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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로라 Mar 06. 2023

나는 왜, 악착같지 못할까.

나는 나인 거 알긴 하지만 그래도 가끔 고민이 될 때가 있다.


예전에 같이 일하던 실장님, 나보다 대여섯 살 많은 네 아이의 엄마였다.

당시 나는 3~4살 아이의 엄마였고(이제 막 엄마 같은 느낌이랄까.) 임신하고 1년 정도를 쉰 것 빼고는 내 삶은 회사집이었기에 내가 나이 들었고, 애엄마라는 느낌이 많이 없었던 때였다.


그때 실장님은 초중생의 네 자녀를 케어하며 회사에서 일을 하곤 했는데 그녀를 보면 항상 발을 동동 구르는 악착같은 엄마 같았다.

집에서 손수 만든 샌드위치를 사무실에 가져와서 나눠주고, 교회도 열심히 다니면서 하는 일도 꽤 많은 듯 보였고, 집에서도 모든 음식을 장을 보고 직접 요리해 먹는다고 했다. 아이들이 삼시세끼 밥만 먹는 것도 아니고 간식도 손수 거의 만들어서 줄 정도. 그녀를 보면 살이 왜 찌지 않는지 이해가 됐다.


평소에도 체력이 대단하다 생각했는데 그녀가 사업자를 내고 함께 일하자고 제안해서 매일 그녀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정말 “와… 진짜 악착같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었다.


많은 모임에 활동하면서 아이 4명을 케어하며, 교회일을 하면서 사업을 운영해 보겠다고 일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은 하혈을 할 정도로 모든 일이 힘이 부치는 게 옆에서 보이는데도 여러 가지 상황상 돈도 아껴야 하고 일도 해야 하고 매일 동동거리는 삶을 살고 있는 듯했다.


함께 일하던 미혼인 언니와 내가 아무리 이런저런 건 신경 쓰지 말고 본인의 몸을 더 신경 쓰라고 해도 늘 괜찮다며 모든 일을 본인의 몸으로 막아내던 그녀였다. 브런치에 몇 분의 글을 보면서도 하루하루를 정말 너무 열심히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보인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은 적어도 어떤 큰 결과물을 가지고 있는 듯했다.


그런데 난…?


열심히는 살고 있는데 나는 뭔가… 결과가 빠진 과정이라는 틀 안에서 돌고 있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내가 경험한 다양한 경험과 지식들로 내 생각이 이전과는 정말 360도로 바뀌었고 하는 행동마다 나름의 결과물들이 있긴 했지만…

뭔가.. 그 크기를 비유하자면 메추리가 낳은 메추리알 정도랄까?


남들의 경험적 결과는 타조알 같은 느낌에 비해 나는 계속 메추리알만 낳고 있는 것만 같다..


그들은 본인의 사업을 위해 막, 미친 듯이 절실히 달려가는데 나라는 사람은 절실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느긋하다. 사업을 하기로 했으면 숨도 안 쉬고 막 달려서 어떻게든 해보려고 악착같이 해야 할 것 같은데.. … 악착이 빠졌다.


그렇게 살아야만 할 것 같은데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이 새로운 매일의 경험들이 내 인생을 어떻게 바꿔줄지는 알겠는데 어떤 결과물을 가져다 줄지 감도 안 잡힌다.    


그랜드 카돈이 10배의 법칙에서 이야기하던 게 자꾸만 떠오른다.

힘든 상황일수록 10배로 움직여라.


나는 무엇에 대해 10배로 움직여야 할까….


이런 생각을 수시로 했는데 생각으로 답할 때와 글로 적을 때의 답이 틀리다.  

머릿속에 있는 것을 꺼내서 기록하다 보니 내가 지금 10배로 해야 하는 일이 명확해진다.  정말 참으로 명확해서 글의 힘에 또 한 번 놀랄 따름이다.


어차피 안 되는 모든 삶에 대한 악착같음은 포기하더라도 일단 당장 내가 해야만 하는 그 한 가지에  10배의 가속페달을 밟아봐야겠다.


내일, 아니 오늘부터 다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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