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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ukbo Oct 25. 2023

don’tlookbackinanger

10 동안 가만히 하늘을 바라보는  이렇게 버거울 줄이야. 고소공포증은 있지만 하늘은 날고 싶어 하던 아이였는데. 하늘 그어진  하나만으로도 수만 가지 상상을 하던 녀석이 누군가의 동심에 심술이나 부리는 추함이라니. 자책은 아니고, 이미 일어난 일에 의미는 필요 없지. 쓸모를 잃은 저장 장치가 무슨 소용이라지만 최대한 지저분하고 불규칙적으로 전시되는 것처럼. 인생에서 무언가가   알았던 맥거핀들. 그래도 잊지는 않았다는, 죄책감을 덜어내는 제물이 되어버린.

그녀는 모험도 없고 모험에 대한 욕망도 없는 상태의 행복감을 음미했다. 언뜻 ‘나도 그러고 싶어’라고 뱉는 듯하지만, 게으름을 담보로 빌린 성실함에 허덕이는 탁한 눈빛으로 그런 말을 할 리 없지. 원동력은 무엇인가.에 대해 시간 내서 고민했지. 늘어가는 물음표에 비례하여 끝맺지 못한 문장에 추가되는 부사들. 그 불확실성 위에 누워 실존하지도 않는 별자리를 보며 사색에 잠기는 것. 10분 동안 가만히 하늘을 바라보는 게 이렇게 버거울 줄이야, 젠장.

이 모든 것을 지나옴에도, 지나고 있음에도 곁에 있는 것들. 그러니 제발,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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