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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건 Aug 20. 2023

지원군, 점령군, 용병

도시재생 톺아보기 025. 지역을 지원하는자, 점령하는 자

[목차]

1. 점령군은 선과 악이 아니다.

2. 행정, 센터, 주민, 외부전문가 각기 다른 관계인구에 대한 시각

3. 주민은 선하지 않다.

4. 점령군이 약탈자가 되지 않도록 통제하기

5. 오롯컴퍼니는



1. 점령군은 선과 악이 아니다.

2016년 주민협의체로 도시재생 활동을 시작했기에 대부분 글의 감정이입을 주민에게 하였습니다.


00거리는 도시재생뉴딜이 만들어 지기 전부터 활동가들을 중심으로 젠트리피케이션 문제제기를 거세게 하였던 부분이나 주민주도의 지역활성화가 실패하면서 능력있는 분들이 거리를 살려주기를 바라는 분위기가 형성되었습니다.


저는 플레이어의 성격을 기준으로 지원군과 점령군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왔습니다. 그 기준은 통제력이 주민에게 있는지 외부에서 유입된 외부인(또는 전문가)에게 있는지 입니다.


종종 점령군이라는 단어에 부정적 시각을 보이시는 분이 있으나 점령군이라는 단어는 선과 악이 없습니다. 점령군이 안정적인 통제를 한다면 지역은 여러모로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점령군이 약탈자가 되는 것이 문제이며 지역에 통제적 권력을 가지는 점령군이 젠트리피케이션으로 결과적으로 지역에서 쫓겨나는 상황이 계속 반복되는 것입니다.


외부에서 유입되는 개인과 단체가 지원군이 되려면 주민이 중심이되어 지역에 대한 통제력을 가져야 하는데 많은 도시재생지원센터는 현실적으로 (원)주민주도는 이것이 힘들다 판단하고 있습니다.



2. 행정, 센터, 주민, 외부전문가 각기 다른 관계인구에 대한 시각


센터와 행정의 시각에서는 정책적으로 주민주도성을 유지하기 위해 외부인을 적극 유입하는 정책을 연구 중이고 그 중 하나가 관계인구입니다. 동일한 단어는 아니지만 유사어로 생활인구나 생활권자 정도가 있습니다.


(일부) 도시재생지역 주민의 입장에서는 도시재생을 이권사업으로 보고 외부인의 유입을 상당히 경계하고 제도적으로 막는 등의 적극적인 방어를 하기도 합니다.

이를 텃세정도 부드럽게 표현하지만 멱살잡이를 하여 경찰이 출동할 정도의 물리적 충돌도 심심치 않게 벌어지니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3. 주민은 선하지 않다

어느 지역은 주민 공동체가 약하여 고민이지만 주민조직이 강한 지역은 주민조직 간의 마찰이 심심치 않게 일어납니다.


주민공동체가 약한 지역을 분석해 보면 의도적으로 강성주민의 유입을 센터가 골라낸 지역이 많습니다. 주민 욕망이 높은 지역은 센터 근무자가 버거워 하기에 초기 세팅에서 배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주민 욕망이 낮은 지역은 리더십이 약하고 결과적으로는 도시재생 이탈자가 많아져 힘든것은 매한가지 입니다. 조직화 자체가 어려우며 조직가의 권한과 능력, 통제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주민의 욕망이 높은 지역에서 주로 나타나는 갈등은

주민협의체 대표와 부대표의 갈등.

주민협의체와 주민자치회의 갈등.

여기에 읍면동 단위에서는 이장협의회까지 삼파전이 일어납니다.


도시재생 대학 3년차 정도 되면 주민들은 더이상 도시재생을 이권사업으로 보지는 않지만 순수하게 권력자 자리를 탐하게 되는 일이 벌어지는 것은 어디에서도 흔하게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4. 점령군이 약탈자가 되지 않도록 통제하기

주민이 선하지 않은 것 처럼 외부 전문가 또한 선하지 않습니다. 인간은 권력을 가지면 이기심이 높아지게 마련입니다. 권력을 가지고도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은 정점의 지도자 뿐 아니라 권력을 지지하는 집단 모두가 선하게 움직여야 하니 지도자의 소셜미션과 이를 관철하는 힘이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점령군이 약탈자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해, 또는 약탈을 시도하다가 또는 선의를 가졌지만 힘이 없어 더 큰 자본에 밀려나는 젠트리피케이션 야기하게 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점령군의 통제력 수립과정에 공적자금을 투입하여 공공성을 지키도록 하는 것입니다. 공공성 유지와 외부자본의 견제를 해야 하니 행정과 센터의 힘이 막강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 시스템에 가장 가까운 것이 행안부 청년마을과 해수부 신활력 사업 등입니다.



5. 오롯컴퍼니는

조직이 힘이 쌨다면 지원군이든 점령군이든 했을 것인데 게릴라이자 용병의 삶을 살았습니다. 그저 불러주는 곳에 가서 돈을 주는 주체를 도와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전국을 떠도는 노마드의 삶이었지만 약탈자가 되지 않으려 노력했고 약탈하려는 자를 돕지도 않았습니다.


스스로를 활동가라 칭하는 센터장님께서 저를 업자로 표현한적이 있습니다.

제가 답변하길 “센터장님은 국가에서 돈을 받는 활동가요, 저는 스스로 돈을 버는 활동가다”라 말했습니다.


네, 그게 뭐 중요하겠습니까.


오롯컴퍼니는 갯마을차차차의 홍반장처럼 공간을 만들고 고치는 기술을 연마해왔고 주민갈등관리, 주민조직화 사업에 꾸준히 참여해 왔습니다.


주민이 저를 부르면 오롯컴퍼니는 지원군이 될것이요.

비어있는 곳에 스스로 들어가면 점령군이 될것이요.

멀리서 도와달라 하면 기꺼이 용병이 되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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