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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현주 Feb 01. 2022

옆에서 통역하면 다 동시통역 아닌가요?

순차통역과 동시통역의 차이

통번역대학원을 졸업했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은 내게 이렇게 묻고는 한다. 

"그럼 동시통역을 할 수 있는 거야?" 


UN 기구에서 투명 부스에 앉아 헤드폰을 낀 채

마이크로 앞에서 통역하는 이미지가 사람들에게 가장 친숙한 통역사의 모습인가 보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통역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다. 


1. 순차통역 (順次通譯):

화자(話者)가 말을 모두 끝낸 후에 다른 언어로 통역함.  <네이버 국어사전> 


순차통역은 시간차가 다소 존재한다. 

예로, 회사 내 콘퍼런스가 진행될 때 순차통역이 자주 활용될 수 있다. 

발화자가 A 언어로 말을 했을 때, 통역사는 해당 언어를 도착어(B 언어)로 전환하여 전달한다. 

통역사는 발화자가 말을 다 마칠 때까지 기다렸다가 통역을 시작한다. 

*발화자의 말이 길어질 경우, 통역사는 본인이 들어갈 타이밍을 확보하는 센스를 발휘할 수 있다. 

물론 예기치 않은 상황은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 


정보량이 많을 경우 기억에만 의존할 수는 없기 때문에 

'노트테이킹(note-taking)' 기술을 활용한다. 

노트에 필기구로 본인만의 기호와 약어를 기록해 기억을 돕는 것이다. 

*통역에 도움이 되는 각종 기호를 소개한 책들이 있으니 참고할 수 있겠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본인만의 기호를  정리해두면 좋지만, 모든 것을 기호화하려 애쓸 필요는 없는듯하다. 나는 속기가 되는 편이라... 많이 받아 적었던 것 같다. 


노트테이킹을 잘하면 통역이 수월해진다.


한국어와 중국어는 어법 순서가 다르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 노트테이킹을 하면 통역할 때 훨씬 수월하다. 


한국어: 주어+목적어+서술어 

중국어: 주어+서술어+목적어


통역은 '1인칭 화법'을 사용하는 것이 원칙으로

내가 마치 발화자가 된 것처럼 최대한 말의 뉘앙스와 표정, 말투까지 전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 동시통역(同時通譯)글자 그대로, 동시에 통역을 진행한다. 


실제로는 발화자의 말을 듣고 들어가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1초 정도 간격이 존재할 수는 있다. 

리시버 기기를 받으면, 이어폰을 통해 끊임없이 통역사의 목소리가 들려오게 된다. 


동시통역 시 숫자가 자주 나오거나 정보량이 많아지게 돼도 '노트 테이킹' 기술을 발휘할 수 있다.

보통은 '2인조'로 동시통역을 진행하게 되는데, 이는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처하기 위함이며, 파트너가 순조롭게 통역을 진행할 수 있도록 서포트를 해줄 수도 있다. 


3. 메모리(Memory): 순전히 기억력에 의존하는 통역이다. 


노트나 필기류가 주어지지 않는 상황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집중력을 최대한 발휘해 기억한 후 통역을 진행한다.

단기 기억력이 좋은 사람이 유리한 것 같다. 물론 어느 정도 훈련을 통해 향상될 수 있는 부분이다. 


4. 위스퍼링(Whispering):

따로 통역 장비를 사용하지 않고 귓가에서 속삭이듯 동시통역을 진행한다. 

두 국제 정상의 만담회 자리에서, 통역사가 뒤에 앉아 위스퍼링 통역을 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추가로,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통번역 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시역 연습

* 시역: 눈으로 텍스트를 보면서 바로 통역을 하는 것인데, 순간적인 판단력과 집중력이 필요하다. 

매일 꾸준히 하면 어휘도 쌓이고 순발력도 키워지며, 우리의 언어로는 '입이 풀린다.'라고 한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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