고 생각했다.          



3. 구원투수의 등장

나는 너무도 진지한데 전화통화로 웃으며 ‘오롯 망했다며?’라는 말이 들려왔다. 정말 다 포기하고 싶었다. 정말 신묘한 타이밍으로 구원투수로 등장한 것이 편짱 윤준식과 리동 이동현이다.  

준식이형은 2020년 가을, 로컬을 취재하는 비로컬이라는 기업의 편집장과 스타트업대표로 처음만났다. 그리고 서로는 한동안 온라인으로 아는 사이정도 였다.     

20여년의 창업경력을 가진 베테랑이었다. 나의 멘탈을 잡아줄 인생 멘토이자 친구가 필요했고 비슷한 상황들을 겪었던 것을 공유할 수 있는 서로의 상담자가 되어 주었다.     

형은 내가 군출신이라는 것을 높이 샀다. 그는 경영스타일을 삼국지와 병법으로 표현하기를 즐기는데 오롯의 ‘후퇴하면서 끊임없이 적을 섬멸하는’스타일이라 했다. 정확하게 나의 경영철학을 간파한 말이었다.     

나는 먼저 싸움을 걸지 않지만 싸움을 걸어오면 일단은 피하고 피할 수 없을 때는 반드시 상대방의 체력을 빼놓고 한방을 노린다. 그리고 반드시 굴복시킨다. 1등을 해야만 살아남는 군대에서 학습한 싸움방법이다.     

준식이 형의 정신적 서포트를 바탕으로 다시 용기를 얻어 팀빌딩을 시작했다.

그런 와중에 도시재생특화로 사회적기업 인증도 받았고 소셜벤처 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동거동락하던 친구들이 나갔을 때 나는 이별의 아픔으로 힘들었지만 주변의 분위기는 냉랭했다. 도움의 손길보다는 오롯컴퍼니 망했다는 소문이 남쪽 끝까지 퍼질 정도였다. 나는 너무도 진지한데 전화통화로 웃으며 ‘오롯 망했다며?’라는 말이 들려왔다. 당시는 상처였다. 아마도 주변사람들은 금방 다시 살아날거라 생각해서 농을 던진것일 수도 있다. 기업의 상황을 오픈하며 도움을 요청했지만 그 소문이 조금씩 왜곡되어 전국으로 빠르게 퍼질 뿐이었다. 유일하게 준식이형 도움의 손을 내밀어주었다. 하루에 두세시간, 언제는 서너시간씩 사회적경제, 도시재생에 대해 이야기 했다.      



4. 심기일전 팀빌딩

나는 오롯컴퍼니의 CEO지만 오롯 전체의 색깔은 기술을 개발하는 CTO그룹에 가까웠다. 리빙랩과 시공의 연구가 나와 잘 맞았고 준식이형의 방대한 지식과 빠른 판단력을 최대한 활용하고 싶었다. 그래서 가장먼저 보강한 것이 전략기획파트다. 그리고 이를 매력적이고 효과적으로 다듬어줄 디자이너가 필요했다. 리동의 합류가 필요했던 이유다.     
오롯컴퍼니를 중심으로 본 조직도

그 이후로는 도와달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 기업의 약점만 노출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진짜 도움을 줄 사람은 오히려 이런 시기를 통해 끈끔한 아군이 된다. 진짜 도와줄 사람은 오롯에게 관심이 있기 때문에 말을 안해도 무엇을 도와줘야 할 지 안다.     

2021년 가을로 접어드는 시기 또 한명의 귀인을 만난다. 디자이너 리동.     

집에서 개인 싸롱을 운영하는 특이한 친구였다.

나에게는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커뮤니티디자이너로 보였다.  우리는 잘 통했고 가까워졌다.     

2022년 봄. 준식이형을 주2일 계약으로 전략기획본부장으로 영입했고 대외적으로 CIO(기밀정보책임자)겸직을 요청했다. 디자이너 리동을 비상근CDO(디자인책임자)와 디자인연구소장 겸직을 요청했다. 다들 본업이 있었고 새로운 구조를 만들 때까지 각자의 머리와 능력을 빌려주는 형태였다.     

이 구조는 사회적기업으로 봤을 때는 이상한 고용형태다.     

우리는 사회적기업 인증을 반납할 각오를 하고 벼랑끝에서 피봇팅을 시작한 것이다. 정확하게는 피봇팅같은 사업확장이다. 기존의 유리함을 유지하면서도 취약계층 고용에 대한 여러 고지들을 점령해 나가야 했다.     

취약계층을 잘 고용하기 위해서는 구색을 맞추기 위한 섣부른 고용보다는 사업을 단단히 하고 구조를 잘 만드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다.     

그리고 오롯을 하나의 팀으로 볼 때 협업할 수 있는 다른 팀들을 찾기 시작했다. 고용의 늪에서 벗어나 다양한 전문가들과 함께하니 속도가 붙이 시작했다.     

준식이형은 더 많은 기업, 팀, 개인과 함께 할 수 있도록 내 철학을 담은 책의 출판을 기획했다.      

나는 오롯컴퍼니의 CEO지만 오롯 전체의 색깔은 기술을 개발하는 CTO그룹에 가까웠다. 리빙랩과 시공의 연구가 나와 잘 맞았고 준식이형의 방대한 지식과 빠른 판단력을 최대한 활용하고 싶었다. 그래서 가장먼저 보강한 것이 전략기획파트다. 그리고 이를 매력적이고 효과적으로 다듬어줄 디자이너가 필요했다. 리동의 합류가 필요했던 이유다.     

준식이형과 나는 함께 협업을 위한 CEO그룹을 찾기 시작했다. 오롯은 빠르게 기획하고 실행하는 전술그룹이다. 그러니 전략을 담당하는 팀을 찾으면 궁합이 잘 맞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만나게 된 것이 즐거운도시연구소 정수경 박사다. 그는 즐거운도시연구소가 CEO역할을 하는 사단법인 어반베이스캠프의 이사장을 맡고 있었다. 내가 찾던 인물이라 생각했다. 즐거운도시연구소의 마을철학도 좋았고 어반베이스캠프의 구성이 젊은리더, 경험많은 참모, 성장하는 서포터가 모두 있는 조직이었다. 이상적이고 균형있는 조직형태였다. 빠르게 투입하여 성과를 내는 오롯컴퍼니와도 잘 맞을 것 같았다.     

2022년 7월 처음만났고 9월에 MOU를 맺었다. 11월 택티컬어바니즘과 로컬컨텐츠를 주제로 연구교류를 하기 위해 함께 일본으로 갔다.     

오롯컴퍼니는 옥반지프로젝트로 시작하여 곰팡이연구소, 업사이클링 제조 등의 연구중심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기에 연구자 기반의 어반베이스캠프와 작은 컨퍼런스를 함께 하는 시간들이 즐거웠다. 오롯컴퍼니의 핵심 멤버와 협업팀들의 구성이 왼료되자 속도가 나기 시작했다.     



5. 전략과 전술, 그리고 지원

전쟁과 경영은 많은 부분에서 유사하다. 팀워크가 생명이며 중간에 생기는 구성원간의 마찰로 겪는 어려움보다 조직 구성원으로 갖는 이익 크도록 세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상황을 마지노선으로 두고 전우애를 다지는 것이다. 나의 목숨보다 저 앞의 동료가 살아남는 것이 조직에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것이 모든 구성원의 마음속에 자리잡는 순간 지속가능성이 담보된다. 우리같은 범인은 마찰이 있더라도 조직이 와해되지 않는 것 까지가 기대할 수 있는 이상적 조직이며 그 다음은 사람운이라고 생각한다.     

전략은 목표다.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목표를 세우는 것. 경영에서는 기획이며 일거리를 만드는 행위다. 전술은 수단이며 실행이다. 전략을 중심으로 목표까지 가는 전술을 짠다. 보통은 근로자의 영역이라고 생각하지만 경영진이 근로자함께 할 수 있고 근로자가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우리는 다중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경영구조라고 한다.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이 정관을 통해 법적으로 이를 보장한다.     



6. 시공컨텐츠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기업

시공기술분야는 자체로 스스로 공간을 만드는 공간자립기술, 숙력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시공재료 제조업 사업을 진행

오롯컴퍼니는 사회적기업 육성사업부터 시작했다. 전략적인 1차 목표로 사회적기업이 되기로 하고 도시재생분야로 2018년 국토부 예비사회적기업을 거쳐 2021년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이제는 사회적기업이 목표가 아니라 사회적‘기업’으로서 누구와 어떤 사업을 해야하는지 명확해져야 한다.

시공교육을 통해 자립기술교육(비영리, 인건비는 있지만 영업이익이 없는 수준의 사회교육)과 업사이클링 시공재료를 제조하는 큰 두축의 사업을 진행하는 목표를 세웠다. 자립기술교육을 받은 교육생들과 지역 취약공간 집수리 지원사업을 하는 목표를 세웠다.

교육을 위해서도 현장시공의 최신화를 시켜야 하기에 집수리 사업도 꾸준히 진행했다.     

목공, 페인트, 조명 등의 시공기술분야는 자체로 스스로 공간을 만드는 공간자립기술이면서 경제적으로 독립할 수 있는 경제자립기술이다. 인구감소지역과 자립하고자 하는 청년들을 적정규모 이상 이주시켜 함께 할 수 있도록 DIY마을을 구축해보는 목표를 세웠다.      

몸을 쓰기가 어려운 사람들(장애든 몸치든)은 자동화된 설비와 함께 숙력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시공재료 제조업 사업을 진행한다. 육체적 취약계층도 의지를 가지면 적정임금을 생산해 내도록 하는 직무교육시스템과 병행해야 한다. 시공기술분야에서 쌓은 교육기술을 사내교육 시스템으로 적용할 생각이다.          



7. 지속가능함을 위한 욕망의 기브앤테이크

나는 시공교육과 시공재료개발, 이 두가지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꽤나 긴 싸움을 시작할 예정이다. 나에게는 인생을 걸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껴진다.     

‘경계선지능인의 꿈의 직장’정도를 거창한 목표로 정해본다.     

그 사람이 결승점까지 아무리 오래걸린다해도 함께 완주를 해주고 싶다.

나의 제1의 욕망이 있다면 무엇인가를 잘하는 것이고 나는 어느 때 보다 사회적기업을 잘하고 싶은 욕망에 휩쌓여 있다. 그러니 나와 함께 하려면 그대의 욕망을 정확하게 말해주기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