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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adrsEden Nov 16. 2024

09. Leaders Eden의 초보팀장 성장 이야기

면담

면담(1)

힘도 많이 들어가고, 힘이 많이 빠진 날이었다. 에너지를 너무 많이 소진한 탓인지, 설명회 이후 이틀 동안 9시만 되면 잠이 들었다.

하지만 이제 칼을 빼든 격이었고, 이제 시작이었다. 설명회에 모인 분들에게 이제 임금을 조정한 선포였고, 이제는 한 사람, 한 사람 설득을 하는 작업을 진행해야 할 터였다.

전체 대상에 대한 리스트를 추리고, 시나리오를 짰다. 그리고 어느 순서대로 이야기를 할 것인지 준비를 했다. 시작은 작은 성공부터  필요하니 설득이 쉬울 것 같은 면담자부터 논리로 똘똘 뭉친 끝판왕 임원들까지 순차적으로 스테이지를 깨 간다는 마음으로 플랜을 짰다.


준비를 마치고, 첫 면담자와 조우했다.

첫 대상은 평소에 퇴직 이야기도 많았고, 회사에서 이슈가 있던 부장이었다. 원래 임금 조정 대상자보다는 구조조정 대상이었는데, 빌드업이 필요해서 임금조정부터 한 사람이었다.

잠시 미팅을 원한다는 말을 건넨 후, 약 30분간 회사사정과 설명회에 배경, 앞으로의 계획 등을 시나리오 대로 이야기 했다.


시나리에는 대표에 미화담까지 녹여내야 되어 인사에서는 구조조정을 제안했으나 대표는 함께 갈 수 있는 임금조정을 선택했다고 이야기하고 충분히 개인의 사정을 들어주었다.


당장 서명하기는 어렵다는 본인에 이야기에 주말 동안 배우자와 이야기해 보고 결정해 달라는 의견을 전했다. 퇴직을 선택하면 좀 더 쉽게 가는 길이고, 임금조정은 받아들인다면 준비된 플랜으로 가는 상황이었다.


주말이 지나고 부장은 고민 끝에 서명을 했다.


"사람은 논리가 아닌 감정으로 설득해야 한다"는 문구가 저절로 상기가 되었다.

면담자는 지금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것을 아는지, "회사가 나아져야 임금도 줄 수 있겠죠"라는 한 마디를 남기고 첫 번째 미팅은 마감을 했다. 이제 16명 중에 1명을 끝냈다. (한편으론 퇴직을 이야기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마음이 있었다...)

그리고는 연달아 5명을 면담하며 새로 바뀐 계약서에 서명을 받기 시작했다. 서명을 받는 동안 적게는 30분 많게는 1시간 반 정도 대상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참 여러 사정들이 있었고, 회사를 이해하는 사람, 자신의 이익을 어떻게든 추구하려 하는 사람, 돈에 구애받지 않는 사람, 생활을 위해 조정하는 사람 등 여러 사람들에 본성과 니즈들이 쏟아져 내렸다.

그러면서 개개인별 성향과 회사, 직무가치관 등을 간접적으로 경험했다. 그러면서 회사에 조직을 어떻게 가져가고, 어떠한 방향으로 움직일 것인지에 대해 큰 그림들을 준비했다. 인담자로써 겪을 수 있는 경험을 했다.

예전에는 누가 시켜서 준비했다면, 이제는 경영에 상황을 보고 식견을 넓혀 움직이는 반경영자에 입장을 이해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사는 언제나 경영자에 편이고, HR팀장도 지나고 나면 한낮 근로자임을 자각하며 최대한 대상자들에 마음과 현실을 공감하며 면담을 이어 나갔다.


결국 마지막에 필요한 건 끝까지 함께할 수 있도록 최대한 설득을 하는 것과 선택에 따라 퇴직하는 자에게 배려를 베풀며 최대한 아름답게 이별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남은 분들에 면담을 이어나가고 있다.


다음 편 : 면담(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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